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은 27일(현지시간) 최근 미국 언론의 '주한미군 4500명 감축’ 보도와 관련해서 "미 합참의장은 나에게 (보도와 관련해) 전화도 안 했고, 아무 얘기도 한 바 없다"고 밝혔다.
브런슨 사령관은 이날 한미연구소(ICAS) 주최 온라인 세미나에서 "저는 4개의 직함을 갖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한국에 배치된 미군 최고위 장교 역할이며, 그 역할에서 제 임무는 합참의장을 대신해 말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2일 미 국방부 당국자들을 인용해 국방부가 주한미군 2만8500명 중 약 4500명을 다른 지역으로 재배치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브런슨 사령관은 "WSJ 기사에도 합참의장의 말은 인용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주한미군도 "미 국방부가 주한미군을 감축할 것이라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며 "미국은 대한민국 방어에 굳건히 헌신하고 있으며 새 정부와 우리의 철통같은 동맹을 유지 강화하는 방안을 협의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만, 브런슨 사령관은 감축설을 부인하면서도 "지금은 전간기(전쟁이 없는 기간)이다. 따라서 모든 것이 논의의 대상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시기 우리 군의 주요 과제는 새로운 기술 개발이다. 육군 변화 이니셔티브를 보면 군을 변화시키고 있고, 4가지 군종(육·해·공군 및 해병대) 모두 현재 변화 중"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5일 미 육군 행사에서는 "밤의 위성사진을 보면 한국은 섬 또는 일본과 중국 본토 사이의 고정된 항공모함처럼 보인다"며 "우리 군의 한국 주둔은 북한과 러시아, 중국 지도자들의 셈법을 바꾸고 비용을 부과한다. 우리 국가 최고 지도자들에게 선택지를 준다"고 강조한 바 있다.
또한 그는 주한미군이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군 중 아시아 대륙에 배치된 부대는 (주한미군을 제외하고) 아무도 없다. 현재 베이징에서 직선거리로 400∼600㎞에 미군은 우리 부대 외에는 아무도 없다"고 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전략적 유연성'도 강조했다. 그는 "전략적 유연성을 얘기할 때 힘을 통한 평화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다른 곳으로 진출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 지역이 직면한 글로벌 도전은 엄청나다"며 "한반도에서 동해를 보면 러시아의 침범이 발생하고 있고, 서해에서는 중국이 북방한계선(NLL) 주변에서 침범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전략적 유연성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강한 군대가 필요하다"며 "10대 군사 강국의 하나(한국)가 여기 있고, 우리는 그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주한미군의 역할이 단순히 대북 억제를 넘어 인도태평양 전략 내에서의 작전, 활동, 투자에 이르기까지 확장되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국내의 자체 핵무장 여론과 관련해서는 "미국의 입장은 한반도 비핵화"라면서도 "한국이 핵무기를 가질지 여부는 한국의 주권 문제다. 그 질문에 (답해야 할) 가장 적합한 사람은 대선에서 승리하는 사람이 될 것이며, 그 사람이 저보다 더 나은 답을 줄 것"고 밝혔다.
브런슨 사령관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에 대해선 "그들은 전략적 움직임(strategic movement)을 작전 기동(operational maneuver)으로 전환하는 방법을 배웠고, 이는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우리가 우려해야 할 것은 러시아에서 오는 반대급부”라며 “그것이 더 큰 의미가 있고, 더 큰 위협"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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