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시장에 대한 확신의 상당 부분은 구매력을 갖춘 젊은 세대가 끊임없이 생겨난다는 점에서 나온다."
게리 머피 버버리 회장은 27일 공개된 중국 제몐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경제 둔화로 '큰손' 중국인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명품 업계가 직격탄을 맞았지만, 방대한 젊은 소비층을 고려하면 중국은 여전히 중요한 시장이라는 것이다.
글로벌 컨설팅기업 베인앤컴퍼니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명품 판매량은 전년 대비 1% 감소했다. 올해 명품 시장 전망치도 최대 4% 성장에서 2~5% 감소로 하향 조정됐다. 버버리도 예외는 아니다. 버버리의 올해 1분기 매출은 15%나 줄었다. 중국 본토 시장 매출이 15% 감소했고,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태평양 시장 매출은 16% 쪼그라들었다. 아시아태평양시장은 버버리 매출의 약 절반을 차지한다.
특히 고가 전략으로 부유층 유치에 집중하는 일부 명품 브랜드들과 달리, 합리적인 가격으로 고객층을 넓히고 중산층을 공략한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는 버버리에게 중국 시장의 중요성은 더욱 크다. 버버리는 영국 바버와 고급 아웃도어 브랜드 아크테릭스를 중국 시장에서의 경쟁 브랜드로 설정했다. 왁스 자켓이 중국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인기를 끌면서 바버는 지난 2년 동안 중국 내 매장을 빠르게 늘렸다. 또 중산층 선호도가 높은 아크테릭스 등 고급 아웃도어 브랜드가 명품 브랜드의 시장 점유율을 어느 정도 빼앗아 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는 적어도 중국 시장에서 버버리가 초고가 명품 브랜드들과는 공략 대상이 완전히 다르다는 점을 보여준다.
머피 회장은 그러면서 "비록 현재 세계 경제가 어려움에 직면하면서 사치품 소비가 영향을 받고 있지만 이는 전 세계적인 문제다. 중국 시장은 여전히 매우 중요하며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라며 중국 시장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으로 머피 회장은 현지화를 꼽았다. 그는 중국 소비자들의 취향이 더욱 성숙해지고 까다로워졌다면서 현지화된 마케팅과 브랜딩을 강화하는 것이 버버리의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최근 몇 년 사이 '궈차오'(國潮·애국 소비) 열풍 등으로 브랜드들은 단순히 유럽과 미국의 문화적 서사만으로 중국 소비자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기 어려워졌다. 업계는 중국 시장에서 사업하는 글로벌 브랜드의 경우 제품의 스토리텔링을 현지화로 풀어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버버리는 중국에 팝업 스토어를 포함해 90여곳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중 약 30%가 베이징과 상하이에 집중돼 있지만, 명품 브랜드에 비교적 생소한 우루무치, 란저우, 정저우, 난닝 등에도 매장을 두고 있다. 머피 회장은 중국 내 버버리 매장 대부분은 최근에 리모델링을 완료했고 매장 내 카페 등 새로운 아이디어도 구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버버리는 2020년에 본고장인 런던을 제외하고 세계에서 두번째로 중국 선전에 브랜드 카페인 토마스 카페를 연 바 있다. 버버리는 또 중국에서의 브랜드 영향력 확대를 위해 브랜드 전시회도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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