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에서 빛나는 '작은 거인'…리튬이온 전해액 전문기업 '제이셀'

  • "기술보다 사람이 먼저입니다"

  • 여수에서 리튬이온 배터리 핵심 소재 만드는 '제이셀'

리튬이온 전해액 전문기업 제이셀 사진박기현 기자
리튬이온 전해액 전문기업 제이셀. [사진=박기현 기자]

“제품을 만드는 것도, 회사를 키우는 것도 결국 사람이 하는 일입니다. 기술은 사람을 위한 것이어야 합니다.”

리튬이온 배터리의 핵심 구성 요소인 전해액을 전문 생산하는 제이셀 주식회사 이재섭 대표는 최근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작지만 단단한 기술로 세계 시장과 경쟁하고 있다”며 “기술의 시작과 끝은 결국 사람이라는 철학을 경영에 담고 있다”고 말했다.

전남 여수에 자리한 제이셀은 115억 원의 자본금으로 출범해 연간 1만 2000톤의 전해액 생산 능력을 갖춘 강소기업이다. 9800㎡(약 3000평) 부지에 제조팀, 품질관리팀, 기술실 등 29명의 직원이 유기적으로 협업하고 있으며, 배터리용 전해액을 국내외 전지 제조사에 공급하고 있다.
 
장소희 대리가 리튬이온 배터리 전해액의 중요성을 설명 하고 있다 사진박기현 기자
장소희 대리가 리튬이온 배터리 '전해액'의 중요성을 설명 하고 있다. [사진=박기현 기자]

장소희 제이셀 대리는 “전해액은 리튬이온이 양극과 음극 사이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도록 돕는 매개체로, 이온의 이동을 통해 화학 반응이 일어나면서 전기가 발생하는 원리”라며 제품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기술력 하나로 산업 생태계 안에 자리 잡은 제이셀은 창업 초기부터 정부 지원보다는 자립적인 기술 확보에 집중했다. 다만, 첨단 기술 기업 인증을 통해 법인세 면제 등 일부 세제 혜택을 받은 것은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제이셀의 가장 큰 강점은 사람 중심의 기술 경영에 있다. 이 대표는 “아무것도 모르던 신입 직원이 자격증을 따고 기술을 익히며 성장하는 걸 보면, 그 자체로 회사의 미래를 보는 것 같다”며 “직원들과 운동도 함께하고, 서로 가르치고 배우는 공동체 문화를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녹록지 않다. 전기차 연간 판매량 성장세가 주춤하면서, 특히 미국과 유럽 시장은 중국을 제외하면 하락세가 뚜렷하다. 여기에 미국 내 정책 불확실성, 이른바 ‘트럼프 리스크’와 보조금 축소 등도 시장 위축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빠른 시장 확장 이후의 공급 과잉 문제도 현장에서는 실감나는 위기 요인이다.

이 대표는 “시장 상황이 결코 좋지 않지만, 오히려 이럴 때일수록 기술 내실을 다지고 생산 활동을 멈추지 않으려 노력 중”이라며 “국내외 고객사에 믿을 수 있는 제품을 제공하는 것이 우리의 존재 이유이자 살아남는 길”이라고 말했다.

현재 제이셀은 지역 내 대형 배터리 생산업체 없이도 전지용 전해액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며 독자적인 입지를 넓히고 있다. 앞으로는 품질 고도화와 글로벌 인증 확보를 통해 해외 시장 진출도 본격화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산업이 커질수록 기술만으로는 부족하다. 결국 신뢰가 가장 큰 자산”이라며 “배터리 소재 시장에서 제이셀이 작지만 믿을 수 있는 기업으로 남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리튬이온 배터리 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가운데, 여수의 한켠에서 조용히 기술을 축적해온 제이셀은 ‘작은 거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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