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세청이 21일 발표한 '5월 1~20일 수출입 현황'에 따르면 이달 중순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319억65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4% 감소했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도 2.4% 줄었다.
수출액은 월간 기준으로 올해 1월 감소한 뒤 2~4월 석 달 연속 증가 흐름을 이어왔다. 1월에는 긴 설 연휴와 임시공휴일 지정 등으로 조업일수가 줄어들면서 15개월 연속 수출 증가 추세가 끊어진 바 있다.

다만 5월 1~20일 수출이 1년 전보다 감소 추세를 보이면서 수출 증가세가 다시 꺾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 영향에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미국이 한국에 부과한 25% 상호관세는 오는 7월 8일까지 유예된 상황이지만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철강 등 일부 품목에 대해 25%의 관세가 부과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방증하듯 이달 중순까지 미국 수출은 14.6% 줄어들면서 뚜렷한 감소세를 나타냈다. 5월 초(1~10일) 수출 감소 폭(30.4%)보다 축소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수출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미·중 무역전쟁이 휴전에 접어들었지만 양국 무역이 얼어붙은 영향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 대한 수출이 1년 전보다 7.2%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싱가포르(-14.6%), 일본(-4.5%), 인도(-3.4%), 유럽연합(EU·-2.7%) 등으로 향하는 수출도 감소했다. 반면 말레이시아(28.5%), 대만(28.2%), 홍콩(4.5%), 베트남(3.0%) 수출은 증가했다.
품목별 수출을 살펴봐도 미국발 관세 여파는 뚜렷하다. 주요 10대 수출 품목 중 수출이 늘어난 것은 반도체(17.3%)와 선박(0.1%) 등 2개 품목에 그쳤다. 하지만 승용차(-6.3%), 자동차 부품(-10.7%), 철강제품(-12.1%) 등 나머지 8개 품목에서는 감소했다.
한국의 최대 자동차·자동차 부품 시장이 미국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수출 하방 압력이 높아진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한국 자동차 수출의 절반가량(49.08%)이 미국에서 발생했다. 자동차 부품의 대미 수출 비중은 36.5%에 달한다.
같은 기간 수입액은 322억18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2.5% 줄었다. 5월 중순까지 수입액이 수출액을 웃돌면서 무역수지는 2억53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정부는 5월 수출 감소가 현실화 될 수 있다고 보면서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날 수출지역담당관회의에서 "5월에는 미 관세 조치의 영향이 실질적으로 반영되면서 미국·중국 시장으로의 수출 감소가 예상된다"며 "유관기관들과 함께 비상 체제로 지역별 수출 현장 애로에 대한 맞춤형 지원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해 편성된 관세대응 바우처(847억원), 관세대응 중소·중견 무역보험(1500억원) 예산을 신속 집행할 것"이라며 "미국과 관세조치 관련 기술 협의가 진행 중인 만큼 국익을 최우선으로 상호 호혜적 해결방안 마련을 위해 적극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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