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조선산업 재건 움직임, 韓 조선산업 기회로 적극 활용해야"

한화오션 부유식 도크에서 건조되고 있는 선박 전경 사진한화오션
한화오션 부유식 도크에서 건조되고 있는 선박 전경. [사진=한화오션]
미국 정부가 자국의 조선 산업 재건사업을 추진하는 가운데, 한국은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과 상선 신조(新造), 해군 군함 유지·보수·정비(MRO), 차세대 선박 협력 등 사업성이 확실한 분야를 선정해 미국과 적극 협상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8일 한국경제인협회는 류민철 한국해양대학교 교수에게 의뢰해 '미국 조선산업 분석 및 한미 협력에서의 시사점'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중국의 해양 패권 장악 저지를 위해 한국 등 동맹국과 협력해 LNG운반선, 상선, 해군 함정 등의 수요에 대응하고 자국 내 투자유치를 통해 조선산업 인프라를 재구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9일 미국 해양 지배력 회복 행정명령(Restoring America's Maritime Dominance)에 서명했다. 행정명령의 주요내용은 해양 행동계획(Maritime Action Program) 수립, 해양안보 신탁 기금(Maritime Security Trust Fund) 설립, 동맹국을 통한 적대국(선박) 의존도 감소, 중국산 선박‧장비 제재, 미국 국적 상선 확대 등이다. 행정명령에 따라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4월 17일 중국 선사·선주 소유 선박, 중국 건조 선박 등의 미국 입항시 추가 수수료 부과 방침을 발표했다.

또 지난 4월 발의된 조선·항만 인프라법(SHIPS for America Act)은 미국 국적 전략상선단을 250척까지로 늘리고, 2047년까지 LNG 수출 화물의 15%를 미국에서 건조한 선박으로 운송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미국 해군은 2025년 군함 퇴역·신조(新造) 계획을 통해 향후 30년간 총 364척을 새로 건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은 쇄빙선 40척 발주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보고서는 이러한 미국 정부의 조선산업 재건 정책으로 향후 2037년까지 상선, LNG운반선, 해군 군함 등을 포함해 403척에서 최대 448척의 선박이 발주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우리 정부와 조선업계가 이러한 상황을 한국 조선산업의 발전 기회로 활용하고, 특히 상선과 LNG운반선, 해군 군함, 차세대 선박 등 분야별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를 뒷받침할 미국의 조선산업 생태계 재건을 위해서는 장기간 상당한 투자를 통해 인프라 개선, 생산성 향상, 인력 충원 등이 동반돼야 한다고 봤다. 미국 내 조선소 인수와 관련 기자재 사업 투자에 대한 보조금 내역을 구체화하고, 미국 내 조선소 생산성 개선 방안과 한국 기업이 인수한 미국 조선소 부지와 주변 인프라 정비 방안에 대해서도 양국 정부가 사전에 협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조선소 인수에 따른 인력 이동으로 국내 조선 인력 부족 심화를 방지하기 위해 장기적인 국내 조선산업 인력양성 방안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류민철 교수는 "국내 조선업계가 미국 현지 사업을 추진할 때 인력과 공급망 저변을 확보하는 전략을 미국과 함께 마련하고, 미국의 지원 정책이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양국의 지속적인 협의가 필요하다"며 "미국 정부의 정책기조 변화 가능성에 따른 사업 리스크도 면밀하게 점검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공조했다.

이상호 한국경제인협회 경제산업본부장은 "미국의 조선산업 재건 사업으로 한국 조선업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가 한층 중요해졌다"며 "국회와 정부는 자율 운항 선박, 수소선박 등 미래형 선박 지원을 강화하는 한편 스마트 조선소 구축 등으로 생산성 제고를 유도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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