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일 업계에 따르면 비만치료제 글로벌 시장규모는 2023년 약 26조5813억원에서 연평균 14.4% 성장해 3년 뒤인 2028년 약 52조1457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 가운데 한미약품은 이르면 2026년부터 비만의 전주기 '맞춤형 비만치료제'를 순차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한미약품이 본격적으로 비만치료제 개발에 나선 시기는 2023년 9월이다. 'H.O.P(Hanmi Obesity Pipeline)'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한미약품의 독자 플랫폼 기술 '랩스커버리'를 적용해 '신개념 비만치료제'를 디자인했다. 이 신개념 비만치료제의 초점은 바로 △근육량 보존 △한국인 맞춤형이라는 점에서 개발 단계서부터 남다른 경쟁력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노보노디스크가 출시한 대표 비만치료제 '삭센다'·'위고비(주사제)' 경우 체중감량 효과는 평균 7~15%에 이르지만, 체중감량과 함께 근육 손실을 동반한다. 아직 한국에 도입은 안 됐지만 체중감량 효과가 최대 22.5%에 이르며 해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마운자로(주사제) 또한 근 손실을 피하지 못했다.
한미약품의 가장 앞서 나간 파이프라인은 '에페글레나타이드'로 내년 출시가 예상된다. 국내 임상 3상 중인 에페글레나타이드는, 랩스커버리가 적용된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 장기지속형 주사제로 '한국인 맞춤형 비만치료제'다. 에페글레나타이드도 기존 비만치료제와 같은 효과를 보이면서도, 나아가 △혈당조절 △심혈관 및 신장 보호 효능을 보였다.
기존 비만치료제들은 글로벌 제약사가 개발한 만큼 한국인의 체형에 맞춰져 있지 않다. 이에 따라 한미약품은 국내에서 한국인을 중심으로 임상을 진행하며, 한국인 체형에 맞춘 비만치료제를 선보이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한미약품이 에페글레나타이드에 '디지털 의료기기'를 융합할 예정으로, 이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한미약품 비만치료제는 HM17321과 에페글레나타이드 외에도 미국에서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는 GLP-1·위 억제 펩타이드(GIP)·글루카곤 삼중작용제 'HM15275'를 개발하고 있다. HM15275는 근 손실을 최소화하면서도 체중감량 효과가 25%까지 기대되는 약물이다. 또한 H.O.P 일환으로 저분자 경구용 비만치료제도 개발하고 있다.
한미약품이 올해 하반기부터 비만치료제 주요 임상 결과를 본격적으로 공개할 예정으로, 이에 따른 시장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가장 먼저 공개되는 연구결과는 HM17321 영장류 효능 및 안전성 데이터와 HM15275 미국 임상 1상 결과로, 6월 20~23일 미국 당뇨학회(ADA)에서 공개된다.
이명선 DB증권 연구원은 "한미약품 비만치료제는 ADA 발표를 시작으로 하반기로 갈수록 연구개발(R&D) 이벤트가 풍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첫 번째 국산 비만치료제에 대한 임상 결과 기대감 등을 고려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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