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전기차 지커, 1년 만에 美 상장폐지 결정한 이유

  • 지난해 5월 뉴욕증시 'IPO 대어'

  • 미-중 무역전쟁 고조로 퇴출 우려​​​​​​​↑

  • 가격경쟁에 지리車 사업 구조조정

중국 지리자동차그룹 산하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지커가 뉴욕증시에서 상장폐지를 준비 중이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지리자동차그룹 산하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지커가 뉴욕증시에서 상장폐지를 준비 중이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중국 프리미엄 전기차 제조업체 지커(極氪, 영문명 Zeekr)가 상장 1년 만에 미국 뉴욕 증시를 떠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출범 후 미-중 간 무역전쟁이 고조되며 대외 환경이 불확실해진 데다가, 중국 국내 전기차 시장 출혈경쟁 속 모기업인 지리자동차그룹이 내부 사업을 개편하는 가운데 이뤄진 조치다.

지리자동차는 7일 홍콩거래소 공시를 통해 뉴욕증시에 상장된 지커의 발행 주식을 주가예탁증서(ADR) 기준 주당 25.66달러에 전부 인수할 것이란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6일 종가 대비 약 14% 프리미엄을 얹힌 가격으로, 이번 인수 거래가 성사되면 지커 기업가치는 약 64억 달러로 매겨지게 된다. 거래가 완료되면 지커는 지리자동차에 완전히 합병돼 뉴욕증시에서 상장 폐지된다. 지커의 상장폐지 소식에 7일 뉴욕증시에서 지커 주가는 11% 넘게 뛰었다.

이는 지커가 뉴욕증시에 상장한 지 1년 만에 상장 폐지 수순을 밟는 것이다. 지커는 지난해 5월 주당 21달러 공모가에 총 2100만주 ADR을 발행해 4억4100만 달러(약 6100억원) 자금을 조달했다. 2021년 이래 중국 기업의 최대 미국 IPO(기업공개) 기록이었다. 당시 지커 IPO에 대한 투자자 관심도 뜨거워 5배의 초과 청약이 몰렸을 정도다.

지커는 중국 민영자동차 그룹 지리자동차가 중국 내 커지는 프리미엄 전기차 모델 수요를 겨냥해 2021년 만든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다. 현재까지 누적 판매대수만 약 20만대로, 올 들어 4월까지 모두 4만9148대 차량을 인도했다. 이는 다른 중국 신흥 전기차 브랜드인 샤오펑(3만1214대), 니오(4만5673대)보다도 많은 수준이다. 

지커가 상장 폐지를 결정한 데에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고조되는 미-중 간 무역전쟁의 영향을 받은 측면이 있다. 최근 일부 외신에서는 미국이 미-중 무역전쟁 카드로 미국 증시에 상장한 중국계 기업의 퇴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 바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로보택시 운영업체인 '포니.ai'가 최근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한 지 반년도 채 되지 않아 상장 폐지 우려가 커지자 홍콩 2차 상장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중국 배터리왕 닝더스다이(CATL)도 최근 뉴욕 대신 홍콩 증시 상장을 선택했다.

최근 중국 내 전기차 가격 경쟁 격화로 수익성 압박이 커진 지리자동차가 그룹 내부적으로 사업 구조조정을 하는 것과도 관련이 있다. 지커는 지난해에는 지리자동차 그룹과 볼보차 합작사인 링크앤코를 인수하기도 했다.

리수푸 지리자동차 회장도 7일 "치열한 시장 경쟁과 날로 복잡해지는 경제 환경 속에서 지리자동차그룹은 자동차 사업 통합을 계속 추진하고 혁신과 수익성을 향상해 세계를 선도하는 스마트 전기차 그룹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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