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기 2569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부산지역의 대표적 전통사찰인 금정총림 범어사에서는 5일 오전, 장엄한 봉축 법요식이 봉행되며 불교 신자들과 시민들이 한데 어우러진 화합의 장이 펼쳐졌다.
이날 법요식에서 범어사 방장 정여 대종사는 봉축사를 통해 "부처님의 자비와 지혜를 마음에 새기고, 상호존중과 이해를 바탕으로 평화롭고 조화로운 사회를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 대종사는 “불세출의 성인이신 석가모니 부처님께서는 중생의 고통을 위로하고 이끌기 위해 사바세계에 오셨으며, 우리 또한 그 가르침을 실천해 내면의 평화를 되찾고 타인과의 갈등을 자비로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여스님은 또 봉축사를 통해, 고난과 분열의 시대일수록 부처님의 화쟁(和諍) 정신이 절실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모든 괴로움은 결국 마음에서 비롯되며, 그 마음을 깨달음으로 이끄는 것이 부처님의 본뜻”이라며, “우리 모두가 그 본래의 청정심을 되찾는다면, 외부의 충돌도 그저 지나가는 그림자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법문에서 정 대종사는 인생의 무상함을 언급하며 “삶은 찰나와 같고, 궁극의 진리는 변하지 않는 본심(本心) 속에 존재한다. 부처님께서 이루신 깨달음의 경지는 세속의 욕망과 갈등을 초월한 고요한 연꽃과 같다”고 비유했다. 나아가 “우리 모두는 불성을 지닌 존재이며, 그 불성을 자각함으로써 진정한 해탈과 평화를 이룰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범어사 경내에서는 신도와 시민들을 위한 다채로운 체험 행사도 함께 마련됐다. 일주문 인근에서는 단주(염주) 만들기, 부처님 캐릭터 스티커 체험, 에코백 꾸미기 등의 프로그램이 펼쳐져 남녀노소 모두에게 불교문화를 친숙하게 체험할 기회를 제공했다.
특히, 오후 7시에는 대웅전 앞마당에서 봉축 점등식과 전통 문화공연이 이어져, 밝은 등불 아래 신도들과 시민들은 하나된 마음으로 부처님오신날의 의미를 되새겼다.
행사에 참석한 남천동 주민 김모 씨(45)는 “법요식을 통해 마음의 안정과 위안을 얻었으며, 종교를 넘어 서로의 마음이 이어지는 귀한 시간이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장전동에서 온 이모 씨(53) 또한 “부처님의 가르침처럼 타인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공동체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금 깨달았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불교 신자인 김선진 씨(50)는 “부처님오신날의 의미를 실천하며 자비의 마음을 되새기는 뜻깊은 자리였다”고 말했다.
범어사 관계자는 “올해 봉축행사는 신행(信行)과 체험이 조화를 이루며, 부처님의 자비 광명이 더 널리 퍼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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