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전기자동차 기업 테슬라의 이사회가 트럼프 2기 정부효율부(DOGE) 수장을 맡아 '비호감'으로 전락한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후임자를 물색하고 나섰다고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테슬라 이사회는 차기 CEO를 물색하기 위해 복수의 임원 구인 업체와 접촉했으며 이 중 한 곳과 논의를 구체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이사회의 행동 배경에는 머스크의 정치적 행보와 그에 따른 실적 악화가 있다. 머스크가 트럼프 2기의 DOGE 수장으로 임명된 후 정부 구조조정을 주도한 가운데 머스크에 대한 반감이 높아지면서 테슬라의 매출과 순이익이 급속하게 악화했고, 이에 이사회가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또 본인도 이사로 재직 중인 머스크가 이런 움직임을 알고 있었는지나, 테슬라에서 보내는 시간을 늘리겠다는 그의 약속이 다른 이사들의 승계 계획 구상에 영향을 줬는지도 불확실하다고 WSJ은 덧붙였다. 머스크가 이러한 움직임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는지도 불분명하다.
WSJ에 따르면 이사회는 머스크를 포함해 8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현재 사외이사 1명을 추가 선임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4월 30일 종가 기준으로 테슬라 주가는 올해 들어 25.61% 하락했다. 테슬라는 지난달 22일 실적 발표에서 전년 대비 순익이 71% 급감했다고 밝혔다.
이에 머스크는 실적 발표 직후 컨퍼런스콜에서 “다음 달부터 테슬라에 훨씬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것”이라고 밝히며, 이후 주가는 한동안 급등했다. 그러나 이날 장 마감 기준 테슬라 주가는 282.16달러(약 40만원)로,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이 확정된 작년 11월 6일(288.53달러)보다 낮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머스크의 정치적 영향력이 확대되자 테슬라 주가는 작년 12월 17일 사상 최고치인 479.86달러(종가 기준)까지 올랐으나, 이후 줄곧 하락세를 보이며 대선 수준 아래로 떨어졌다.
머스크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DOGE 수장으로 "낭비·사기성 지출을 줄이겠다"며 연방 기관의 예산 규모를 대폭 축소하고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주도했다. 이에 따른 반발로 테슬라 매장과 차량·충전소 등을 겨냥한 공격으로 이어졌고, 테슬라의 자동차 판매가 전 세계적으로 급감했다.
한편 WSJ은 머스크의 사임이 테슬라의 큰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머스크는 약 20년 가까이 테슬라를 이끌며 모든 사업에 깊이 관여해왔는데, 현재 테슬라의 핵심 사업인 전기차 부문이 부진하고 신차인 사이버트럭의 실적도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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