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은 9일 '경제동향 12월호'를 통해 "우리 경제는 건설업의 부진으로 경기 개선세가 제약되는 가운데 국제 통상환경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KDI는 지난해 12월부터 13개월 연속 우리 경제를 내수 둔화·부진·회복 제약 상태로 보고 있다.
KDI는 "10월 전산업생산은 조업일수 확대 등으로 광공업과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증가했다"고 하면서도 "건설업 생산은 전월에 이어 큰 폭의 감소세를 기록하며 부진을 이어갔다"고 전했다.
대표적 내수 지표인 소비 분야를 보면 상품 소비는 여전히 부진하고 서비스 소비는 낮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10월 소매판매는 조업일수 확대로 지난해 동기 대비 승용차 등에 있어 크게 증가했으나 통신기기 및 컴퓨터(-15.4%), 화장품(-15.5%) 등에서 다수의 품목이 부진했다. 서비스 소비는 숙박·음식점업(-1.2%)에서 비교적 조금 하락한 모습을 보였다.
반면 건설투자는 수주 감소로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건설투자는 시차가 존재해 선행지표 개선에도 상당한 시차가 존재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수출은 정보통신기술(ICT) 품목의 양호한 흐름에도 증가세가 다소 조정되고 있다. 국가별로는 대미국 수출이 반도체 호조에도 자동차와 기계류 수출 감소로 전년 동기 대비 3.1% 줄었다. 향후 전망도 좋지 않다. KDI는 "미국의 통상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수출 여건이 악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고용 여건은 완만하게 조정되고 있다. 10월 취업자 수는 전월(14만4000명)에 이어 8만3000명을 기록해 여전한 둔화 흐름을 이어갔다. 건설경기 부진과 제조업 취업자가 줄어든 영향이다.
물가상승세는 둔화하고 있다. 미약한 내수 흐름에 따라 수요 측 압력이 낮게 유지되면서 근원물가 상승세는 지난해 대비 1.9% 상승한 수준으로 비교적 낮은 편이다.
한편, 이날 자료에서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으로 인한 경제의 상황은 아직 반영되지 않았다. KDI 관계자는 "이번 자료는 11월 경제 상황을 중심으로 만들어졌다"며 "작성 이전까지 정국이 반영된 경제적 수치가 없었던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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