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한화에어로 '항공엔진 1만대' 생산기지 창원공장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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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가림=경남 창원 기자
입력 2024-04-15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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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운전실 문이 열리자 1만번째 엔진인 'F404' 엔진이 2만2000파운드의 최대 출력을 뿜어내며 최종 연소시험을 진행하고 있었다.

    이를 기반으로 개발한 항공엔진 생산대수는 1만대에 이르렀고 5700대의 MRO를 진행했다.

    1979년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최초로 생산한 항공엔진 모델인 공군 F4 전투기용 J79 엔진부터 최초의 국산 초음속 전투기인 KF-21 보라매에 탑재되는 F414 엔진까지 45년간 1800대 이상의 엔진을 독자기술로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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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만5000파운드급 첨단항공엔진·6세대 무인전투기 엔진 개발 목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1사업장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생산한 1만호 엔진 F404의 테스트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한화에어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1사업장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생산한 1만호 엔진 F404의 테스트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한화에어로]
지난 12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경남 창원1사업장. 시운전실 문이 열리자 1만번째 엔진인 'F404' 엔진이 2만2000파운드의 최대 출력을 뿜어내며 최종 연소시험을 진행하고 있었다. 

비행기가 음속을 돌파할 때 생기는 굉음인 소닉붐과 함께 엔진 뒤쪽에서 뿜어져 나오는 푸른 화염은 입을 다물지 못하게 했다. 성공적으로 테스트를 마친 F404 엔진은 출고 후 공군 전술입문훈련기인 TA-50에 장착될 예정이다. 이곳의 테스트셀을 설계하는 데는 약 300억원이 투입됐다. 소음을 70데시벨(㏈) 아래로 낮추기 위해 테스트셀의 벽 두께는 2m로 설계됐다. 24시간 장비가 가동 중인 이곳에서는 출력과 온도, 진동, 소음 등이 집중적으로 점검된다.  통상 3일 동안 테스트를 진행한다. 

시운전실 한쪽에는 이라크에서 정비를 맡기기 위해 입고된 F404 엔진이 우뚝 세워져 있었다. 최근 이라크뿐 아니라 동남아를 중심으로도 유지·보수·정비(MRO)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 한화에어로 관계자는 "현재 30종 이상의 가스터빈을 창정비 하고 있다"며 "열을 많이 받는 터빈 쪽에서 정비가 많이 발생하며 연소기의 정비비용의 경우 105억~110억원"이라고 설명했다. 

창원1사업장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엔진 설계부터 소재 및 제조, MRO까지 통합 역량을 보유했다. 단일업체로서 시운전 설비를 가장 많이 보유한 곳이기도 하다. 이를 기반으로 개발한 항공엔진 생산대수는 1만대에 이르렀고 5700대의 MRO를 진행했다. 1979년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최초로 생산한 항공엔진 모델인 공군 F4 전투기용 J79 엔진부터 최초의 국산 초음속 전투기인 KF-21 보라매에 탑재되는 F414 엔진까지 45년간 1800대 이상의 엔진을 독자기술로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창원1사업장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1979년부터 생산해 온 항공엔진들이 시대별로 전시돼 있다 사진한화에어로
창원1사업장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1979년부터 생산해 온 항공엔진들이 시대별로 전시돼 있다. [사진=한화에어로]
엔진조립동에서는 해군의 첫 8200톤급 이지스구축함인 정조대왕함 엔진 제작이 한창이었다. 소재 확보부터 가공까지 엔진 제조기간은 총 3년 걸린다. 엔진부품 신공장은 사람보다 로봇이 더 많았다. 무인운반로봇(AGV)은 원자재에 입력된 고유번호에 따라 제품을 공정으로 분주히 옮기고 있었다. 정밀로봇은 사람 2명을 대신해 형광침투와 용접, 열처리를 진행하고 있었다. 자체 개발 시스템을 기반으로 실시간 장비 가동 여부를 모니터링할 수 있고 22도의 온도 유지를 하고 있다. 과전력 문제가 발생하거나 제품별 측정결과 값에 문제가 발생하면 엔지니어에게 알람을 준다. 미국에서 도착한 원자재는 40여개 조립 공정을 거쳐야 하는데 자동화 기술을 통해 가공시간을 30% 단축할 수 있다. 이 같은 자동화 시스템은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 관계자들이 '꿈꾸던 공장'이라고 극찬한 기술이기도 하다. 바쁘게 돌아가는 공장이었지만 기름냄새는 전혀 나지 않았다. 절삭유와 칩 찌꺼기들을 지하 컨베이어벨트를 통해 운반해 따로 분리배출하거나 재활용을 하고 있다. 

한화에어로는 KF-21 엔진과 동급 수준인 1만5000파운드급 첨단항공엔진을 독자개발해 글로벌 항공엔진 시장을 공략하고 나아가 인공지능(AI), 유무인복합운용 등이 요구되는 6세대 전투기 엔진 개발도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현재 독자 전투기 엔진 기술을 가진 국가는 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우크라이나, 중국 6개국 뿐이다.  

소재 개발과 시험인증 인프라, 터빈 제조 기술력 확보가 관건이다. 소재의 경우 미국이 공급업체를 지정하기 때문에 개발을 하더라도 시장 확보가 어렵다. 2000도의 고온을 견디는 금속재료, 냉각기술이 필요한데 이를 위한 소재를 개발하는 데 5~7년이 소요된다. 이를 위해서는 각종 악조건 속에서 테스트를 진행할 수 있는 설비가 필요한데 5000만~6000만원 규모의 투자가 필요하다. 이광민 한화에어로 항공사업부장은 "첨단엔진 만들 때 64종의 소재가 필요하며 현재 7개의 소재 개발 중"이라며 "45년간 쌓아온 기술력과 인프라, 정부 및 협력사들과의 협업을 통해 반드시 첨단항공엔진 개발을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엔진을 점검하고 있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임직원들의 모습 사진한화에어로
엔진을 점검하고 있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임직원들의 모습 [사진=한화에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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