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1천조 시대..."밸류업 지원, 구체적 방안 나와야 참여 형태 검토"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임민철 기자
입력 2024-03-14 16:05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기금운용본부 "밸류업 성과만큼 국민 노후자금 올라"

  • 자문단 참여 中, 당장 연기금 역할 논의하기에는 이르다

손협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기금운용전략실장왼쪽과 이석원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전략부문장이 14일 서울 서대문구 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 회의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임민철 기자
손협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기금운용전략실장(왼쪽)과 이석원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전략부문장이 14일 서울 서대문구 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 회의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임민철 기자]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가 역대 최대 성과를 거둔 작년 운용 실적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지원 방안을 놓고 아직 구체성이 필요한 단계라고 평가했다. 당장 기금 운용과 관련한 계획을 논의하긴 이르다는 입장이다.

이석원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전략부문장은 14일 기자간담회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한 밸류업 프로젝트 방향성은 저희도 적극 찬성하는 부분이며 그런 부분이 전체 수익률 향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하지만 구체적으로 밝혀진 부분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이 부문장은 "전체 포트폴리오 중 15%가량을 한국 주식에 투자하고 있는데 그 성과가 글로벌 주식만큼 올라온다면 국민 노후 자금이 그만큼 늘어나는 것이기에, 밸류업 방향성에 대해 명확하게 동의하며 한국 주식·채권 성과가 개선되면 더할 나위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밸류업 프로그램 지원 방안이 구체적으로 밝혀져야 그 내용을 검토해서 자본을 투입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저희도 그 '(기업 밸류업) 자문단'에 참여하고 있고 향후 더 구체적인 방향성이 (기금 수익률 향상이라는 운용 방향성과) 일치한다면 적극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는 서울 서대문구 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 회의실에서 기금 운용 초기부터 2023년까지 거둔 기금 운용 성과를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작년 한 해는 연간 운용수익률 13.59%, 수익금 126조7000억원, 연말 기준 적립금 1035조8000억원 등 종전 기록을 모두 경신했다.

손협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기금운용전략실장은 "국내 주식 비중을 기금운용위원회에서 정하고 있고, 2010년 중반부터 해외 투자를 늘리고 (자산을) 다변화하는 방향으로 운용해 왔지만 국내 주식에 투자한 절대 금액은 줄지 않았다"며 "기업 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가는 게 (밸류업의) 핵심이라면 위탁 투자 가이드라인이나 책임 투자나 여러 가지 수단을 통해 구현할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달 기업 밸류업 추진 방안 일환으로 주요 연기금 수탁자 책임을 담은 스튜어드십 코드 관련 가이드라인 개정을 예고했다. 그간 기관투자자들은 대체로 운용수익 극대화에 집중해 왔는데, 밸류업 프로그램이 권고하는 '주주환원'과 '기업가치 제고' 노력을 투자 판단에 고려하게 하려는 것이다.

기금 전체를 놓고 볼 때 2023년 12월 말 기준 기금 자산배분 현황(포트폴리오)을 보면 국내 채권 326조원(31.5%), 해외 주식 320조3000억원(30.9%), 대체투자 164조2000억원(15.9%), 국내 주식 148조원(14.3%), 해외 채권 73조7000억원(7.1%) 순으로 많다. 밸류업 프로그램 성과로 기금 전체 수익률을 늘리긴 쉽지 않다.

증시 부양 목적을 지원하기 위해 기금이 선제적으로 한국 주식 비중을 늘리는 등 움직이는 것은 현재 기금의 의사 결정 구조상 제약이 있다. 일본 역시 증시 부양이라는 정책 목표 달성에 공적연금(GPIF)이 직접 나서서 역할을 한 건 아니라고 기금운용본부 측은 언급했다.

국민연금 장기재정추계(5차)에 따르면 기금은 2030년까지 적립금을 늘릴 수 있는 '성장기', 이후부터 2040년까지는 수입 보험료보다 연금 지급액이 많아지는 '전환기', 이후 기금 고갈이 예상되는 2054년까지 '감소기'를 거치게 된다. 기금운용본부는 이 추계를 감안해 향후 기금 자산을 수십조 원씩 매각해야 할 시점에 국내 시장에 대한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해외 투자 비중을 늘리고 있다.

기금운용본부는 5월 중기자산배분 때 기금운용위 의결을 거쳐 액티브 투자 시 기회비용 이상의 성과를 목표로 제시하기 위한 의사 결정 도구인 '기준 포트폴리오'를 도입한다. 3분기 안에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네 번째 해외 사무소를 열어 인공지능과 정보기술 메카로 바이오 분야에도 투자가 많이 이뤄지는 실리콘밸리에 대한 접근성도 높인다.

서원주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은 이날 간담회 인사말에서 "단기 성과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장기적 시야로 금융시장 리스크를 살피고 대응해 나갈 것"이라며 "국민의 소중한 노후 자금이 안정적으로 운용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서원주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이 14일 서울 서대문구 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 회의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사진임민철 기자
서원주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이 14일 서울 서대문구 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 회의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임민철 기자]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