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운동 없이도 '5선 확실' 푸틴의 무시무시한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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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 기자
입력 2024-03-14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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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선은 '따 놓은 당상'…관영언론 연일 푸틴 찬양

  • 푸틴 눈 밖에 나면 다 죽어…방법 가리지 않는 정적 살해

3월 13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의 길거리 모습 사진EAP 연합뉴스
3월 13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의 길거리 모습 [사진=EAP·연합뉴스]

선거 유세도 딱히 하지 않는다. 명분 없는 전쟁을 일으키며 국제 사회에서 고립을 자초했다. 그러나 15일(이하 현지시간)부터 3일간 열리는 러시아 대선에서 블라디미르 푸틴(72) 대통령의 당선은 불 보듯 뻔하다. 러시아 국민의 끈질긴 푸틴 사랑(?)이 이번 선거에서도 확인될 것이란 게 중론이다.
 
푸틴 대통령의 5선 비결은 단순하다. 강력한 언론 통제와 비행기 폭파·독살·총살·추락사 등 방법을 가리지 않는 정적 살해가 권력 유지의 비법이다. 이번에도 선거 조작 혐의가 불거지겠지만, 지난 선거처럼 그에게는 별문제가 되지 않을 전망이다. 
당선은 ‘따 놓은 당상’…관영 언론 연일 푸틴 찬양
푸틴 대통령은 2000년부터 24년째 러시아를 통치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도 5선이 확실시되기 때문에 그의 집권은 2030년까지 연장된다. 2020년 개헌으로 푸틴 대통령은 2030년 대선에도 출마할 수 있다. 2036년까지 무려 40여 년간 철권통치가 이어질 수 있는 셈이다.
 
푸틴 대통령은 인권 탄압,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국제 사회의 지탄을 받고 있다. 국제형사재판소(ICC)는 지난해 3월 푸틴 대통령이 전쟁 범죄 행위에 책임이 있다며 체포 영장을 발부했다. 그러나 그는 러시아에서는 콘크리트 지지율을 자랑한다. 민간 여론조사업체 레바다 센터에 따르면 러시아 국민의 푸틴 대통령 지지율은 86%에 달한다.
 
러시아의 여론조사를 신뢰하기는 힘들지만, 관영 언론의 친(親)푸틴 프로파간다(선전)가 여론에 미치는 영향력은 어마어마하다. AP통신은 선거를 앞두고 러시아 언론들이 연일 푸틴 찬양 방송을 내보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푸틴 대통령은 처음에 권력을 잡자마자 언론 통제부터 시작했다. 그에게 반대의 목소리를 내거나 비판적인 언론사에는 재갈을 물렸다. 저명한 기자들은 투옥되거나 갑작스럽게 사망했다.
 
크렘린의 언론 통제는 절대적인 수준이다. 관영 방송들은 러-우 전쟁에서 러시아군의 승전보만 전할 뿐, 군인들의 사망에는 입을 다문다. 또한 경기 침체를 러시아에 제재를 가한 서방의 탓으로 돌리는 등 선동에 앞장서고 있다.
 
현재 러시아의 실업률은 사상 최저 수준인데, 이는 젊은 층이 전쟁터로 끌려간 영향이 크다. 그러나 이들 언론은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경제를 강하게 만들고 있다고 사실을 왜곡한다. 선거를 앞두고 푸틴 대통령이 “핵무기들은 항상 전투준비태세에 있다”며 연일 핵 으름장을 놓는 것도 ‘강한 러시아’를 유권자들에게 어필하기 위한 선거용 멘트라는 분석이 많다.
 
크렘린이 정기적으로 방송사들의 임원들을 모아 방송 지시를 내리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AP통신은 “푸틴은 공개적인 선거 운동을 하지 않는다”며 관영매체들이 매일 푸틴 찬양 방송을 내보내기 때문에 굳이 선거 운동을 할 필요가 없다고 짚었다.
 
강력한 언론 통제 덕에 선거 조작 혐의도 수월하게 넘긴다. 2018년 대선 당시 러시아 전역의 투표소 폐쇄회로(CC)TV에서 일부 유권자들이 여러 장의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넣는 모습이 포착되는 등 선거 결과 조작 증거가 쏟아졌지만, 푸틴의 권력을 흔들진 못했다. 러시아가 통제 중인 점령지의 사전투표에는 투명한 투표함이 사용되는 등 이번 선거 역시 보여주기식 성격이 강하다. 
 
3월 13일현지시간 러시아 대선 사전투표에 사용된 투명한 투표함 사진타스 연합뉴스
3월 13일(현지시간) 러시아 대선 사전투표에 사용된 투명한 투표함 [사진=타스·연합뉴스]
 
푸틴 눈 밖에 나면 다 죽어…방법 가리지 않는 정적 살해  
푸틴 대통령의 눈 밖에 나거나 그의 권력에 도전하는 이는 모두 미심쩍은 죽음을 맞이했다. 최근 갑작스레 옥사한 러시아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와, 비행기 사고로 죽은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수많은 사망자 중 일부다.
 
러시아 정부에 맞섰다가 2015년 괴한의 총격으로 사망한 보리스 넴초프, 2006년 아파트에서 총에 맞아 죽은 언론인 겸 인권 운동가 안나 폴리코브스카야 등 푸틴의 심기를 건드렸다가 죽은 이만 최소 20명에 달한다는 추정이 있다. 홍차에 방사성 독극물을 타 정적을 죽이는 ‘푸틴의 홍차’는 유명하다.
 
경쟁자의 대선 출마를 막는 꼼수도 쓴다. 러-우 전쟁을 평화적으로 끝내겠다는 공약으로 주목받은 보리스 나데즈딘은 대선 후보 자격을 갖추는 데 필요한 10만 명의 서명을 수집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최근 출마 자격이 박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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