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선영의 아주-머니] 퇴직연금 수익률 올리는 비법은 따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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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선영 기자
입력 2024-03-04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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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금 상승률 높으면 DB형, 임금피크제 앞뒀으면 DC형이 유리

  • 예금 중심 상품 구성 TDF·펀드 등으로 분산해 수익성 높여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직장인 10년차 이민지씨는 그동안 퇴직연금에 대해 큰 관심이 없었다. 회사에서 일괄 가입한 후 금융사에서 '알아서' 운용을 해주는 것으로 생각하고 크게 신경 쓰지 않은 탓이다. 하지만 최근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을 확인한 뒤 직접 은행을 방문해 초저위험 상품을 저위험 방식으로 포트폴리오 재설정을 했다.

대표 노후자산 중 하나로 꼽히는 퇴직연금은 기대수명 증가와 함께 더 중요해졌지만 제도와 운용방식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 직장인은 많지 않다. 퇴직연금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운용 전략과 투자 방식은 어떻게 될까.
 
사회 초년생과 퇴직 앞둔 중·장년층, 유리한 퇴직연금 방식은?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사회초년생이 직장의 퇴직연금제도를 가입한다면 임금상승률과 운용수익률을 비교해 확정급여형(DB)과 확정기여형(DC)을 선택하면 된다.

DB형은 '근로자가 퇴직시 받을 퇴직급여'가 근무 기간과 평균 임금에 의해 사전에 결정돼 있는 제도다. 과거 퇴직금 제도와 유사하다. 근로자가 퇴직하기 전까지는 기업이 DB형 적립금을 운용하고, 운용성과도 기업에 귀속된다. 따라서 개인이 은퇴시 수령하는 퇴직급여는 운용성과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반면 DC형은 기업이 매년 근로자 연간임금의 12분의1 이상을 근로자 퇴직계좌에 예치하는 제도다. 개인이 직접 DC형 적립금을 운용하고 운용성과도 자신에게 귀속돼 은퇴시 퇴직급여가 수익률의 영향을 받아 달라지게 된다.

이 때문에 승진 기회가 많고, 임금상승률이 높으며 장기 근속이 가능한 근로자나 투자에 자신이 없거나 안정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근로자라면 DB형 가입이 유리하다. 반면 정년을 앞둔 중·장년처럼 승진 기회가 적고 임금상승률이 낮으며, 고용이 불안정해 장기 근속이 어렵거나 투자에 자신이 있고 수익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근로자라면 DC형 가입을 추천한다.

임금피크제를 앞두고 있는 근로자라면 임금피크제가 적용되기 직전에 DB형에서 DC형으로 전환하는 것이 유리하다. DB형에서 퇴직급여는 '계속근로연수×퇴직 직전 3개월 월평균 임금'으로 결정되기 때문에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사업장의 근로자가 퇴직할 때까지 DB형을 유지할 경우 줄어든 평균 임금만큼 퇴직급여도 감소하게 된다.

DB형으로 퇴직연금에 가입했어도 직접 운용하거나 주택 구입 등의 이유로 퇴직연금을 중도인출을 하고 싶으면 DC형으로 전환할 수 있다. 

다만 DC형의 운용수익률이 좋지 않다고 해서 다시 DB형으로 복귀할 수는 없다. 퇴직연금제도는 DB형에서 DC형으로만 전환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DB형에서 DC형으로 전환하는 것은 신중히 결정할 필요가 있다.
 
초저위험 상품으론 노후대비 안된다…수익률 높이기 위한 방안은?
퇴직금의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갖출 필요가 있다. 최근까진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면서 예금만으로도 안정적인 수익률을 올릴 수 있었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긴축을 마무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원리금보장상품만으론 수익률 개선이 힘들 수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디폴트옵션 지정 가입자 478만9520명 중 '초저위험' 상품 선택 비중은 88.1%(422만1101명)로 집계됐다. '초저위험' 적립금액도 전체 12조5520억원 가운데 89.9%에 해당하는 11조2879억원에 이른다.

문제는 성과다. 최근 1년 수익률 산출이 가능한 상품들만 추렸을 때 19개 '초저위험' 평균 성과는 4.56%에 그쳤다. '저위험'(7.69%), '중위험'(10.91%), '고위험'(14.22%)과는 격차가 크다.

원리금보장상품으로는 장기적으로 물가상승률을 웃도는 수익률을 기대하기 힘들다. 향후 고금리에서 저금리로 시장 환경이 변할 경우 예·적금 위주의 상품 수익률은 급격히 낮아질 수 있다.

금융사들은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투자상품 출시와 영업확대에 나섰다. 가입자 은퇴시점에 맞게 위험자산과 안전자산 비중을 알아서 조절해주는 타깃데이트펀드(TDF)가 대표적이다. 고위험상품이지만 은퇴시점이 가까울수록 채권투자 비중을 높여 리스크를 줄이는 방식이다. 금융환경을 고려해 우량 등급 위주의 회사채, 국채, 실시간 매매가 가능한 상장지수펀드(ETF), 리츠 등 상품 라인업을 확충한 금융사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지면서 예금에서 펀드로 연금 자금 이동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며 "TDF를 포함해 자산배분형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증가하면 관련 상품의 출시도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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