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 겹친 트럼프, 악재 털어낸 바이든…지지율 역전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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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원 국제경제팀 팀장
입력 2024-02-18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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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 야당 지도자 나발니 사망, '친러 행보' 트럼프에 타격

  • 트럼프, 거액 벌금 등으로 사법 및 재무 리스크 부각

  • 바이든은 뇌물 혐의 벗어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사진AF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사진=AFP·연합뉴스]

올해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로 유력시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게 악재가 겹쳤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과 재대결이 유력시되는 조 바이든 대통령은 악재를 하나 덜어낸 가운데 지지율 열세를 뒤집을 수 있을지 여부에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 16일(이하 현지시간) 러시아 야당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가 시베리아 감옥에서 의문사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 미국 정계에서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함께, 그와 돈독한 관계를 과시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나발니의 사망에 침묵을 유지하면서 비난의 강도가 증폭되는 모습이다.

그동안 공화당 경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계속 밀렸던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는 반격의 기회를 잡은 양 세차게 몰아붙이고 있다. 그는 소셜미디어 엑스(옛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푸틴은 그의 정치적 반대 세력을 죽였고, 트럼프는 푸틴으로 하여금 우리 동맹국들을 침략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한 후에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며 "이것(나발니의 사망)을 저지른 것은 푸틴이다. 도널드 트럼프가 찬양하고 지지했던 것과 똑같은 바로 그 푸틴이다"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0일 유세에서 군비를 늘리지 않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회원국들은 러시아가 원하는 대로 하도록 둘 것이라며, 친러 및 반나토 행보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이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우려가 높아진 상황에서 나발니의 사망이 도화선으로 작용해 내달 러시아 대선에서 재집권이 유력시되는 푸틴 대통령 및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우려가 더욱 증폭된 모습이다. 그리고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맞대결이 예상되는 바이든 측에 좋은 먹잇감이 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나발니의 사망은 푸틴과 그의 일당들이 저지른 행동의 결과라는 것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며, 이후 러시아 제재를 위해 추가 조치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바이든 선거 캠프는 나발니 사망 소식이 전해진 후 공개한 선거 광고를 통해 "트루먼 이후 모든 대통령들은 나토를 굳게 지원해왔다. 도널드 트럼프는 제외하고 말이다"라며 "트럼프는 나토 탈퇴를 원한다. 그는 심지어 푸틴에게 미국의 동맹국들을 공격하라는 청신호를 제시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의 정치적 기반인 극우 계열 및 공화당 내에서도 푸틴 정권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빗발치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입지도 위축된 모습이다.

공화당 소속의 마이크 존슨 미 하원의장은 "앞으로 수일 내 세계 지도자들이 뮌헨(안보대화)에서 만날 것"이라며 "우리는 푸틴에게 단합해 대항해야 한다는 것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 언론인으로서는 처음으로 푸틴 대통령과 인터뷰를 해 관심을 모았던 극우 성향 논객 터커 칼슨 전 폭스뉴스 앵커 조차 영국 데일리메일과의 인터뷰에서 "나발니에게 일어난 일은 끔찍하다"며 "정상적 사람이라면 아무도 그것을 변호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사법, 재무 리스크 가중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악재는 나발니 사망뿐만이 아니다. 그는 각종 민·형사 사건에 연루돼 재판이 진행 중인 가운데 사법 및 재무 리스크까지 겹쳤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6일 뉴욕 맨해튼지방법원에서 열린 사기대출 의혹 관련 공판에서 재무제표에 순자산을 과대 계상했다는 혐의로 3억5500만 달러(약 4730억원)의 벌금을 선고받았다. 동시에 3년간 뉴욕주 내 공직 및 사업자 취업이 금지된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에도 명예훼손 혐의로 작가 진 캐럴에게 8300만 달러(약 1106억원)의 보상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은 바 있다.

현재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선거 개입, 성추문 입막음 금품 제공 등 형사 사건만 4건이 진행 중인 가운데 각종 벌금과 보상금 및 변호 비용 등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사기대출 의혹 관련 벌금 선고가 나오기 전인 지난 14일 블룸버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작년 한 해 동안 소송 비용으로 5120만 달러를 사용한 가운데 이제 추가 사용 가능한 비용은 2350만 달러밖에 남지 않았고, 오는 7월께면 소송 비용이 바닥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물론 지지자들 중심으로 벌금 비용 모금을 위한 운동이 전개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재한 소송은 트럼프 진영에 법률 리스크와 함께 재정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악재 털어낸 바이든
반면 바이든 측은 뇌물 사건 악재를 털게 되면서 한 시름 놓게 됐다. 15일 AP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과 그의 차남 헌터 바이든이 한 우크라이나 에너지 기업에서 각각 500만 달러의 뇌물을 받았다고 진술한 전 미 연방수사국(FBI) 요원 알렉산더 스미르노프가 허위 진술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2020년 6월에 이 같은 내용을 FBI에 보고한 가운데, 이는 작년 공화당 측이 바이든 대통령에 대해 탄핵을 진행하는 주요 근거로 활용되어 왔다. 하지만 해당 진술이 허위로 드러나면서 공화당 측의 탄핵 동력이 급격히 약화될 전망이다.

따라서 전체적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악재가 가중되고 있는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주요 악재를 벗어버리게 된 모습이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건강 이슈 등으로 인해 최근 대부분 지지율 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뒤처지고 있었던 만큼 이번 사건들을 계기로 지지율 역전이 가능할지 여부도 귀추가 주목된다.

CNN은 "나발니의 사망이 주요 이슈에서 트럼프와 바이든을 나누는 새로운 스포트라이트를 만들었다"며 "러시아와 그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에 어떻게 강력하게 대처할 것인지가 워싱턴 정가의 논쟁에 새로운 긴급한 요소로 떠올랐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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