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명만 뭉쳐도 호텔 공동구매…거품 빼고 '최저가 여행' 문 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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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이 기자
입력 2024-02-1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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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범수 호놀룰루컴퍼니 대표 인터뷰

  • 여행 트렌드 반영한 플랫폼 창업

  • 인원부담 적고 투숙일 지정 가능

  • 뭉클트립 론칭 한달만에 매출 1억

  • 여행업계 파타고니아 되는 것 꿈

김범수 호놀룰루컴퍼니 대표가 13일 경기 안양시 사진호놀룰루컴퍼니
김범수 호놀룰루컴퍼니 대표가 지난 13일 경기 안양시 안양창업지원센터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호놀룰루컴퍼니]

”최저가 호텔 하면 ‘뭉클트립’이 떠오르게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시장의 비효율을 해결하고 고객과 호텔, 지역이 상생할 수 있는 ‘더 나은 숙박 여행 문화’를 만들겠습니다.”
 
김범수 호놀룰루컴퍼니 대표는 지난 13일 경기 안양시 안양창업지원센터에서 진행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러한 포부를 밝혔다.
 
김 대표는 호텔경영학을 전공하고, 국내 호텔과 글로벌 온라인여행사(OTA)에서 경력을 쌓은 호텔 분야 전문가다. 호놀룰루컴퍼니는 ‘호텔에서 놀자, 룰루랄라’의 약자로 누구나 즐기는 숙박, 여행을 만들고, 이용자, 호텔, 지역이 상생하는 여행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뜻이 담겨있다.
 
회사에서 온라인 객실 판촉 업무를 담당했던 그는 당시 호텔이 단순히 여행 시 잠을 자기 위한 숙소를 넘어 여행의 목적이 되고 있음을 체감했다. 이런 여행 시장의 트렌드를 반영해 호텔 업계 종사자로서 더 나은 호캉스 문화를 만드는 것에 관심이 생겼고, 현장에서 보고 겪었던 고객의 소리를 반영해 여행 플랫폼 창업까지 이어졌다.
 
김범수 대표는 “10년 전에는 OTA 플랫폼 수수료가 10% 미만이었지만, 현재는 15~23%까지 치솟았다”며 “OTA에서 매기는 과도한 수수료는 최종적으로 고객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 고객과 호텔이 모두 상생하기 위해서는 비즈니스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호텔을 예약할 때 고객들은 아고다, 트립닷컴, 호텔스컴바인 등을 통해 ‘최저가’ 찾기에 열을 올린다”며 “OTA 사이트들은 저마다 ‘최저가’를 내세우고 있지만, 진짜 최저가를 찾기 위해서는 이러한 사이트를 모두 비교해 봐야 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김범수 호놀룰루컴퍼니 대표
김범수 호놀룰루컴퍼니 대표가 자사 숙박, 여행 플랫폼 ‘뭉클트립’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사진=호놀룰루컴퍼니]
김 대표는 이를 해결할 방법으로 중간 유통마진을 없애기 위해 모든 입점 호텔과 직계약을 맺고 최종 소비자에게 공동구매 특가로 숙소를 제공하는 것을 떠올렸다. 그렇게 탄생한 플랫폼이 ‘뭉클트립’이다.
 
김 대표는 “뭉클트립은 기존 OTA 플랫폼 대비 낮은 수수료율을 기반으로 숙박 및 여행상품 공급자의 부담을 낮추고, 2인 이상 공동구매가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로 소비자들의 구매 장벽 또한 낮춘 새로운 형태의 숙박·여행 예약 서비스”라며 “공급자 측에서는 공동구매를 통해 비수기에도 공실의 판매율을 높일 수 있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2명만 뭉쳐도 호텔 비용을 공동 구매가로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공동구매가는 최소 2인 이상이면 적용할 수 있어서 인원 모집에 대한 부담이 적다. 공동 구매가로 하더라도 투숙 일은 자유롭게 개별 지정 가능하다. 또 평소 가고 싶던 호텔을 찜해두면, 해당 호텔의 최저가 및 공동구매 특가 알림 서비스를 제공한다.
 
뭉클트립은 기존 OTA와 다른 홍보 방식을 채택했다. OTA에서는 공실을 판매하고 싶어도 메인 화면에 노출하려면 따로 프로모션 비용을 지불해 광고해야 하지만, 뭉클트립은 팀 구매 할인율이 높으면 자연스럽게 메인 화면에 노출된다.
 
그는 “저렴한 판매수수료 덕분에 프로모션 진행에 대한 부담감도 낮출 수가 있으며 평일과 비수기 공실의 문제를 해결해 주고, 쇼트폼 마케팅 등으로 홍보까지 해준다”면서 “실제로 판매도 잘되고 수수료율도 낮으니 뭉클트립에 직계약을 맺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지난해 11월 29일 첫선을 보인 뭉클트립 비즈니스는 호텔업계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비즈니스 모델만으로 앱 출시 전 40개의 특급호텔과 계약을 맺었고, 론칭 두달 만에 구두계약까지 포함해 80여 건의 계약을 진행 중이다.
 
김 대표는 “앱 론칭 한달 만에 월 매출 1억원을 달성했고 일일 방문자가 5000명에 육박하고 있다. 이 속도면 2월에는 월 방문자 수 10만명을 충분히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사업 초기 과정에서 우여곡절도 많았다. 김범수 대표는 “모든 호텔과 직접 계약을 맺는 구조다 보니 제휴 호텔을 늘리기 위해 발로 뛰어 다니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면서 “제휴 호텔 수를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숨은 진주 같은 호텔을 발굴해 판매하자는 것이 사업 모토다. 양질의 호텔을 발굴해 알리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전했다.
 
뭉클트립에서 단독 네고를 진행 중인 ‘마이다스 호텔&리조트’는 상품 오픈 2주 만에 예약 건수 100건을 돌파했다. 마이다스 호텔이 키캉스(키즈+바캉스) 호텔로 입소문이 나면서다. 또 뭉클트립은 마이다스 호텔의 네고 과정을 유튜브에 올리면서 고객들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뭉클트립 플랫폼 사진호톨룰루컴퍼니
뭉클트립 플랫폼. [사진=호톨룰루컴퍼니]
이외에도 뭉클트립은 관광 약자를 위한 여행 활성화에도 주목하고 있다. 김 대표는 “뭉클트립 론칭 전 ‘체크인 프리’라는 배리어 프리 숙소 예약 플랫폼을 운영했다. 숙소가 장애인 객실과 시설을 갖추고 있더라도 이를 전문적으로 소개하고 판매하는 플랫폼이 없어서, 예약은 물론 객실에 대한 정보조차 얻기 힘든 상황이었기 때문”이라며 “뭉클트립을 통해 관광 약자들도 편하게 객실을 확인하고 예약할 수 있도록 배리어 프리 객실을 전문적으로 큐레이션 해 예약의 편리성과 정보 접근성을 높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여행업계의 ‘파타고니아’가 되고 싶다. 파타고니아가 환경 개선을 위해 사업을 하는 것처럼 우리도 누구나 즐기는 숙박 앱을 만들기 위해 뭉클트립은 관광 약자를 먼저 배려할 예정”이라며 “가격의 장벽 해결과 정보의 장벽 해결, 심리적 장벽 해소라는 세 가지 요소를 모두 갖춘 배리어 프리 숙소 예약 플랫폼이 되는 것이 정체성이자 방향성이다”라고 했다.
 
뭉클트립의 숙소 정보를 보면 이 숙소의 배리어 프리 시설 및 서비스 정보를 반드시 표기하게 되어 있다. 또 로비 출입구나 장애인 객실 사진, 출입구 동선 등의 사진을 첨부할 수 있다.
 
이어 “이제 모바일로 쉽게 예약하는 예약의 편리성에 대한 부분은 해결된 것 같다. 이제는 고객이 결제하는 금액 대비 실제 누릴 수 있는 경험의 가치를 얼마나 잘 전달할 수 있고, 합리적인 금액으로 제공해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 더욱 중요해지는 시기가 온 것 같다”며 “그런 관점에서 뭉클트립은 숙소의 특장점 및 경험의 가치를 가장 잘 보여주면서 동시에 공동구매 특가로 가격 경쟁력까지 가져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호놀룰루컴퍼니는 올해 말까지 최대 10명의 소수 정예로 팀빌딩을 만드는 것으로 목표로 정했다. 현재 대표를 포함해 개발자, 영업담당자, 마케팅 담당자 등 총 4명으로 구성돼 있다. 4명의 인원이 뭉클트립 앱 출시 3개월 만에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 10만명 이상의 비즈니스를 구축한 셈이다.
 
마지막으로 김범수 대표는 “소수 정예가 모인 OTA 최강팀을 만들어 여행시장의 가격 문제를 해결하고 누구나 비용 걱정 없이 여행을 떠나고 싶을 땐 언제든지 떠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고 싶다”면서 “우리의 최종 목적은 각 지역의 매력적인 상품을 더 저렴한 금액으로 제공해 국내 내수 시장 활성화에 기여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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