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發 리스크 현실화] 목재·가구·장비 등 '후방산업' 직격탄…체불·근로자 이탈 '도미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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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서 기자
입력 2024-02-0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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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설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목재와 가구, 건설 장비 등 후방 산업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목재·나무업 BSI 악화는 건설 경기 부진이 예상보다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또 다른 후방 산업인 가구업 BSI 역시 지난해 6월 53에서 9월 44로 하락한 뒤 12월 59로 반등하는 듯했으나 지난달 38로 폭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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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목재·나무업, 가구업 BSI 제조업 평균 못미쳐

  • 하도급 구조에 3년 연속 건설업 임금체불액 증가

지난달 23일 태영건설의 작업자 임금체불 문제로 골조 공정이 중단된 서울 중랑구 상봉동 청년주택 개발사업 건설 현장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23일 태영건설의 작업자 임금체불 문제로 골조 공정이 중단된 서울 중랑구 상봉동 청년주택 개발사업 건설 현장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건설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목재와 가구, 건설 장비 등 후방 산업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건설 현장에서는 임금 체불이 급증하면서 일용직 근로자의 이탈도 가속화하는 모습이다. 국내 건설업 산업 사슬이 통째로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7일 한국은행의 업종별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 따르면 지난달 목재·나무업 BSI는 47을 기록했다. 지난해 9월 55, 12월 53 등으로 하락세가 뚜렷하다. 지난달 전산업 BSI 69, 제조업 BSI 71과 비교하면 목재·나무업의 업황 악화 수준을 짐작할 수 있다. 이달 BSI 전망치도 42에 그치는 등 반등 기미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BSI는 기업들이 느끼는 체감 경기를 나타내는 지표로 설문조사를 통해 산정된다. 100보다 낮으면 경기 악화를 예상하는 기업이, 100을 상회하면 경기 호전을 기대하는 기업이 더 많다는 의미다. 

건축 자재를 공급하는 목재·나무업은 건설업 관련 대표적인 후방 산업이다. 목재·나무업 BSI 악화는 건설 경기 부진이 예상보다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또 다른 후방 산업인 가구업 BSI 역시 지난해 6월 53에서 9월 44로 하락한 뒤 12월 59로 반등하는 듯했으나 지난달 38로 폭락했다. 이달 전망치도 45에 머물렀다. 지난해 말 태영건설이 워크아웃(기업 개선 작업)을 신청하면서 경기 개선 기대에 찬물을 끼얹은 영향이 크다. 

굴삭기와 불도저 등 건설·토목 공사용 기계장비가 포함된 지수도 부진하다. 기타 기계·장비업 BSI는 지난해 6월 78에서 9월 70, 12월 72, 올해 1월 70 등으로 약보합을 기록 중이다. 

비제조업 부문 중 건설업 BSI는 지난해 9월 68에서 12월 63으로 하락한 뒤 올해 1월에는 58로 더 떨어졌다. 이달 전망치도 56으로 상승 동력을 찾지 못하는 양상이다.

부동산 거래 중개 등 관련 서비스업을 지칭하는 부동산업 BSI도 지난해 9월 63, 12월 59에 이어 지난달 역시 59로 하락 추세다. 이달에는 61로 오를 전망이다. 개학을 앞두고 이사 수요가 증가하는 계절적 요인 때문이다. 
건설 근로자 임금체불액 급증…현장 이탈 가속화 
건설 현장 근로자들의 삶도 위태로워지고 있다. 고용노동부 통계를 보면 지난해 건설업 임금 체불액은 4363억원으로 전년 대비 49.2% 급증했다. 지난 2021년 2615억원을 기록한 뒤 3년 연속 증가세를 보이는 중이다. 준공 후에도 팔리지 않는 미분량 물량이 쌓이고 유동성 부족 현상도 지속되면서 제때 임금을 주기 어려워진 탓이다.

전체 산업의 임금 체불 사례 중 건설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 2020년 17.6%에서 2021년 19.4%, 2022년 21.7%, 지난해 24.4% 등으로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취업자 대비 건설 근로자 비중은 7.8% 수준. 건설업의 임금 체불 규모가 타 업종 대비 얼마나 높은지 짐작할 수 있는 수치다. 

부동산 거래 절벽 속에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공사비용 부담까지 가중돼 중소 건설사의 경영난은 악화일로다. 고금리 부담도 경영난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특히 하도급 체계가 공고한 건설업 특성상 하청 업체에 소속된 근로자들은 임금 체불 위험에 쉽게 노출될 수밖에 없다.  

건설업 종사자 증가세도 주춤하다. 사업체노동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건설업 종사자는 146만1000명으로 전년 대비 2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2021년과 2022년 각각 4만1000명과 7만1000명 증가한 것과 대비된다. 지난해 전체 근로자 증가율은 1.9%였던 데 반해 건설업은 0.1%에 불과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축 자재용 목재나 가구를 납품하는 도매상들이 줄도산하는 등 산업 사슬이 무너지고 있는 분위기"라며 "올해도 착공 건수가 전년 대비 감소하는 등 공급 축소가 예상돼 건설 경기 침체가 장기화할 조짐"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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