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中 공장 구조조정에…함께 중국 갔던 부품사들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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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가림 기자
입력 2024-01-1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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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지공장 둔 한국업체 141곳

  • 공장 통폐합·2교대 전환 등 생존 모색

  • 창저우 공장 매각땐 베이징 두곳 남아

  • 대부분 1차 협력사…버티기 어려울 듯

현대자동차그룹의 중국 공장 구조조정이 빨라지면서 현대차와 함께 중국에 진출한 부품사들의 위기도 심각해지고 있다. 부품사들은 현지공장의 생산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유럽과 한국으로 제품을 수출하거나 3교대에서 2교대로의 전환, 시간당 생산량 축소, 공장 통폐합 등 저마다의 생존전략을 모색하고 있지만 현대차 의존도가 워낙 높았던 터라 상황을 타개하기 녹록지 않다. 현대차가 창저우 공장까지 매각하면 부품사들의 생존 여력도 줄어들 것으로 우려된다. 

17일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에 따르면 중국에 공장을 둔 한국 자동차 부품업체 수는 141곳이다. 

이들 대부분은 현대차·기아에 부품을 납품하는 1차 협력사로 현대차그룹이 2002년 중국 진출 당시 함께 진출한 업체가 대부분이다. 사드 보복 여파로 현대차·기아 판매 점유율이 1%대로 쪼그라들면서 부품사들의 경영난도 심각해지고 있다. 

중국 현지에서 모듈과 운전석·섀시·프런트엔드, 에어백, 제동 부품을 공급하는 현대모비스의 중국 매출은 최근 7년 새 7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현대모비스는 중국 전역에 7개의 생산법인과 2개 부품 판매법인, 3개 연구거점을 운영 중이다. 사드 보복이 시작되기 전인 2016년에 5조를 넘었던 현대모비스의 베이징법인 매출은 지난해 3분기 8000억원대로 줄었고 순이익도 손실로 전환했다. 중국은 해외시장에서 미주 지역 다음으로 컸지만 전체 매출액에서 중국 비중은 같은 기간 28%에서 10% 내로 줄었다. 현대모비스는 완성차와 연계된 생산공장의 매각을 추진 중이지만 현재까지 결정된 사항은 없다. 

파워트레인·변속기·차량용 시트 등을 생산하는 현대위아와 현대트랜시스도 공장 통폐합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트랜시스는 2018년 지린법인의 지분을 정리했고 최근 중국 산둥 일조법인을 청산했다. 수동변속기 수요가 줄어들면서다. 시트를 생산하는 베이징법인의 분기손이익은 2016년 227억원에서 11억원으로 줄었다. 

공작기계·등속조인트와 엔진·소재를 생산하는 현대위아의 강소법인, 산둥법인은 순손실을 내고 있다. 중국 유일한 터보차저 법인은 최근 정리하고 국내에서만 생산하기로 결정했다. 회사는 중국 현지 완성차 업체 수주 확대 등을 포함해 다양한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의존도가 높은 편인 HL만도 상황도 마찬가지다. 베이징법인의 지난해 3분기 순이익은 2022년 대비 96% 줄었고 톈진과 닝보법인은 각각 70%, 47% 감소했다. 성우하이텍의 중국 매출은 최근 5년 사이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고 코오롱글로텍, 유라코퍼레이션, 서연이화 역시 가동률이 떨어지면서 공장을 정리하거나 지분을 매각했다. 

완성차와 계약을 맺으면 부품사는 승용 모델에 5~7년, 상용차에 10년간 부품을 공급한다. 중국 부품은 20~25% 저렴하고 기술력이 뛰어나 현지업체들의 장기계약에 낄 틈이 없다는 것이 업체들 토로다. 이에 중국에서 생산해 한국으로 역수입하는 곳도 나오고 있다. 또 유럽으로 수출하거나 3교대에서 2교대로 전환하는 등 생존 전략을 모색하고 있지만 공장을 헐값에 매각해 한국으로 돌아온 기업이 상당수다. 

현대차그룹이 충칭 공장에 이어 창저우 공장까지 팔게 되면 부품사들의 생존 선택지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창저우 공장이 매각되면 베이징 2공장(연산 30만대)과 3공장(연산 45만대)만 남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전기차의 부품 내재화에 나서면서 다시 현대차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며 "핵심 제품을 미래차 중심으로 전환하지 않는다면 위기 상황이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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