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尹의 자본시장 속 포퓰리즘 어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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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우 기자
입력 2024-01-15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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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증권가 사진유대길 기자
여의도 증권가 [사진=유대길 기자]

윤석열 정부가 자본시장에서 여러 정책을 뜯어고치며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공매도 금지와 함께 주식양도세 기준을 완화했고, 올해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를 폐지하겠다고 선언했다.
 
당초 2020년 금투세 법안이 통과돼 지난해 시행될 예정이었지만 윤 정부가 들어서며 2년을 유예시켜 시행일을 2025년까지 늦췄다. 그러다 지난 2일 윤 대통령은 ‘2024년도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에 참석해 ‘금투세 폐지’를 공식화한 것이다.
 
금투세는 주식·채권·펀드·파생상품 등 금융투자와 관련해 발생한 양도소득에 대한 세금을 가리킨다. 금투세는 투자수익이 5000만원을 초과할 경우 수익금액 대비 20%, 3억원을 초과할 경우 25%의 세금을 내야한다. 2022년 말 기준 국내 주식 투자자 1440만명 중 1.04%(15만명)가 해당된다.
 
얼마 전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참석해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에도 담긴 금투세 폐지 등 경제 철학은 부자감세가 아니라 1400만 투자자 감세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금투세 폐지로 전체 투자자 중 1% 정도만 혜택을 받는 것을 두고, 증권 거래세 폐지가 전체 투자자를 위한 실질적 감세정책이 아니냐고 반박했다.
 
결국 금투세 폐지를 놓고 여야의 날선 공방은 현재 진행형이다.
 
금투세 폐지 논란이 식기도 전에 윤 대통령은 금융당국의 유권해석과 달리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해 시장의 영향을 고려해 폭넒게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비트코인 현물 ETF에 대해 국내 증권사가 중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금융위원회는 자본시장법에서 정의하는 기초자산에 가상자산이 포함되지 않는다는 근거를 내놨다.
 
자본시장법 제4조 제10항에서는 기초자산에 대해 금융투자상품, 통화(외국통화 포함), 일반상품(농산물·축산물·수산물·임산물·광산물·에너지에 속하거나 해당 물품을 원료로 제조 및 가공한 물품 등), 신용위험(당사자 또는 제3자의 신용등급의 변동, 파산 또는 채무재조정 등으로 인한 신용의 변동), 그 밖에 자연적·환경적·경제적 현상 등에 속하는 위험으로부터 합리적이고 적정한 방법에 의해 가격·이자율·지표·단위 산출 및 평가가 가능한 것이라고 규정한다.
 
당국은 자본시장법으로 봤을 때 가상자산은 기초자산 자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해석한 셈이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직접 나선 만큼 기존 입장이 번복될 가능성도 아예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문제는 윤 대통령이 자본시장을 개선시키겠다며 계속해서 내놓는 정책이 설익었다는 느낌을 지우기 힘들다. 기존 정책을 뜯어고치겠다고 하지만 명확한 방향성과 대책이 없다. 결국 4월 총선을 의식한 선심성 ‘표(票)퓰리즘 정책’에 그친다는 지적도 여기서 나온다.
 
자본시장과 관련된 정책은 민생과도 직결되기 때문에 표심을 얻기 위한 정쟁에서 늘 ‘뜨거운 감자’다. 어설픈 독단은 뜨거운 감자를 으깨지게 만들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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