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건설사 개발사업] "무리했다간 위기 '부메랑'... 사업 연기에 미분양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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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새롬 기자
입력 2024-01-1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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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구 성수동 한 건설공사 현장 사진박새롬 기자
성동구 성수동 한 건설공사 현장 [사진=박새롬 기자]

부동산 활황기에 무리하게 자체개발사업을 확장한 건설사들이 위기를 맞으면서 업계에서는 향후 PF 자금경색 위기가 더욱 짙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태영건설이 우여곡절 끝에 워크아웃에 돌입하게 돼 최악의 상황을 넘겼지만, 건설업계 전반에 드리운 PF 부실 리스크는 여전한 상황이다.

부동산 활황기에 무리하게 추진했다가 사업성 악화로 자금 상환이 어려워진 개발사업 현장들이 곳곳에 남아 부담을 가중시키고, 고금리 기조 또한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지난해 말 기준 국내 부동산 PF 대출 잔액 130조원 가운데 71조원이 부실화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구체적으로 브리지론 30조원 가운데 70%인 21조원, 본PF 100조원 가운데 절반인 50조원의 부실 가능성이 제기됐다. 

김정주 건산연 연구위원은 최근 발간 보고서를 통해 "일부에서 지금의 위기를 몇몇 건설사가 겪고 있는 국지적인 문제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지만, 이는 지난 활황기 중 부동산시장으로 과도하게 유입된 경기 침체로 단기회수가 불가능해져서 발생하고 있는 것”이라며 “공사비 인상으로 인해 건설사 상당수가 책임준공의무 이행에 따른 자금지출, 신규 수주 곤란에 따른 현금유입 부족으로 유동성 부족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업계에서는 자체개발사업 비중을 키울수록 경기가 좋을 때는 수익을 높일 수 있지만, 경기 침체가 지속될 경우 미분양 우려로 대출금 상환에 실패해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지난 2021년 3분기에 태영건설의 자체공사(개발) 매출은 1조3710억원으로 건설사업부문 전체 매출(2조7517억원)의 절반에 육박했지만, 지난해 3분기에는 그 비중이 26%(전체 2조3891억원 중 6318억원)로 크게 낮아졌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호황기에도 추후 사업성을 고려해 선별적으로 개발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형 건설사들은 한 해 분양물량의 10~20% 정도만 자체 사업으로 가져가는데, 수익성이 좋은 만큼 위험도가 크기 때문"이라며 "태영건설은 매년 부동산 개발 자회사를 통해 자체사업 의존도를 높이다가 시장이 침체되면서 수익성에도 영향을 받게 됐다”고 분석했다. 

PF 대출 부실 우려가 높아지면서 건설사들의 신규 개발사업 자금 조달과 기존 개발사업 추진도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개발사업의 수익성이 낮아지며 본PF 진행을 위한 대주단 확보가 어려워지고, 특히 미분양 우려가 큰 비아파트, 지방 부동산개발사업은 본PF 상환 이슈가 부각되며 자금조달이 어려워지는 분위기다.

전지훈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은 "금융시장 내에서 건설 및 부동산 PF 관련 업종에 대한 기피 현상이 심화함에 따라 건설사들의 경우 당분간 신규 자금 조달과 기존 차입금 등의 차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김승준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토지 매입단계에서 조달되는 브리지론의 이자 비용이 쌓임에 따라 회생가능성이 낮은 PF 사업장부터 경공매로 넘어갈 수 있다"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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