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현물 ETF, 금융 리스크 확산 우려도…주의 목소리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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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원 국제경제팀 팀장
입력 2024-01-11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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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트코인, 악명 높은 가격 변동성과 사기 및 시세 조정 행위에 취약

  • 일반 투자자들 광범위한 피해 확산 우려 제기

  • 당분간 신중한 자세 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작년 가상화폐 사기 혐의 등으로 맨해튼 연방 법원에 출두한 가상화폐 거래소 FTX의 창업자 샘 뱅크먼 프리드사진AP연합뉴스
작년 가상화폐 사기 혐의 등으로 맨해튼 연방 법원에 출두한 가상화폐 거래소 FTX의 창업자 샘 뱅크먼 프리드[사진=AP·연합뉴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한 가운데 지난 1년 이상 '크립토 윈터(가상화폐 침체기)'를 보내온 가상화폐업계는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비트코인 접근 가능성이 쉬워진 만큼 비트코인의 높은 변동성과 사기 및 시세 조종 행위에 대한 취약성으로 인해 금융 리스크가 사회 전반적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가상화폐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글로벌 신용평가기관 무디스 산하 리스크 분석 전문업체인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야니스 지오카스 선임 기술 임원은 SEC의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이 가상화폐의 제도화 및 대중 접근성 향상을 위한 중대한 진전이라면서도 그 위험성에 대해서 지적했다.

그는 "비트코인의 악명높은 가격 변동성과 스테이블코인 및 기타 가상화폐 대비 가치 변동이 큰 점으로 인해 일반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익숙치 못한 종류의 투자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2021년 말 5만 달러 수준이었던 비트코인 가격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광폭 금리 인상과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중 하나인 FTX 파산 등이 겹쳤던 2022년 말에는 1만6000달러 수준까지 떨어지며 1년 새 70% 가까이 급락했다.

이후 작년에는 연준 금리 인상 종료 기대감과 SEC의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기대감 등에 힘입어 4만3000달러를 돌파한 가운데 150% 이상 급등했다.

미국증시 대표 주가지수인 스탠다드 앤 푸어스(S&P)500이 2022년과 2023년에 각각 19% 하락, 24% 상승했던 것을 감안하면 비트코인의 변동성은 가히 엄청난 수준이다. 이는 곧 투자자들의 재무 상태로도 직결되고,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으로 인해 투자자 저변이 넓어질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가격 변동성 리스크가 미치는 범위 또한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뿐만 아니라 샘 뱅크먼 프리드의 FTX 파산을 비롯해 루나 사태 등 가상화폐업계에서 빈번히 발생했던 대형 스캠(신용 사기) 등 각종 사기 및 시세 조종 행위 등도 리스크를 더하는 요인이다.

이날 SEC의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에 반대한 민주당측 SEC 위원인 캐롤라인 크렌쇼는 비트코인 가격 변동성 및 사기 등에 따른 일반 가정의 피해 가능성을 우려했다.

그는 "나는 오늘 결정에 심히 우려한다"며 "이러한 (비트코인 현물 ETF) 상품들이 시장에 물밀듯이 몰려와서, 현물 비트코인 시장에서 횡행하는 모습을 보였던 사기 및 시세 조종 등에 대비한 저축 여력이 가장 낮은 미국 가계의 연금 계좌에 고스란히 들어앉아 ETP(상장지수상품)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한다"고 말했다.

비트코인 현물 ETF에 투자한 연금 계좌 등이 비트코인 가격 급락 등에 마주칠 경우, 가계 소득 및 생활 기반에 타격이 가해지면서 사회 전반의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반 가상화폐 성향의 비정부단체(NGO) '베터마켓(Better Markets)'의 데니스 켈러허 최고경영자(CEO) 역시 지난 주 SEC에 보낸 공동 서신을 통해 "만일 SEC가 계류 중인 (비트코인 현물 ETF) 규정 변경을 승인한다면 이는 투자자들의 거의 확실한 대대적 손실로 이어지는 역사적 실수, 그게 아니라도 중대한 실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비트코인 시장에서 엄청나고 끊임없이 이어지는 사기 및 시세 조종 행위들은 이러한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할 경우, 그 투자자들이 SEC가 막기 위해 존재하는 바로 그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작년 연방항소법원이 SEC에 그레이스케일의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기각을 재검토하라는 판결을 내린 이후 이날 다시 ETF를 승인하게 된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 역시 "오늘 우리가 일부 비트코인 현물 ETP의 상장 및 거래를 승인하지만 이는 우리가 비트코인을 승인 및 수용한 것은 아니다"라며 "투자자들은 비트코인 및 가치가 가상화폐에 연계된 상품과 관련된 수많은 리스크에 계속 조심해야 할 것"이라고 주의를 촉구했다.

따라서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에 대한 가상화폐업계의 환호성에 비례해 그에 대한 리스크에도 충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금융서비스업체 모닝스타의 연구원 매건 아가왈은 작년 비트코인 현물 ETF의 버블 위험성을 경고하며 "개인 투자자들은 이 상품들이 분명한 수익률은 물론이고, 세상에 모습을 드러낼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추진력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 우선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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