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대한민국 AI 혁신의 해] ① K-AI 스타트업 300개…'돈줄' 여의주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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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일용 기자
입력 2024-01-01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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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어모델 혁신 성과 이어간다

  • 글로벌 민간투자액 美·中·英 등 상위권…한국은 10위권 밖

  • 정부 직접투자 외 벤처캐피털 등 지속적 투자 유인정책 시급

  • 맞춤형 생성 AI 정부·기관 도입 원년…수익 확보 절호의 기회

[편집자 주] 국제 학술지 네이처가 2023년 올해의 인물로 '챗GPT'를 선정할 만큼 지난해 생성 인공지능(AI)에 관한 열풍은 뜨거웠다. 2024년은 이런 생성 AI가 사회와 기업 경영 전반에 적용되며, 우리 삶을 바꾸는 본격적인 한 해가 될 전망이다.

변화하는 시대에 앞서가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MS)·구글·아마존 등 빅테크는 생성 AI를 미래 먹거리로 정하고 관련 기술·인프라 확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선 생성 AI 시대 변화를 이끄는 것은 빅테크가 아니라 오픈AI·앤트로픽·스태빌리티AI·미스트럴AI 등 AI 스타트업들이라고 평가한다. 실제 빅테크는 AI 스타트업이 혁신을 주도할 수 있도록 자본을 투자하고, AI 실행에 필요한 인프라를 지원하는 후원자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이렇게 혁신적인 AI 스타트업이 있다. 업스테이지·스캐터랩·뤼튼 등 많은 국내 AI 스타트업이 전 세계에서 인정받는 성과를 내며 한국 AI 산업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아주경제는 총 5회에 걸쳐 국내 AI 스타트업 혁신을 조망하고, 향후 발전 방향을 제시한다. 

 
사진아주경제DB
[사진=아주경제DB]
1일 한국인공지능협회가 발간한 '코리아 AI 스타트업 2023년도 기업편람'을 보면 AI 스타트업 총 309개가 협회에 등록하고 국내외 AI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협회 등록을 따로 하지 않거나 사업 주 무대가 해외 등이어서 집계되지 않은 기업을 포함하면 실제 국내 AI 스타트업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예측된다.

사업 분야도 다양하다. 정보통신(ICT)·금융·보안·국방·제조·유통 등 전통적인 산업부터 콘텐츠 생성·자율주행 등 미래 산업까지 총 28개 산업 분야에서 AI를 활용한 디지털 전환을 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생성 AI 기술 분야에서 스타트업 약진이 두드러졌다는 게 업계 평가다.
 
300개 넘는 K-AI 스타트업···민간 투자 부족 아쉬워

국내 스타트업들이 보유한 생성 AI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SK텔레콤(SKT)·KT 등 국내 주요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 잇달아 생성 AI 스타트업에 투자를 단행했다.

SKT는 감성 AI 공동 개발을 위해 지난해 4월 생성 AI 챗봇 '이루다'를 개발한 스캐터랩에 150억원 투자를 단행했다. 이어 같은 해 8월 AI콜센터(AICC) 사업 강화를 위해 페르소나에이아이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며 3대 주주가 됐다. KT는 지난해 9월 업스테이지와 콴다에 각각 100억원을 투자하며 AI 스타트업과 협력을 강화했다. 특히 SKT와 LG CNS는 미국 AI 스타트업인 앤트로픽에도 대규모 투자를 하며 AI 모델 다각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주요 ICT 기업의 투자 행보에도 국내 AI 스타트업은 연구개발(R&D)에 필요한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 AI 스타트업에 대한 민간(기업·벤처캐피털) 투자가 미국·중국 등 AI 선진국과 비교해 매우 부족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비주얼캐피털리스트에 따르면 AI 스타트업에 대한 지난 10년간(2013~2022년) 민간 투자액은 미국(2490억 달러·약 324조원), 중국(950억 달러·약 123조원), 영국(180억 달러·약 23조원), 이스라엘(110억 달러·약 14조원), 캐나다(90억 달러·약 11조원) 순이다.

이어 프랑스, 인도, 일본, 독일, 싱가포르가 민간 투자액 5~10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10위권 밖으로 집계돼 AI 스타트업에 대한 민간 투자가 주요 국가와 비교해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 AI 생태계 근간이 되는 AI 스타트업들이 사실상 정부 투자에 기대어 버티고 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스타트업 업계에선 "자체 AI 기술이 있어도 투자를 받지 못하면 성장이 어렵다"며 "AI 스타트업으로선 사업 모델을 확보하기 전까지 기술을 믿고 지속해서 투자할 파트너를 찾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고성능 AI 모델을 개발하려면 우수한 R&D 인재 확보를 위한 인건비뿐 아니라 AI 모델 학습·추론을 위해 막대한 하드웨어 인프라를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2024년에는 정부가 직접 지원뿐 아니라 국내외 기업과 벤처캐피털이 국내 AI 스타트업에 지속해서 투자하도록 훨씬 다양한 유인 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프라이빗AI 확대로 수익성↑···핵심 기술 확보 총력

AI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주요 AI 스타트업은 기업과 정부 기관이 '프라이빗 AI'를 업무에 본격적으로 도입하는 것을 수익성 확보를 위한 절호의 기회로 여기고 있다. 프라이빗 AI란 특정 기업 주도로 또는 특정 기업을 위해 구축해 해당 기업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생성 AI를 말한다.

이에 AI 스타트업들은 △AI 모델 성능 강화 △AI 모델 경량화(압축) △AI 운영비 절감 △기업을 위한 검색 증강 생성(RAG) 등 네 가지 핵심 기술 확보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AI 모델 성능 강화는 오픈AI가 내놓은 'GPT 시리즈'뿐 아니라 메타 '라마', 앤트로픽 '클로드', 스테이블AI '스테이블 디퓨전', 미스트럴AI '믹스트럴' 등 전 세계 클라우드·오픈소스 기반 AI 모델과 대등하거나 넘어서는 성능을 갖추는 게 목표다.

업스테이지가 지난해 9월 공개한 자체 개발 AI 모델 '솔라'는 AI 모델 공유 플랫폼 허깅페이스의 오픈소스 AI 분야 성능 벤치마킹에서 라마2와 믹스트럴을 제치고 전 세계 1위에 등극하는 성과를 냈다. 해외에서도 이러한 국내 AI 스타트업의 성과에 주목하고 있다. 솔라를 AI 모델 플랫폼의 주요 초거대언어모델(LLM)로 등록하거나 솔라를 독일어 등에 맞춰 파인튜닝(미세조정)한 파생 LLM이 속속 등장하는 게 그 증거다.

AI 모델 압축도 국내 AI 스타트업들이 심혈을 기울이는 분야다. AI 서비스 성능을 유지하면서 운영비를 절감할 수 있는 핵심 기술이기 때문이다. 오픈AI도 GPT-4 공개 이후 AI 모델 성능 강화보다 모델 압축에 주력하고 있다.

AI 모델을 최적화하는 모델 압축과 달리 AI 운영비 절감은 AI 운영에 필요한 하드웨어(AI 반도체 서버)를 효과적으로 관리함으로써 서비스 비용을 줄이는 방법론이다. 예를 들어 스캐터랩은 아마존웹서비스(AWS)·MS 애저·구글클라우드·KT클라우드 등 국내외 다양한 클라우드의 AI 반도체 서버를 사용해 본 경험을 바탕으로 AI 모델 학습·추론 비용을 절감하는 최적의 방안을 만들어서 다른 스타트업과 공유하기도 했다.

국내 주요 AI 스타트업이 핵심 과제로 여기고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인 검색 증강 생성은 기업이 생성 AI를 업무에 도입하는 데 가장 큰 난관으로 꼽히는 할루시네이션(환각)을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이다. 할루시네이션이란 AI가 주어진 데이터나 맥락에 근거하지 않은 잘못된 정보나 허위 정보를 생성하는 것을 말한다.

검색 증강 생성은 생성 AI가 답변을 생성하기에 앞서 기업 내부 데이터에서 정보를 우선 검색한 후 이를 바탕으로 답변을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엄선한 데이터를 토대로 정보를 압축·가공하는 만큼 AI가 잘못된 답변을 할 가능성이 크게 줄어든다. 정부가 공무원 업무 효율화를 위해 올해 도입하는 '행정업무용 AI'에도 검색 증강 생성이 쓰인다.

아울러 국내 AI 스타트업의 유연하고 자유로운 AI 모델 상용 라이선스 정책은 오픈AI·메타 등 까다로운 상업 라이선스 때문에 AI 서비스 개발·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에 해결사 노릇을 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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