훼손되지 않은 뉴질랜드 자연 닮은 다채로움...이광호 개인전 'BLOW-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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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민 기자
입력 2023-12-1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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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제갤러리 K1서 1월 28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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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호 작가 개인전 ‘BLOW-UP’ 전시 전경 [사진=국제갤러리]
 
여행은 낯선 풍경으로 감각을 깨운다. 예술가의 감각은 더욱 예민하게 움직인다.

훼손되지 않은 풍경을 좋아하는 이광호 작가는 2017년 가족과 함께 뉴질랜드를 찾았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인 피오르드랜드 국립공원에 있는 등산로인 ‘케플러 트랙’을 1시간 정도 올라가다 우연히 작은 습지를 발견했다. 가족 사진과 함께 스케치 연습용으로 몇 장을 찍었을 뿐 큰 감흥은 없었다.

한국으로 돌아와 확대한 사진은 그의 감정을 폭발시켰다. 뒤엉킨 수풀, 수변에 비치는 구름, 시시각각 변하는 하늘은 너무도 흥미로웠다.

이광호 작가의 개인전 ‘BLOW-UP’이 지난 14일 서울 종로구 국제갤러리에서 개막했다. 2014년 이후 9년 만에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는 K1 두 개의 공간에서 한국의 대표적 사실주의 화가로 불리는 작가의 신작 65여 점을 선보인다.

14일 전시를 앞두고 이광호 작가는 기자간담회에서 “하나의 사진 이미지를 다채롭게 보여주고 싶었다”며 구성상의 의도를 설명했다.

이 작가는 다채로움을 위해 확대를 선택했다. 작은 사진 한 장은 K1 안쪽 전시 공간을 가득 채우는 대규모 풍경 회화로 커졌다.

세로·가로가 90·81㎝인 직사각형 그림 59점이 12m 폭이 넘는 벽에 빽빽하게 걸려있다. 맨 윗줄 12번째 그림이 있어야 할 자리가 비어있는데, 그 그림은 반대편 벽에 걸려있다. 이 작품을 통해 한 번 더 확장이 이뤄진다.

이 작가는 “습지는 수평적 공간이다. 하늘이 보이지 않는다. 그림 하나를 떼어내니 공간이 확장됐다”고 설명했다.
사진국제갤러리
이광호 작가 [사진=국제갤러리]

그의 확장은 이번 전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계속된다. 실험하고 또 실험했다. 동대문에서 생천을 직접 사 캔버스 천을 직접 제작하고, 다양한 바탕칠을 실험하면서 물감의 흡수력을 조절했다.

또한 촉각적 감각을 가시화하기 위해 다양한 붓질의 연구를 병행했다. 투명한 깊이감과 색채 표현을 위한 글레이징이나 고무붓을 활용한 임파스토, 밀랍에 안료를 섞은 후 불에 달구어 화면에 고착시키는 고대 이집트의 엔코스틱(encaustic) 기법이 그 예다.

이 작가는 “바탕면은 육수와 같다”며 “화면에 반응하며 그렸다. 그림 하나하나가 다른 호흡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곽석 변화도 눈에 띈다. ‘선인장 시리즈’의 윤곽이 분명했던 반면, 이번 작품의 윤곽은 비오는 날 안개처럼 흐리다. 이 작가는 “윤곽 묘사를 실험하고 싶었다. 나이가 들어 흐려진 것도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전시는 1월 28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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