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매체와 함께하는 쉬운 우리말 쓰기' 폐지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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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민 기자
입력 2023-12-1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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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에서 접하게 되는 말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세계화 흐름 속에 외국어 유입이 점점 늘고, 그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외국어 같은 어려운 말을 사용하면 그 맥락과 단락을 이해하지 못하고 필수적인 정보를 알지 못하게 된다. 정보화 시대에 오히려 정보 소외가 더욱 커지는 것이다. ‘쉬운 우리말 쓰기’가 꼭 필요한 이유다.
 
‘쉬운 우리말 쓰기’는 몇몇 단체가 아닌 사회 전체가 함께할 때 효과가 있다. 언론도 그중 하나다. 대중이 언론을 통해서 많은 정보를 얻기 때문에, 언론이 쉬운 우리말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단법인 국어문화원연합회에서는 ‘매체와 함께하는 쉬운 우리말 쓰기’ 사업을 통해, 공공언어를 만들고 사용하는 언론사·유튜버와 함께 쉬운 우리말 홍보기사와 영상을 만들고 있다. 2021년 처음 시작된 이 사업은 올해까지 3년간 진행됐다.
 
우리말 쓰기를 하면서 나부터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기사에 습관적으로 썼던 홈페이지가 지금은 매우 어색하게 느껴진다. 누리집이라고 바로 쓴다. 심포지엄 같은 외국어를 치면 대체할 수 있는 쉬운 우리말을 알려주는 한글문화연대의 ‘쉬운 우리말을 쓰자’ 누리집도 하루에 몇 번씩 자주 들어간다.
 
지하철 역사에 가면 자동 심장충격기라 쓰여 있는지 아직도 자동제세동기라고 쓰여 있는지를 확인하는 버릇도 생겼다. 자동 심장충격기처럼 순간적으로 봤을 때 바로 이해할 수 있는 쉬운 우리말은 중요하다. 찰나에 벌어지는 사고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각 언론은 ‘쉬운 우리말’과 관련된 다양한 기사를 취재하고 작성했다. 국어문화원연합회 누리집에 가면 수많은 언론에서 쓴 우리말 기획 기사를 한꺼번에 볼 수 있다. 언론이 한글문화연대, 세종국어문화원 등 다양한 한글 단체와 협업하고, 교류한 점도 큰 성과 중 하나다.
 
이처럼 언론을 비롯한 사회 전체가 ‘쉬운 우리말’ 사용을 위해 노력하는 이유는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공공언어는 생명·안전·보건·복지 등을 다루는 말이다. 특히나 안전과 생명에 관한 말은 알아들을 수 있게 보장해 줘야 한다. 자동제세동기 대신 자동 심장충격기, 스크린 도어 대신 안전문을 사용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매체와 함께하는 쉬운 우리말 쓰기’ 사업은 최근 예산이 전액 삭감돼 폐지됐다. 김덕호 국어문화원연합회 회장은 “쉬운 우리말 쓰기의 대국민 홍보 효과가 높았던 만큼 이런 운동의 맥이 끊어진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많다”고 말했다.
 
국어문화원연합회는 2021년 10월 현대경제연구원에 의뢰해 어려운 공공언어 개선의 ‘공익적 가치’를 화폐 단위로 추정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공공언어를 쉬운 우리말로 바꾸면 연간 3375억원의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는 공익적 효과가 나타난다는 결과였다. 말의 가치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크다.
 
사진아주경제DB
전성민 기자 [사진=아주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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