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4분기 채권 1조원 순매도세 전환…당국 매입 요구 이어질까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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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상현 기자
입력 2023-12-10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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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9월까지 8개월간 순매수세 이어졌는데

  • 10월부터 9137억원 어치 순매도

  • 올 4분기 1조원 자본성증권 상환 영향

  • 내년 상환 규모 2조원…순매도세 가능성↑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8개월 연속 채권 순매수세를 이어가던 보험사들이 4분기 들어 1조원가량의 채권을 내다팔며 순매도세로 돌아섰다. 4분기 1조원가량의 자본성증권 조기상환권(콜옵션) 만기가 도래해 현금조달을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보험권이 내년에도 2조원가량의 자본성증권 콜옵션 만기 등을 앞두고 있어 순매도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상생금융 등 금융권의 역할론이 커지는 상황 속 그간 보험업계에 채권 매입 등 기관투자자로서 역할을 당부해 온 금융당국이 해당 행보에 제동을 걸 가능성도 제기된다.

10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국내 보험사들이 올해 4분기 들어 9137억원어치의 채권을 순매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월부터 9월까지 모두 순매수 흐름을 이어왔지만 4분기 순매도로 다시 전환한 것이다. 순매도는 채권 매수량보다 매도량이 더 많은 것으로, 보험사들이 채권을 시장에 내다팔아 자금을 확보했다는 얘기다. 올해 월별로 보면 보험사들은 △2월 1조8859억원 △3월 5098억원 △4월 2조9884억원 △5월 3조2278억원 △6월 2조9991억원 △7월 2조5682억원 △8월 2조2416억원 △9월 2조360억원을 순매수했다. 그러나 지난 10월부터 930억원, 11월 6531억원, 이달(7일 기준) 1676억원을 순매도했다.  

보험사들은 통상 고객들에게서 받은 보험료로 채권을 매수해 자금을 굴리는 만큼, 채권을 내다파는 순매도 흐름이 이어질 경우 유동성 우려가 커진다. 보험업계는 올 4분기 자본성증권 조기·만기 상환액 규모가 1조원가량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자금확보를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다. 

일각에선 이 같은 매도세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내년 자본성증권 조기·만기 상환액 규모가 2조원가량으로 추산되고 있어서다. 한국기업평가는 올해 4분기 보험권에서 조기상환권 만기가 도래하는 자본성증권 물량은 1조원, 내년 상반기 6790억원, 내년 하반기 1조3300억원으로 추산했다. 

다만 보험권의 이 같은 순매도세가 이어질 경우 당국에 '눈엣가시'로 비칠까 우려하는 분위기도 포착된다. 올 초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당시 보험권의 채권 매도세가 이어지자 '보험업계 CEO 간담회'에서 채권 매입 등 시장의 기관투자자 역할을 다해 달라고 촉구했다. 보험사들은 지난해 하반기 레고랜드 사태로 금융권 채권시장이 술렁이자 같은 해 9월부터 채권을 내다팔며 현금 확보에 주력했다. 실제 지난해 12월(1조2363억원 순매수)을 제외하고 △지난해 9월 6317억원 △10월 2조2319억원 △11월 3조5534억원 △올해 1월 3조4918억원의 순매도가 이뤄진 바 있다. 

보험권 관계자는 "최근 금융권에 사회 환원 요구가 이어지는 상황 속 채권 매도세가 지속될 경우 당국이 기관투자자 역할을 다시금 요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자금조달 수단이 타 금융권 대비 많지 않은 보험권으로서는 채권 매도가 막힐 경우 신속한 자금조달이 이뤄지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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