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기업 체감경기 제자리…내수 부진 속 수출기업 "반등 기대"

29일 11월 기업경기실사지수 및 경제심리지수 발표

반도체 관련 이미지[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내 기업들의 11월 체감경기가 전월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제조업의 경우 반도체 등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향후 경기가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일부 드러냈으나 내수기업들은 고물가 속 소비 부진 등 여파로 다음달까지 업황이 개선되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커 업종 간 시각차가 뚜렷했다.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11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 따르면 이달 전산업 업황 BSI는 전월과 동일한 70을 기록했다. 전산업의 다음달 업황전망BSI도 69로 두 달 연속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해당 지표가 100을 웃돌면 업황이 좋다고 응답한 기업이 더 많다는 뜻이고 100을 밑돌면 업황이 나쁘다고 답한 기업이 더 많았음을 의미한다. BSI 장기평균치가 77인 점을 감안하면 다음달까지 기업 경기 개선이 요원하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업종 별로는 이달 제조업 업황 BSI가 전월 대비 1포인트 오른 70으로 집계됐다. 국내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 가격 회복과 수요증가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전자·영상·통신장비가 13포인트 올랐고, 전기장비도 리튬 등 원자재가격 하락으로 채산성이 개선돼 전월보다 8포인트 상승했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75)이 전월 대비 2포인트 상승한 반면 중소기업(64)은 전월과 동일한 수준에 머물렀다. 기업 형태별로 보면 수출기업(75)이 6포인트 개선됐고 내수기업(68)은 1포인트 뒷걸음질 쳤다. 

이번 조사에서 제조업체들은 주요 경영애로사항으로 '불확실한 경제상황'(22.2%)을 꼽았다. 그 뒤를 이어 내수부진(18.9%), 수출부진(11.6%) 등이 거론됐다. 지난달 13% 가량이 선택해 3위권을 기록했던 원자재가격 상승 이슈에 대한 경영애로 응답률(9.4%)은 이달들어 눈에 띄게 감소해 6위권으로 밀렸다. 

제조업체들은 다음달 업황에 대해서도 소폭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1차금속(10포인트 하락)과 기계·장비(9포인트 하락), 자동차(9포인트 하락) 업종을 중심으로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높았다. 

11월 서비스 등 비제조업 기업들의 체감경기지수(69) 역시 한 달 만에 2포인트 하락했다. 비제조업 가운데선 도소매업이 경기 둔화로 인한 내수 약화와 수요 감소로 5포인트 낮아졌고 건설업 역시 원자재 가격 상승과 수주 감소로 인한 실적 악화 여파로 인해 전월 대비 3포인트 하락했다. 전기·가스·증기도 연료비 가격 상승과 온화한 날씨 영향으로 5포인트 낮아졌다. 

비제조업 역시 제조업과 마찬가지로 가장 큰 경영애로점으로 불확실한 경제상황(19.8%)이 꼽혔다. 이어 내수부진(18.4%)이 불확실성을 바짝 따라붙었고 인력난·인건비(15.8%)가 그 뒤를 이었다. 해당 기업들은 연말인 12월 업황에 대해서는 정보통신업(10포인트 상승)과 전문, 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4포인트 상승)을 중심으로 소폭 개선(2포인트 상승)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BSI에 소비자동향지수를 더해 산출한 이달 경제심리지수(ESI)는 한 달새 0.6포인트 하락한 91.2를 나타냈다. ESI는 2003년 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장기평균치 100을 기준으로 이를 밑돌면 기업, 가계 등 민간 경제주체들의 경제심리가 과거보다 나빠진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