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 대신 '변화' 택한 LG...'구광모 시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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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연 기자
입력 2023-11-22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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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LG회장
구광모 LG회장[사진=아주경제 DB]

내년에 취임 6년차를 맞는 구광모 LG 회장이 LG에너지솔루션 새 수장에 '젊은 피' 김동명 사장을 선임하며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예고했다. 고 구본무 회장에서 구광모 회장으로 넘어가는 과도기 체제에서 2인자로 머물며 그룹의 안정적인 순항을 도운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은 후배들을 위해 용퇴한다. 권 부회장 후임으로 선택될 '구광모의 남자'에 따라 향후 구 회장의 경영 행보를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과 LG화학 인사를 시작으로 23일에는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유플러스, 24일에는 LG전자 등이 차례로 이사회를 열고 인사를 확정한다. 이번 인사는 구광모 회장의 7번째 인사로 세대교체와 그룹 안정에 방점이 찍힐 전망이다. 권 부회장의 퇴진과 새로운 부회장단 구성으로 계열사 인사폭이 커지면서 구광모 시대의 새로운 서막이 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LG그룹 6인의 부회장단은 2018년 구광모 회장 취임 당시 3인 체제로 개편된 뒤 이날 권영수 부회장의 사퇴로 권봉석 LG 부회장과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2인 체제로 남게 됐다. 1979년 LG와 연을 맺은 권 부회장은 과거 LG그룹 6명의 부회장단 가운데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고 구본무 회장의 복심이다. 권 부회장에 앞서 2005년부터 LG생활건강을 이끌던 '최장수 CEO' 차석용 부회장도 지난해 후배들을 위해 물러났다.
 
권봉석 부회장과 신학철 부회장은 구광모 취임 첫해부터 호흡을 맞춰온 만큼 유임 가능성이 높다. 3M출신인 신 부회장은 구광모 회장이 직접 외부에서 영입한 인물로, LG화학 최초로 순혈 중심주의를 깬 전문경영인이다. 권봉석 부회장 역시 구광모 회장 취임 당시 LG전자 대표로 발탁돼 주목받은 인물로 구광모 회장의 보좌역을 충실히 해내며 체제 안정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물러난 권영수 부회장을 대신해 그룹을 이끌 리더로 꾸준히 거론되는 인물은 조주완 LG전자 사장, 정철동 LG이노텍 사장 등이다. 조주완 사장은 동성고와 부산대 기계공학과를 나와 연세대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은 뒤 1982년 LG전자 전신인 금성사에 입사해 뉴저지, 캐나다, 호주법인 등을 거쳐 미국법인장 및 북미지역 대표를 맡아 지속적인 매출 성장에 기여했다. 특히 올해 글로벌 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전장 등에서 흑자전환을 이끌며 경영 능력을 입증해 승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정철동 LG이노텍 사장도 2019년 취임 이후 꾸준하게 실적 성장을 이끌어온 만큼 유력한 부회장 승진 후보다. 정 사장은 대륜고등학교와 경북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뒤 LG반도체에 입사해 LG디스플레이 최고생산책임자(CPO) 부사장을 지냈다. 구광모 회장이 취임 후 처음으로 실시한 2018년 임원인사에서 LG이노텍 CEO로 발탁된 뒤 실력을 곧바로 인정받아 이듬해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실제 LG이노택 매출액은 2019년 7조9754억원에서 지난해 19조5894억원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다만 정철동 사장이 부회장단으로 승진하면서 타 계열사로 이동할 가능성도 나온다. 
 
이번 인사에서 승진폭과 인물 구성도에 따라 구광모 리더십이 더욱 공고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권 부회장이 퇴진하면서 '구인회-구자경-구본무' 3대에 이르는 LG 창업세대의 시대도 사실상 막을 내렸다"면서 "4대 구광모 회장 체제가 안착한 만큼 앞으로는 새 인물들이 '뉴 LG' 도약에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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