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찬 칼럼] 올 상하이 수입박람회에서 나타난 3가지 전환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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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찬 (사)중국경영연구소 소장/용인대 중국학과 교수
입력 2023-11-21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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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찬 사중국경영연구소 소장용인대 중국학과 교수
[박승찬 (사)중국경영연구소 소장/용인대 중국학과 교수]



전 세계에 중국 시장의 구매 파워를 과시하는 제6회 중국국제수입박람회(CIIE)가 지난 10일 성공리에 폐막되었다. 올해는 128개 국가에서 3486개 기업이 박람회에 참가했고, 154개 국가와 지역 및 국제기구 관계자 약 1500명이 개막식에 참여했다. 그중 44개 국가 및 국제기구의 장관급 인사 약 90명이 참여하면서 중국 경제의 파급력을 실감하게 하는 자리였다. 세계 500대 기업 중 글로벌 기업 298개가 참가했고 우리나라도 식품·농산품·화장품·기술장비·의료기기 등 역대 최대 규모인 총 212개 기업이 참여해 크고 작은 수출 성과를 얻었다. 올해 박람회 기간 체결된 연간 의향 거래액이 784억1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6.7% 증가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5년간 거래액(약 3500억 달러)을 합치면 지난 6년간 중국이 약 4284억 달러에 해당되는 전 세계의 제품·기술·서비스를 수입했다는 애기다. 이처럼 중국국제수입박람회는 중국이 대외 개방과 수입 확대를 위해 개최하는 세계 최초의 국가급 행사로 2018년부터 개최되어 지방정부와 국유·민영기업들이 직접 구매사절단으로 참여해 전 세계 기업들에 대해 중국 내수시장 진출을 촉진하는 중요한 교역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다. 또한 국가종합전시관, 홍차오 국제경제포럼, 기업 비즈니스 전시회, 인문 교류 활동 등 다양한 부대행사를 통해 중국의 대외적 이미지 제고와 글로벌 영향력 확대를 꾀하고 있다.
특히 올해 박람회는 의미가 남다르다.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미·중 갈등과 경제 하방 압력을 받고 있는 중국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박람회의 특징과 변화를 크게 3가지 관점에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개도국과 최빈국의 리딩 국가로서 중국의 영향력을 확대하며 우군을 더욱 확보하는 전환점이 되었다. 박람회 국가종합전시관 세션에 참여한 72개 국가 중 62개 국가가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연선국가로 이 중 대부분 국가는 무료 부스 제공, 전시품 구매, 세제 혜택 등 직간접으로 중국 정부의 경제적 혜택을 받았다. 바레인,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도미니카, 온두라스, 짐바브웨, 기니비사우, 감비아, 말리, 오만, 토고 등 11개 국가가 처음으로 중국 정부 초청으로 박람회에 참가했다. 특히 아프리카 최빈국을 위해 중국 정부는 처음으로 아프리카 농산품 전문관을 개설했고, 국영기업 구매사절단을 통해 약 1억5000만 달러의 선물을 제공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중앙아메리카에 위치한 ‘온두라스’다. 온두라스는 올해 3월 대만과 단교를 하고 중국과 정식수교를 했다. 온두라스는 1941년 대만과 외교 관계를 수립한 이후 82년 만에 단교를 결정했다. 이유는 명확하다. 중국과 수교해 경제적 지원과 도움을 받기 위한 전략적 목적이었고, 이번 박람회가 첫 출발인 셈이다. 이로 인해 대만 수교 국가는 이제 13개만 남게 되었고 막강한 경제파워로 대만을 더욱 고립시켜 나가고 있다.
둘째, 미·중 간 경제 디리스킹을 위한 전환점이 되었다. 지난 11월 초 개최된 박람회는 이번 APEC 미·중 정상회담과 향후 미·중 관계 방향성을 추측할 수 있었던 리트머스 행사였다. 미국은 수입박람회 처음으로 농무부 고위급 관료를 단장으로 한 농식품 수출기업 대표단을 파견했다. 최초의 정부 주도 미국 수출대표단은 박람회가 개최되기 전인 지난 2일 베이징에 도착해 ‘미·중 농산품 무역협력포럼’에 참석해 미·중 간 농산품 무역 협력의 필요성과 미·중 간 경제협력의 당위성을 강조한 바 있다. 한편 당일 미국곡물협회 대표는 중국 상무부를 방문해 미·중 간 반덤핑·반보조금 정책이 양국 경제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2018년 미·중 무역전쟁 이후 감소하고 있는 미국산 농산품 수출을 확대하기 위해서였다. 처음으로 개설한 미국 식품농업관을 통해 미국 기업은 5억500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며, 향후 중국 기업과 교류를 더욱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돈에는 사회주의와 자본주의의 꼬리표가 없다는 것이다. 식품·농업 분야를 넘어 반도체·의료기계·신재생에너지·소재 등 다양한 영역에 총 249개 미국 기업이 박람회에 참여했다. 홍콩(339개 업체)을 제외한 국가별 순위에서 일본(350개)에 이어 둘째로 많은 수출기업이 참여한 것이다. 중국 제재를 받고 있는 메모리반도체 기업인 마이크론, 퀄컴, AI 기반의 의료기기를 생산하는 메드트로닉, 글로벌 공장자동화 솔루션 기업인 로크웰 오토메이션 등 미국 기업들이 박람회에 참가하며 중국과 접촉 면을 확대했다. 특히 미국의 다국적 화학기업인 다우케미컬은 올해 박람회 최초 계약으로 3억 달러의 구매계약을 성사시키며 향후 중국 사업을 더욱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상무부가 미국의 대중 수출 확대는 약 75만개의 미국 일자리 창출효과가 있다고 언급한 것처럼 미·중 간 경제무역 확대가 곧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지표로 나타나고, 이는 내년 11월 미국 대선에 중요한 좌표가 되기 때문이다.
셋째, 글로벌 기업의 중국 진출 확대와 상호 협력을 강화하는 이른바 ‘스필오버 효과(Spillover Effect)’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스필오버 효과는 어떤 경제활동이 다른 요소의 생산성에 영향을 줌으로써 경제 전체의 생산성을 증가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시진핑 주석은 서면 축사를 통해 "높은 수준의 대외 개방과 중국식 현대화를 통해 각국과 개방형 협력을 확대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핵심은 글로벌 기업들의 중국 투자 확대와 대미 수출 및 상호 협력을 확대해 나가려고 하는 것이다. 중국은 올해 들어 외국인직접투자(FDI)가 점차 감소하는 추세다. 올해 7월까지 대중국 투자액은 1118억 달러로 글로벌 경기 둔화와 중국 경기 침체 등 요인으로 전년 동기 대비 9.8% 감소한 상태다. 따라서 이번 박람회를 통해 글로벌 기업들의 중국 투자와 수출이 늘어나 중국 경제의 생산성을 높이고자 하는 것이다. 박람회 개막식 당일 18개국 글로벌 기업 고위급 임원 160여 명을 초청해 전시관 투어 행사를 진행한 것도 그런 맥락이다. 지난 미국 APEC 정상회의 기간 시 주석이 글로벌 기업 CEO 서밋에 참석한 이유도 글로벌 자본 유치를 위한 포석이 깔려 있다.
지난 10월 말 대표단을 이끌고 7일간 베이징·상하이·장쑤성·광둥성을 방문한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양국 간 무역·투자 확대를 통해 상호 교류가 더욱 지속되어야 한다"고 한 발언에 숨은 의미를 알아야 한다. 미·중 정상회담에서 보듯이 한·중 경제무역 확대와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국익외교와 전략외교의 유연성이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 (다음 호에 계속 이어집니다)
 


박승찬 필자 소개

중국 칭화대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대한민국 주중국 대사관에서 경제통상전문관을 역임했다. 미국 듀크대(2010년)와 미주리 주립대학(2023년) 방문학자로 미·중 기술패권을 연구했다. 현재 사단법인 한중연합회 회장, 산하 중국경영연구소 소장과 용인대 중국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 <더차이나> <딥차이나> <미중패권전쟁에 맞서는 대한민국 미래지도, 국익의 길>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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