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영섭 칼럼] 성장과 분배 '두 토끼' 잡는 '웹3.0' …국가적 대응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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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영섭 교수
입력 2023-10-24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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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영섭 교수
[주영섭 교수]



세계는 바야흐로 ‘웹3.0 시대’에 접어들고 있다. 디지털‧그린‧문명 등 3대 대전환이 새로운 국가, 사회, 기업 비즈니스 모델에 많은 변혁을 촉발하고 있는 가운데 그중에서도 웹3.0이 새로운 시대적 패러다임으로 부각되고 있다. 미국에서 시작되어 유럽연합(EU), 일본 등 선진국 중심으로 발전하며 세계적 화두가 되고 있는 ‘웹3.0 시대’라는 새로운 트렌드에 국가적 관심이 시급하다. 미국에서는 구글, 메타(페이스북) 등 빅테크 기업 중심으로 많은 논의와 혁신이 진행되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작년 ‘스타트업 5개년 계획’에서 2027년까지 스타트업 수를 10배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는데 그 핵심은 노쇠한 기존 경제를 스타트업을 통해 디지털 경제 등 신경제로 혁신하겠다는 계획이다. 올해 중반 디지털 경제와 가상자산 관련 콘퍼런스 기조연설에서도 웹3.0 경제에 대한 일본의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우리나라에서도 블록체인 생태계를 중심으로 웹3.0 경제에 대한 많은 논의가 있었으나 경제 전반, 기업‧사회‧국가 경영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고도화되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웹3.0 시대’에 대한 올바른 대응을 위해서는 먼저 ‘웹3.0’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필수적이다. 기술적 이해를 바탕으로 경제, 기업‧사회‧국가 경영 철학 및 파급 방향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다.
 
먼저 웹3.0에 대한 기술적 이해를 위해서는 웹1.0, 웹2.0, 웹3.0에 걸친 기술적 발전 방향을 이해해야 한다. 대표적 인터넷 서비스인 웹(Web)은 인터넷상 정보를 거미줄 같은 연결 구조를 가진 하이퍼텍스트(Hypertext)로 검색할 수 있게 해주는 정보 검색 시스템이다. 웹1.0은 다운로드 기반의 읽기 전용으로 정보 흐름이 단방향인 정보 습득 중심 체제이고 사용자 간 소통이 불가능했다. 웹2.0은 이를 개선하기 위해 읽기 기능만이 아니라 업로드 기반의 쓰기 기능이 추가되어 사용자가 정보를 주고받는 양방향 소통이 가능한 체제다. 웹2.0으로 구글, 페이스북 등 거대 플랫폼 기업이 시장을 지배하고 정보가 집중되는 중앙화가 이루어지며 승자독식을 통한 사회 양극화가 가속되는 폐단을 야기하고 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새로운 혁신이 요구되면서 신뢰할 수 있는 블록체인 기반의 탈중앙화·개인화와 함께 이해관계자 간 성과 공유가 가능한 웹3.0이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웹3.0은 양방향 소통만이 아니라 블록체인 기반의 NFT(대체 불가능 토큰), 메타버스 등 신기술을 통해 소유 개념을 도입함으로써 가상자산을 포함한 디지털 경제 시대를 열고 있다.
 
웹3.0 시대 도래는 웹2.0에서 웹3.0으로 단순한 기술 변화에 그치지 않고 경제, 기업‧사회‧국가 경영 전반에 중차대한 패러다임 대전환을 가져오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웹3.0 시대 도래는 대한민국에도 디지털 중심의 미래 신산업 창출과 기존 주력 산업 고도화를 통한 도약이냐 추락이냐 하는 기로가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웹3.0 시대 선도국이 되려면 웹3.0 관련 기술혁신 자체보다 그 기술혁신의 목적(Purpose)에 충실해야 한다. 올해 초 세계 최대 기술전시회인 CES 2023에서도 과거 기술혁신 중심에서 인류의 당면 과제 해결과 비전 달성이라는 기술혁신의 목적 중심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된 것이 핵심 기조였다.
 
작금의 전무후무한 초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세계적 디지털‧그린‧문명 대전환이 만드는 기술혁신의 목적이자 시대정신의 핵심은 지속 가능성이다. 특히 기후위기에 따른 지구 환경의 지속 불가능성, 사회 양극화, 대도시 집중 등에 따른 사회의 지속 불가능성을 지속 가능하게 바꾸는 것이 세계인이 함께 해결해야 할 당면 과제이자 기술혁신의 목적이요 시대정신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웹2.0 시대의 플랫폼화와 중앙화가 야기한 승자독식과 사회 양극화를 해결하여 사회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과 시대정신으로 웹3.0이 세계적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웹3.0 시대의 본격적 도래와 성공을 위해서는 웹3.0 생태계가 기술혁신에만 몰입되지 말고 사회의 지속 가능성 확보라는 기술혁신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웹3.0이 사회 양극화 해소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은 디지털 대전환이 만든 이해관계자 간 연결과 데이터·인공지능(AI) 위에 블록체인을 통한 신뢰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경제적 성과에 대해 기여도에 따라 이해관계자 간 공정한 분배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승자독식과 사회 양극화의 웹2.0 체제와 달리 웹3.0은 블록체인 기반의 NFT 등 토큰 경제를 통해 이해관계자들이 기여한 만큼 성과를 공유할 수 있는 신뢰할 수 있는 기술적 도구가 생긴 것이다. 이를 통해 이해관계자 간 일률적 분배가 아니라 기여도 기반의 성과 공유를 통해 성장과 분배, 지속 가능성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면에서 획기적인 발전이 기대된다.
 
종래 자본주의 경제학에서는 성장과 분배에 대한 이분법적 접근이 주류를 이루었다. 예를 들어 과거 미국의 레이거노믹스로 시작된 신자유주의, 즉 자본주의 3.0은 시장과 공급 중심의 경제 정책으로 성장에 성공했으나 사회 양극화 심화라는 부작용을 낳았다. 반면에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자본주의 4.0’이라 불리는 소위 포용적 자본주의는 정부 주도로 분배를 강화하고 있으나 저성장이라는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 과거 소득 주도 성장 정책과 같은 수요 중심의 경제 정책은 경쟁력 약화라는 저성장의 부작용을 초래했다. 이렇듯 세계는 성장과 분배를 교차적으로 오가며 경제 발전을 추구해왔다. 이제 세계는 웹3.0을 통해 성장과 분배를 동시에 추구하면서 지속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생겼다고 볼 수 있다. 웹3.0의 성과 공유를 이상적 망상이라 폄하하는 학자나 기업인들도 많으나 이는 웹3.0의 성과 공유 체제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나온다. 웹3.0의 성과 공유 체제는 과거 사회주의 경제의 분배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기여도와 무관한 사회주의 경제의 평등적 분배는 개인의 성장 의지나 기업가 정신을 약화시켜 성장을 저해한다는 건 검증된 주지의 사실이다. 웹3.0의 성과 공유는 성과에 대한 이해관계자의 기여도 기준으로 블록체인 기반의 신뢰 체제를 통해 분배가 이루어지므로 성장을 저해하지 않고 성장과 분배라는 ‘두 마리 토끼 잡기’에 성공할 수 있다.
 
웹3.0 시대 도래는 우리나라에 중대한 위협이자 절호의 기회다. 웹2.0 시대를 대표하는 메타, 구글 등 미국 플랫폼 기업들과 일본, EU 등 선도국들이 웹3.0 경제에 지대한 관심과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 웹2.0 경제에서 주도권을 뺏겼지만 웹3.0 경제에서는 앞설 수 있다. 웹2.0 경제의 유산이나 기득권이 약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네이버, 카카오, 쿠팡 등 웹2.0 중심인 국내 플랫폼 기업들은 기존의 승자독식 구도에서 탈피하여 블록체인, NFT, 메타버스 등으로 확장된 디지털 대전환으로 신뢰와 성과 공유 기반의 웹3.0 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 웹3.0 생태계의 융합과 협력으로 세상을 바꾸는 웹3.0 시대를 선도하는 대한민국이 되자!

미국, EU, 일본 등 웹3.0 경제 주력
웹3.0은 기술혁신을 통한 기업‧사회‧국가 혁신
디지털 전환과 블록체인으로 신뢰 및 성과 공유 가능
사회 양극화 해소로 지속 가능성 확보 기여
지속 가능성 확보가 시대정신
웹3.0으로 성장‧분배 두 마리 토끼 잡기




주영섭 필자 주요 이력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 산업공학박사 △현대오토넷 대표이사 사장 △대통령 직속 국민경제자문회의 위원 △전 중소기업청장 △한국디지털혁신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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