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조종·먹튀 의혹…흔들리는 리더십 카카오, 경쟁력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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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훈 기자
입력 2023-10-15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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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기 기술침해 논란·1억 게임 결제 등

  • 'SM인수전 방해'로 경영진 영장 청구

  • 경영진 연일 부정적 사건 연루돼 진통

  • 전사적 쇄신책 마련 요구 목소리 커져

왼쪽부터남궁훈 카카오 전 대표 홍은택 카카오 대표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 사진아주경제DB
(왼쪽부터)남궁훈 카카오 전 대표, 홍은택 카카오 대표,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 [사진=아주경제DB]

카카오의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 주요 경영진이 저마다 부정적인 이슈에 휩싸이며 원활한 사업 지휘가 힘든 상황에 놓였다. 이러한 요인이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팽배하다. 이를 바로잡으려면 경영진의 책임경영을 비롯해 다양한 방안을 포함한 전사적 쇄신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요구 목소리가 높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검찰은 지난 13일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를 포함, 카카오 임직원 3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배 대표 등은 지난 2월 카카오가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을 인수하려던 당시 경쟁사인 하이브엔터테인먼트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약 2400억원을 투입한 혐의를 받는다. 이를 통해 SM엔터테인먼트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매수 가격 이상으로 조종했다는 게 검찰 측 판단이다.

검찰은 이들이 SM엔터테인먼트 주식에 대한 대량보유(5%) 보고 의무도 지키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배 대표는 현 카카오의 실질적 경영 서열 2위로 분류된다. 만약 배 대표의 구속이 현실화하면 경영상에 심각한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카카오 수장인 홍은택 대표도 상황이 좋지 않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는 최근 홍 대표를 국정감사 증인으로 추가 채택했다. 산자위는 앞서 불거졌던 스타트업(신생벤처) 기술침해 논란에 대해 집중적으로 추궁할 예정이다. 홍 대표는 동시에 남궁훈 카카오 전 대표가 떠난 자리를 메워야 한다는 과제도 안고 있다.
 
남궁 전 대표는 이달 말 카카오를 떠난다. 그는 지난해 3월 취임 당시 카카오의 주가 구원투수를 자처했지만, '카카오톡 먹통 사태'에 대한 책임으로 6개월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 과정에서 카카오게임즈 재직 당시 부여받은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행사해 거센 비판을 받았다. 올 상반기에 스톡옵션을 팔아치워 거둔 차익만 94억원이 넘는다. 주주들은 평소 '주가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주장해 왔던 그의 말을 거짓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는 앞서 "카카오 주가가 15만원이 될 때까지 사실상 스톡옵션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던 바 있다. 대표 사임 후에는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에서 상근 고문으로 재직하며 2억5000만원 상당의 급여도 챙겼다.
 
카카오의 경영진 문제는 하루이틀 일이 아니다. 지난달에는 김기홍 카카오 전 재무그룹장(CFO)이 법인카드로 1억원 규모의 게임 아이템을 결제한 사실이 적발돼 파장이 일었다. 이후 상임윤리위원회 회의를 거쳐 결정된 징계 수위는 정직 3개월 수준에 그쳤다. 작년에는 카카오 대표이사로 내정됐던 류영준 카카오페이 전 대표가 이른바 '주식 먹튀' 논란에 휩싸이며 자리에서 물러났다. 사퇴 뒤엔 카카오페이에서 비상근 고문으로 위촉돼 재차 뭇매를 맞았다.
 
이처럼 주요 경영진이 연일 부정적인 사건에 휩싸이자, 업계에선 카카오의 미래 경쟁력 약화에 대한 우려가 상당하다. 현재 카카오는 의료 등 전문영역에 특화된 초거대 인공지능(AI),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지식재산권(IP)을 바탕으로 한 글로벌 콘텐츠 경쟁력 강화 등을 미래 먹거리로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전체적인 방향을 제시해야 할 경영진이 흔들리는 상황 탓에 원활한 사업 진행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외 수습해야 할 과제도 상당하다. 지난해부터 골목상권 침해, 데이터센터 화재에 따른 대규모 서비스 장애, 근무제 개편, 포털 여론 조작 등 각종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결국 이를 바로잡으려면 전사적 쇄신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요구 목소리가 크다. 업계 관계자는 "창업자인 김범수 전 의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이후, 카카오 내부에선 리더십 관련 문제가 끊이질 않는 상황"이라며 "부족한 내부통제 시스템 개선을 비롯해 다양한 내용을 포함한 근본적인 쇄신책 마련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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