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불패' 서울도 고분양가 논란에 미분양 속출..."경기 불확실성 커져, 분양시장 주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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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섭 기자
입력 2023-10-16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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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아주경제]
세 자릿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며 '청약불패'를 이어가던 서울 분양시장에서 이상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최근 분양에 나선 2개 단지에서 대거 미분양이 발생하면서다. 

서울은 그동안 주택 공급 부족, 분양가 상승 인식이 확산하면서 높은 분양가에도 완판 행진을 이어갔다. 하지만 최근 대출금리 인상과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매수 심리가 위축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서울에서도 분양가가 높거나 입지 여건 등이 좋지 않을 경우 미분양이 나타날 수 있다며 단지에 따라 흥행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15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서울 구로구 개봉동 '호반써밋 개봉'은 이달 16일 72가구에 대한 무순위 청약을 받을 예정이다.


이 단지는 지난달 초 일반분양 물량 190가구에 대해 청약을 진행해 1순위 청약 경쟁률이 평균 25대1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하지만 계약률이 30%대에 그치며 미분양이 발생했다.


같은 시기에 분양했던 서울 동작구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에서도 미분양 물량이 나왔다. 이 단지는 지난달 1순위 청약에서 일반공급 401가구 모집에 5626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14대1을 기록했지만 계약 포기 등으로 미분양 물량이 나왔다. 미분양 물량에 대한 추후 공급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고금리가 계속되는 가운데 높은 분양가가 여전히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호반써밋 개봉의 경우 전용 84㎡의 분양가가 9억원대 후반으로, 인근 단지보다 1억원 이상 높은 가격이다.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의 경우 84㎡ 분양가가 최고 13억원 후반대로 책정됐는데, 인근 상도역 롯데캐슬 파크앨이 현재 14억원 초·중반대에 거래되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향후 시세 차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서울의 청약 경쟁률이 높아지면서 분양 흥행이 이어지던 상황인 만큼 2개 단지에서 연이어 미분양이 발생한 것은 이례적이다. 재당첨 제한 등 불이익을 감수하면서 청약을 포기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정책 대출 중단, 대출 금리 상승 등이 최근 대내외 경제여건이 주택 매수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는 지난달 말부터 주택가격 9억원 이하, 소득기준 1억원 이하에 적용했던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 판매를 중단했다. 일부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은 9개월 만에 7%를 넘어선 상황이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MD상품기획비즈니스학과 교수)는 "대출 금리, 물가 등 대내외 경제 여건이 긍정적이지 않은 상황"이라며 "청약 시장은 특히 가수요가 있는 시장이기 때문에 이런 흐름이 이어질 경우 수요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무조건 흥행'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상반기와 달리 앞으로는 서울에서도 단지에 따라 흥행 여부에 편차가 있을 것으로 봤다.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전반적인 주택 시장 수요가 위축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아파트 분양시장에 대한 주택사업자들의 기대감은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산업연구원의 10월 전국 아파트 분양 전망 지수는 전월 대비 6.4포인트(p) 하락한 83.8로 나타났다. 서울 역시 100을 기록하며 전월 대비 2.4p 하락했다.

공급자 입장에서 분양을 앞뒀거나 분양 중인 단지의 여건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지표인 이 지수는 100을 넘으면 시장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는 사업자가 많다는 의미이며, 100 아래면 그와 반대 상황을 가리킨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내년 상반기에는 금리가 내릴 수 있다는 전망이 많았는데 최근 들어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고금리가 오래 갈 수 있다는 인식이 생겼다"며 "이에 따라 서울 내에서도 가격이나 입지 등의 메리트가 확실하지 않은 단지의 경우 흥행에 실패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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