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전쟁, 강대국 서로 다른 셈법] '동상이몽' EU·유가에 '노심초사' 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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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진 기자
입력 2023-10-12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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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U 의회서 이스라엘 국기 게양 위선적이라는 비판도 제기

  • 팔레스타인 지원금 지급 중단 발표 뒤 철회

  • 기시다 "양측 대응 자제 촉구"

 
EU 위원
올리버 바르헬리 유럽의회 위원 [사진=AP·연합뉴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전쟁을 두고 유럽연합(EU)과 일본은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EU 내부에서는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와 팔레스타인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 여부를 두고 찬반 의견이 갈린다. 반면 일본은 유가 상승 우려에 노심초사하며 중립을 표방하고 나섰다. 
EU, 하마스 공격 규탄에는 일치…이스라엘 지지 두고 찬반 갈려
아랍 주요 매체 알자지라는 11일(현지시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과 관련한 EU의 입장은 복잡하고 분열된 모습"이라고 전했다. EU는 하마스의 테러 행위 규탄에는 이견이 없지만,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바라보는 시선이 복잡하다. 

EU 의회는 이날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공격으로 희생된 이들에 대한 추모를 진행했다. 1분간 묵념을 하며 애도하고 이스라엘 국가가 연주됐다. EU 의회와 집행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이스라엘 국기를 게양했다. 

EU는 하마스의 공격은 규탄했지만, 이스라엘 지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렸다. 알자지라는 EU 내부에서 이스라엘 국기 게양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고 전했다.

EU 의회의 한 네덜란드 의원은 "하마스의 공격은 끔찍하고 잘못된 것이지만, 수십년 동안 억압받은 팔레스타인 국기가 아니라 이스라엘 국기를 게양하는 것은 위선적"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벨기에 출신 의원은 "EU는 하마스의 테러를 규탄하는 동시에 지금까지 이스라엘의 범죄에 대해서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 대한 지원금 지급 중단을 발표했다가 철회하는 등 갈팡질팡하는 모습도 보였다. 앞서 올리버 바르헬리 EU위원은 6억9100만 유로(약 9859억원)의 지원금 지급 중단을 발표했다. 그러나 프랑스와 스페인 등 EU 주요 국가에서 하마스와 팔레스타인 일반 시민을 동일시 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제기되며 다시 지원 중단이 철회됐다. 
 
테러라고 못 부르는 日, 유가 상승 우려에 노심초사   
일본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에서 균형 외교를 취하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하마스의 공격을 비판하면서도, 양측에 대응 자제를 촉구했다. 무엇보다 유가 상승 우려에 노심초사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 8일 소셜미디어(SNS)에 "일본은 무고한 민간인에 심각한 피해를 준 (하마스의) 공격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적었다. 가자지구의 사상자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이어 "모든 당사자는 최대한 (대응을)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시다 총리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서방 국가들과 움직임을 같이했던 기존 일본의 외교·안보 기조와는 다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은 지난 9일 미국·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의 하마스 규탄 및 이스라엘 지지 성명에 함께하지 않았다. 또 닛케이아시아는 기시다 총리의 발언에 대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나 리시 수낵 영국 총리와 달리 하마스의 공격을 '테러'라고 부르지 않았다"고 짚었다. 

일본 정부의 이 같은 행보는 원유 수입 대부분을 중동에 의존하고 있는 점을 고려한 독자적인 외교 행보로 풀이된다. 닛케이아시아는 "일본은 미국의 동맹국이지만, 중동에서 독자적인 외교 방향을 모색해 왔다"고 전했다. 과거 2019년 호르무즈 해협에서 미국 유조선이 공격 받았을 때도 이란과 수교를 맺은 일본은 대응을 자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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