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소비자 편의'는 빠진 전기차업계 가격 전쟁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배성은 기자
입력 2023-10-10 14:52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전기차는 시기상조였던 것일까? 매년 가파르게 증가하던 전기차 판매량 증가세가 최근 들어 주춤하고 있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보다 인프라도 부족하고 안전성에 대한 불확실성 등의 문제점이 있다. 무엇보다 전기차 구매를 가장 망설이게 하는 가장 큰 요인은 가격이라고 할 수 있다.

전기차는 동급 차량 기준으로 내연기관차 대비 30~40%가량 더 비싸다. 이에 전기차 대중화에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힌다. 전기차 초창기 시절 호기심이 많았던 얼리어답터는 비싼 가격을 감수하면서 전기차를 샀지만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생각할 때 내연기관차보다 비싼 전기차를 선뜻 선택하기란 쉽지 않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2021년 상반기 국내 판매량 상위 전기차의 평균 구매가격은 6561만원이었는데 올 상반기엔 7934만원으로 21% 비싸졌다. 같은 기간 휘발유차 평균 구매가가 3734만원에서 3876만원으로 4% 오른 것과 비교하면 격차가 크다. 전기차 도입 초기 이 간극을 좁혀준 정부 보조금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여기에 전기료 인상에 따른 전기차 충전 부담도 커지면서 저렴한 유지비라는 전기차의 큰 장점도 줄어들고 있다. 게다가 전기차는 보험료와 수리비가 일반 내연기관차 보다 비싸다.

이에 테슬라를 시작으로 폭스바겐, GM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가격 인하 전쟁을 벌이고 있다. 가장 큰 진입장벽인 가격을 낮춰 판매량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와 기아도 전기차 가격 인하를 고심하는 분위기다. 주우정 기아 재경본부장(부사장)은 지난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격화된 전기차 시장에서 수익성보다는 마켓을 지키는 것에 좀 더 무게를 둬야 할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가격도 일정 부분 양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차 가격 인하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환영할 일이다. 아무래도 가격 장벽이 낮아지면 더 많은 소비자들이 전기차를 선택할 기회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에게 정작 중요한 것은 따로 있다. 전기차 판매량에 비해 충전기 수는 절대적으로 비족해 충전이 어렵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고, 간간히 들리는 전기차 화재 소식은 소비자들을 불안에 떨게 만든다. 지금 시점에서 자동차업계는 가격을 낮춰 판매량을 늘리는 데에만 몰두할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전기차를 보다 편하고 안전하게 탈 수 있도록, 전기차 확산을 위해서 보완책을 마련해야할 것이다.

자동차업체들은 과도한 가격 경쟁만 벌이지 말고 소비자들이 진심으로 무엇을 원하는지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