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자국산 車 부품 사용 강화에 국내 기업들 '물량 대란'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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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가림 기자
입력 2023-09-1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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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자국산 전기차 전자부품만 사용할 의지를 내비치면서 중국산 전장부품 의존도가 높은 국내 기업들은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자국산 비율을 높이면 국내 기업이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물론 중국산이 전기차에 이어 부품 시장까지 장악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중국과 미국, 유럽이 무역장벽을 높이고 있는 만큼 글로벌 전기차 생태계 선두를 유지하려면 공급망 다변화와 기술 개발, 인력 양성 등 노력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8일 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해 중국산 전장부품 수입액이 23억6097만3000달러(약 3조1282억8922만원)로 2016년 대비 24% 늘었다. 이는 전체 수입액에서 63%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2016년 전장부품 수입국 2~3위였던 일본과 미국에서 들여온 전장부품 수입액은 6년 새 각각 18%, 45% 감소한 것과 대조된다. 세부적으로 보면 전기전자제품은 42%를, 컴퓨터·주변기기와 기타 전자부품 수입은 각각 71%, 69% 이상 중국에 의지하고 있다. 전장부품이란 차에 사용되는 전기·전자장치 또는 관련 부품으로 전기차 모터, 배터리, 카메라·라이다 센서류 등이 해당된다. 

중국 정부가 자국 전기차 기업에 중국산 부품만 사용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 기업들은 긴장 태세다. 이 조치가 현실화하면 국내 수입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올 1~7월 글로벌 전기차 판매 1위는 중국 BYD로 155만4000대를 팔며 20% 넘는 점유율을 기록했다. 상하이자동차그룹과 지리(吉利)자동차도 100만대 가까이 판매하며 점유율 13%를 차지했다. 100여 개 중국 토종 브랜드가 전체 글로벌 시장에서 절반이 넘는 물량을 자국 내에서 생산하는 점을 고려하면 물량 차질은 불가피해 보인다. 

차량 전기·전자부품은 공정 자체에 수작업이 많다 보니 국내 인건비로는 감당하기 어렵다. 전체 부품사 중 전장부품을 만들 수 있는 곳은 8%에 그친다. 전장부품에 고도의 기술이 들어가야 하지만 현대모비스와 LG, 에스엘, HL만도 등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연구개발(R&D) 투자도 극미하다. 자동차융합기술원에 따르면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의 올 상반기 R&D 비용은 각각 1853억원, 32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 가까이 감소했다. 국내 부품사 평균 영업이익률은 3.28%로 중국(5.3%), 북미(5.8%), 유럽(5.75%) 등보다 낮다. 

장기적으로는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중국산 부품이 국산화를 위한 기술 혁신까지 이뤄낸다면 글로벌 자동차 부품 산업까지 잠식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향후 전장부품은 차량에서 8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전기차에 에어 부품 생태계까지 섭렵할 수 있다는 우려다. 

현지 진출 기업도 문제다. 중국 내 현대차·기아 생산량이 연 50만대에도 미치지 못하자 완전자본잠식에 빠지거나 일부 지역 공장을 철수하는 기업들이 잇따르고 있다. 자국산 사용 비중이 높아지면 국내 기업은 고객사 다변화에 속도를 높여야 하지만 저가 중국산 부품과 경쟁해야 하는 한편 30% 이상 오른 인건비, 고질적인 저마진 구조 등에 새 고객차 찾기가 마냥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이에 정부와 기업들은 공급망 다변화와 기술 개발, 인력 양성 등 측면에서 서둘러 종합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장은 "전기차 산업 예산을 늘려나가면서 선택과 집중을 통한 R&D 지원책을 이어가야 한다"며 "전기차와 자율차 전반에서도 중국이 앞서나가고 있어 인력 육성을 위한 밀착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4월 상하이국제모터쇼에 전시된 BYD 전기차 모델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상하이국제모터쇼에 전시된 BYD 전기차 모델 [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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