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 늘었는데 항공기 도입 지연···신규 취항 차질 등 '좌불안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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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성은 기자
입력 2023-09-1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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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잉·에어버스, 인력·부품난에 제작 고충

  • 中 항공기 수요 급증도 공급 지연에 한몫

  • 올해 도입 예정 항공기 상당수 확보 못해

  • 수익성 악화에 항공권 가격 여전히 비싸

국내 항공사들이 항공기 도입 일정에 차질이 생기면서 신규 노선 취항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항공기 제조사인 미국 보잉과 유럽 에어버스가 인력난과 원자재·부품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항공기 공급이 지연되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엔데믹 이후 여행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특히 중국 항공사들의 항공기 수요가 급증하는 것도 영향을 끼쳤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항공사들은 올해 계획된 항공기 도입 일정에 차질이 생겨 신규 노선 취항이 늦어지고 있다. 대한항공은 올해 미국 보잉사의 B787 6대와 유럽 에어버스사의 신형 A321네오 10대 등 총 16대를 도입하기로 했으나, 현재 A321네오 6대만이 도입 완료됐다. 에어로케이는 지난 4월로 예정된 2·3호기 도입이 두 달 가까이 미뤄졌다. 이처럼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지연과 결항 등의 문제가 야기되고 있다.
 
국내 항공사들은 코로나19 시절 항공 수요가 급감하자 재정난을 피하기 위해 항공기 수를 대폭 감축했다. 이후 코로나가 잠잠해지자 회사들은 앞다퉈 새 항공기 도입 계약을 체결하기 시작했으나 항공기 제작이 늦어지면서 기재 대란이 일어났다.
 
항공기술정보시스템의 항공기 등록 현황을 보면 국내 항공사는 2019년 총 413대의 비행기를 운영했지만 코로나19 이후 2020년 386대, 2021년 362대까지 줄었다. 지난해 항공 수요가 회복하면서 올해 상반기 항공기가 384대까지 증가했지만 코로나 전인 2019년과 비교할 때 29대가 모자란 상황이다.
 
보잉에 항공기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업체에서 부품 결함이 발견돼 항공기 제작 속도가 더뎌졌다. 코로나19 사태로 항공기 제조 인력이 이탈한 것도 제작 지연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제조사들은 계약에 따라 올해 매달 100대 이상의 항공기를 인도해야 하지만 인도율은 절반 정도에 그치고 있다. 게다가 항공기의 핵심 재료인 티타늄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서방 제재로 수급 문제가 발생하면서 항공기 인도 지연 문제를 유발하고 있다.
 
무엇보다 중국 항공사들의 항공기 수요 급증도 영향을 끼쳤다. 중국상용항공기공사(COMAC)에 따르면 2040년 중국이 세계 최대의 항공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작년 한 해에만 중국은 에어버스 A320 여객기 432대의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중국은 미국에 이어 여객 수송량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중국이 항공업계 큰손으로 부상하면서 신규 항공기 공급이 중국으로 집중되고 있다.
 
이에 올해 하반기 항공업계의 경영전략에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 항공기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노선 취항 계획에 차질이 생겨 수익성이 악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항공기 도입이 불안정하면서 항공 편수가 늘지 못해 항공권 가격도 상승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달 국제선 여객은 전통적인 비수기임에도 증가했다. 유럽 여행 수요가 지난달 대비 21% 상승했으며 중국노선도 규제 완화로 급증했다.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항공권 가격은 여전히 팬데믹 전보다 20% 이상 비싼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항공기 인도량 회복은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반면 수요는 급증하고 있다"며 "친환경 대응에 따른 고효율 기종으로의 교체 수요와 노후 퇴역기의 대체 수요가 맞물리게 되면 항공기 공급 지연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 보잉787-9 사진대한항공
대한항공 보잉737-8 [사진=대한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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