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 열흘째를 맞은 이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18분께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검 청사에 도착했다. 홀로 조사에 나설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 달리 단식 상황임을 고려해 조정식 사무총장, 천준호 비서실장 등 의원 10여명도 청사에서 이 대표를 맞았다.
이 대표는 의원들과 인사 후 포토라인에서 서서 “국민 주권을 부정하는 세력이야말로 반국가세력”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은 민주주의·민생 파괴, 평화 파괴, 국민 주권을 부정하는 국정행위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는 “국정방향을 전면 전환하고 내각 총 사퇴로 국정을 쇄신해야 한다”면서 “화무십일홍이라고 했다. 권력이 강하고 영원할 것 같지만 그것도 역시 잠시일 뿐이다.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는 정권은 반드시 심판 받았다는 것이 역사이고 진리”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이날 준비된 입장문을 3분 가량 읽은 후 검찰 청사 건물로 들어섰다. 이 대표는 그러나 ‘대북송금과 관련해 보고 받은 사실이 있느냐’ 등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는 아무런 답변 없이 조사실로 향했다.
앞서 이 대표는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으로 1차례, 위례·대장동 개발 의혹으로 2차례 검찰 조사를 받았다.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으로도 1차례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은 바 있다.
수원지검 형사6부(김영남 부장검사)는 이날 조사에서 쌍방울이 경기지사 방북 비용 등 총 800만 달러를 경기도 대신 북한에 대납했다는 의혹에 대해, 이 대표가 이를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는지 등을 집중 추궁할 예정이다. 검찰은 이번 조사를 위해 약 700개 문항이 담긴 150쪽 분량의 질문지를 준비한 상태다. 단식 중인 이 대표의 건강을 고려해 다양한 형태의 질문지도 함께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쌍방울 대납 의혹은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이 지난 2019년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요청으로, 경기도가 대납해야 하는 북한 스마트팜 조성 지원 사업비 500만달러와 북측이 당시 요구한 경기도지사의 방북 비용 300만 달러 등 총 800만달러를 북한에 대납했다는 의혹이다. 검찰은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 대표가 쌍방울 대납에 관여한 것으로 보고, 그를 제3자뇌물 혐의로 입건한 상태다.
한편, 검찰은 이번 조사를 앞두고 단식 상황임을 대비해 아주대병원에 협조를 구하고 의사 1명을 현재 15층 조사실 옆 대기실에 대기하도록 했다. 또 청사 밖에도 구급차 등을 배치한 상태다. 경찰도 검찰청사 주변에 7개 중대 등 인력 600여명을 투입하고, 집회 충돌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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