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强달러, 아시아 환율 점검] 中, 日 등 아시아 각국 환율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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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원, 권성진, 이지원 기자
입력 2023-09-07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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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강달러의 재림에 각국 통화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 주요국들은 서둘러 환율 방어에 나섰다.

7일(이하 현지시간) 중국 위안화 역외 환율은 장중 달러당 7.33위안을 돌파하며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수준으로 올라섰다. 이는 위안화 가치가 16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이미 중국 경기 부진과 비구이위안발 부동산 위기 등 대내 요인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차에 최근 유가 급등과 미국 경제 호조로 인한 강달러까지 더해지면서 위안화 가치를 끌어내렸다. 위안화 가치는 7월 중순 이후 한달 반 새 6% 이상 하락했다.

이에 중국 통화당국은 각종 수단을 총동원해 위안화 지지에 나섰다.


6일 로이터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주요 국영은행들이 위안화 가치의 급격한 하락을 막기 위해 역내·역외 시장에서 달러를 팔고 위안화를 사들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 소식통은 국영은행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위안화의 가치 하락 속도를 조절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오는 15일부터 외화 지급준비율(RRR·지준율)을 6%에서 4%로 200bp 인하하기로 했다. 중국의 외화 지준율 인하는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지던 포치(破七·달러당 위안화 가치 7위안 붕괴)를 기록했던 지난해 9월(8%→2%) 이후 거의 1년 만이다.
 
외화 지준율은 시중은행이 인민은행에 맡겨두는 외화 비율을 말한다. 이 비율을 낮추면 은행은 고객이 예금으로 맡긴 달러를 그만큼 더 많이 시중에 공급할 수 있게 된다. 즉 외화 지준율 인하는 시중은행을 통해 외화 공급을 늘리는 효과를 내는 수단으로, 시장에 유통되는 달러화를 늘려 상대적으로 위안화 가치를 올리겠다는 복안이다.

말레이시아 최대 증권사 메이뱅크 애널리스트들은 “인민은행이 상당히 공격적으로 위안화를 방어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환율 방어 노력은 외환보유액 감소에서도 드러난다. 이날 인민은행 발표에 따르면 중국의 8월 외환보유액은 총 3조1601억 달러로 전월 대비 약 440억 달러 가량 감소한 가운데 예상치(3조1870억 달러)를 밑돌았다.
 

일본, 150엔 눈 앞

일본 엔화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7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은 장중 147.8엔을 넘어서기도 했다. 엔화 환율은 7월 중순 8% 이상 오른 가운데 작년 기록한 32년래 최고치인 151엔에 다가서고 있다. 전날 일본 당국이 구두 개입을 했음에도 시장은 쉽게 진정되지 않는 모습이다. 

이에 일본 정부도 긴장하고 있다. 엔화 가치가 과도하게 하락하게 되면 물가 상승 등 내수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원유 등 에너지 수입 비중이 큰 일본 경제의 특성상 직격탄을 맞게 된다. 특히 올해 춘투(춘계 임금협상)에서 이뤄진 임금 상승도 물거품이 될 우려까지 나온다. 

그러나 엔화 환율 상승세가 쉽사리 약화될 환경이 아니다. 강달러뿐 아니라 일본은행(BOJ)이 계속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이어가면서 엔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날 다카다 하지메 BOJ 통화정책위원이 "우리는 인내심 있게 현재의 대규모 통화 부양책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한 데 이어, 이날 나카가와 준코 위원 역시 "당분간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언급했다.

엔화 환율은 이미 작년 BOJ의 실개입 구간인 146엔을 넘어선 가운데 전문가들은 150엔 전후까지 올라서야 본격적 개입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씨티그룹의 스태픈 스프랫 애널리스트는 "(환율이) 일본 당국이 고통을 느끼는 지점에 다가오고 있지만, 일본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엔화 상승을 지지하고 있다"며 "달러 대비 엔화 가치가 150엔이 될 때까지 일본 당국은 실개입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역시 지난해 환시 개입으로 막대한 달러를 지출했다. 작년일본의 외환보유액은 1조2275억달러(약 160조엔)로 전년 대비 1781억 달러(12.7%)가 감소했다. 일본 정부의 외환보유액이 줄어든 것은 2016년 이후 6년 만이다. 

결국 인플레이션 통제를 위해 긴축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미국과 달리 경기 진작을 위해 저금리를 유지하고 있는 중국, 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에 강달러의 충격이 크게 전달되는 형국이다.

투자은행 소시에테제네랄의 비제이 칸난 거시 전략가는 "특히 아시아 신흥국들이 이 달러 강세에 더욱 취약하다"며, "이는 한층 낮은 금리와 그에 따른 금리차 및 성장 전망이 취약한 중국에 대한 노출도가  높은 데 따른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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