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주택 매매 시장에서 아파트와 비아파트 간에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 전체 매매거래 10건 중 아파트가 7건을 웃돌 정도로 쏠림 현상이 나타나지만 빌라와 오피스텔은 역전세난과 전세사기 등 여파로 외면받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안정성이 담보되는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거래가 하반기에도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4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전국 아파트 매매 건수는 20만3437건으로 집계됐다. 전체 주택 매매량 27만6608건 가운데 74%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아파트 매매량 비중이 전체 중 59.3%였던 점을 고려하면 아파트 매매 비중이 1년 새 14.7%포인트 상승했다.
아파트는 매매 비중이 높아졌지만 빌라는 상황이 정반대다. 올해 상반기 빌라 매매량은 3만3131건으로 전체 주택 매매 중 12% 비중을 차지하면서 전년 동기(21%)와 비교해 9%포인트 감소했다.
양천구 신월동 B중개업소 대표도 "시장에 나온 아파트와 빌라·오피스텔 매물 수는 비슷하지만 특별한 호재가 없는 상황에서 가격도 상대적으로 비싸다 보니 빌라를 찾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아파트에 비해 빌라와 주거용 오피스텔이 역전세난과 전세사기에 심각하게 노출되면서 수요자 관심이 아파트로 몰렸다고 분석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빌라와 오피스텔은 깡통 전세 우려 때문에 세입자를 구할 수 없어 투자가 불가능하다"며 "시장 자체도 불안한 상황이다 보니 수요자들이 안전한 아파트 위주로 들어올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진단했다.
김상진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겸임교수는 "우리나라에서 주거를 겸하면서 투자하는 상품 가운데 가장 안전한 것이 아파트"라며 "아파트는 통계가 매주 공표되다 보니 가격 흐름도 인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경기가 침체한 요즘 시기에도 꾸준히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도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거래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7월 통계에서도 아파트는 전체 매매량(4만8170건) 대비 75.2%(3만6260건) 비중을 보였다. 김상진 교수는 "전세사기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양극화도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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