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초거대 반격 개시...올 하반기 K-AI 상용화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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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일용 기자
입력 2023-08-22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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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이버 '하이퍼클로바X', LG '엑사원 2.0', KT '믿음' 등 출격

  • 챗GPT와 직접 경쟁보다 기업 맞춤형 '사내GPT' 구축에 초점

  • "손해 보며 사업하지 않겠다"...관련 매출 확대 자신감

  • 여러 산업군과 학계서 AI 동맹 확보...시장 공동 공략

사진아주경제DB
[사진=아주경제DB]
지난해 11월 챗GPT 등장 이후 1년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 국내 주요 AI 기업들이 한국형 초거대언어모델(LLM)을 잇달아 공개한다. 미국이 주도하는 초거대 인공지능(AI) 시장에서 한국이 중국·영국 등 주요 AI 선진국과 함께 추격전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모양새다. 빅테크들과 홀로 경쟁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 사업 파트너를 확대하는 'AI 동맹' 정책도 함께 추진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클라우드는 오는 24일 서울 코엑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에서 초거대 AI 공개 행사인 '단(DAN) 23'을 진행한다. 이날 행사에서 최수연 네이버 대표(CEO)는 네이버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X'의 성능과 사업화 방향에 대한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할 예정이다.

DAN 23 행사가 국내외 AI 기업과 투자자들 사이에서 주목받는 이유는 미국·중국 외 국가 기업이 수천억개의 파라미터(매개변수)를 갖춘 초거대 AI를 공개하는 사례이기 때문이다. 하이퍼클로바X의 매개변수는 2040억개로 오픈AI 챗GPT-3.5(1750억개)보다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언어모델은 매개변수가 늘어날수록 풍부한 어휘 구사 능력을 갖추게 된다. 초거대 AI 기술력이 국가 전략 자산화되는 시점에서 자체 AI 모델 기술력을 확보한 것은 추후 AI 시장 경쟁에서 한국이 미국·중국 등에 의존하지 않고 독자 행보에 나설 수 있게 됐음을 의미한다.

네이버는 이를 '소버린(주권) AI' 전략으로 구체화한다.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이노베이션 센터장에 따르면 소버린 AI란 특정 국가와 기업에 데이터가 종속되지 않고 개별 국가와 기업이 AI 운영에 필요한 데이터에 대한 소유·관리권을 온전히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즉 네이버를 포함한 한국 기업은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오픈AI 등 기술력을 토대로 자사 정책을 강요하는 미국 빅테크와 전면전을 하기보다는 전 세계 정부와 기업의 사용 환경에 맞는 맞춤형 AI 모델과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사업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DAN 23 행사도 이러한 방침에 맞춰 1부에선 네이버의 초거대 AI 기술력을, 2부에선 소버린 AI를 구체화할 방안 등을 설명할 것으로 풀이된다. 성낙호 네이버클라우드 초거대 AI 기술책임자가 직접 하이퍼클로바X가 'GPT-3.5', 'GPT-4', '라마(LLAMA)' 등 빅테크의 초거대 AI와 비교해 한국어 성능과 운영비 등에 이점이 있음을 설명할 전망이다.

네이버는 초거대 AI 모델과 기업 데이터를 결합해 기업의 '맞춤형 챗GPT(언어모델)'를 만들어, 사업 초기부터 관련 매출을 낼 것으로 자신한다. 

업계에선 네이버를 시작으로 올 하반기에 SK텔레콤(SKT)·KT·카카오·LG AI연구원·엔씨소프트 등 국내 기업의 초거대 AI 공개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 통신·제조·게임 등 기존 주력 사업에 초거대 AI를 결합해 고객 가치를 높이고 이를 전 산업 영역으로 확대해 국내외 기업의 AI 트랜스포메이션(전환)을 이끌려는 전략이다. 일례로 KT는 올해 3분기 융합기술원에서 자체 개발한 초거대 AI '믿음'을 공개하고 2년 내에 맞춤형 AI 서비스에서 매출 1조3000억원을 거둔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주로 AICC(인공지능 콜센터), 디지털물류, AI 로봇, AI 교육, AI 케어 등 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LG AI연구원은 지난달 파라미터 수가 최대 3000억개에 달하는 초거대 AI '엑사원 2.0'을 공개하며 시장에 출사표를 냈다. 초거대 AI를 개발하는 국내 기업 가운데 가장 재빠른 행보다. LG AI연구원은 챗GPT 같은 대화형 플랫폼을 필두로 초거대 AI를 신소재·신물질·신약 탐색과 이미지를 언어로 풀어내거나 언어를 이미지로 시각화하는 멀티모달(시각, 청각, 음성 표현)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LG유플러스, LG CNS 등 LG 주요 계열사 서비스에 엑사원 2.0을 우선 적용해 유용성을 검증한 후 외부 고객 확보에 나설 전망이다.

빅테크를 위협할 국내 기업들 무기는 한국어에 최적화한 초거대 AI 모델과 문장 생성에 필요한 토큰(텍스트 덩어리) 수를 줄여 AI 운영비를 낮추는 것이다. 일례로 하이퍼클로바X는 같은 한국어 문장을 생성할 때 필요한 토큰 수가 GPT-3.5 대비 최대 3분의 1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AI 운영비도 그만큼 낮출 수 있을 전망이다.

국내외 시장 공동 공략을 위한 AI 우군 확보에도 속도를 낸다. KT는 지난해 한진, 현대중공업, KAIST 등과 'AI 원팀'을 꾸렸다. 대표 부재로 구성 기업 확대가 잠시 멈췄지만, 새 대표가 취임하면 다시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SKT는 스윗, 스캐터랩, 프렌들리AI, 코난테크놀로지, 페르소나AI 등 국내외 11곳의 AI 기업과 'K-AI 얼라이언스'를 구성했다. 네이버는 DAN 23 행사에서 AI 동맹 구성 기업을 공개할 방침이다. 스마일게이트, SK㈜ C&C, 한국투자증권, 한글과컴퓨터, 유비온 등이 합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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