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人사이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아시아나항공 합병 지연에 직접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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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가림 기자
입력 2023-08-0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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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직접 발로 뛰며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양사 합병은 글로벌 항공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는 동시에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는 무기가 될 수 있는 만큼 미국 등 해외 주요 규제 당국에 양보 가능성을 시사하면서까지 합병 성사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조 회장과 최고 경영진들은 올해부터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의 경쟁국에 직접 방문해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 승인을 얻어내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대한항공은 주요 국가의 기업결합 심사 승인을 위해 태스크포스(TF)를 구축했고 자발적으로 시정조치를 제안하고 있다. 각 TF장은 본부장급 이상으로 구축됐고 5개팀에 100여명이 넘는 인원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은 3개국의 기업결합 승인만을 앞두고 있다. 미국은 최종 심사를 보류하고 있다. EU는 당초 이달 합병 승인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가 두 달 연기했다. 일본 경쟁당국과는 시정조치를 협의하고 있으나 미국과 EU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승인 여부를 결정할 가능성은 낮다. 

조 회장 입장에서는 대한항공의 성장을 도모하면서 경영권을 공고히 하기 위해서라도 기업 결합을 해야 한다. 합병이 성사되면 여객·화물 운송 실적 기준 세계 7위 수준의 거대 항공사가 탄생한다. 이를 위해 그동안 1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투입하는 등 역량을 쏟아부었다. 각국의 승인을 받기 위해 로펌과 자문사 등에 의뢰해 도움을 받는 데도 1000억원 이상을 지불했다. 특히 합병에 성공하면 중복 노선, 조직 재편을 통해 효율성을 높이며 3000억~4000억원 규모의 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조 회장의 공고한 경영권을 구축하는 데도 합병이 도움이 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반도건설과 3자 연합의 한 축이었던 KCGI의 한진칼 지분(11.6%)은 호반건설이 보유 중이다. 반면 조 회장이 보유한 지분은 5.78%에 그친다. 조 회장은 우군인 산업은행, 델타항공의 지분에 힘입어 경영권 싸움에서 이겼다. 다만 산업은행이 조 회장을 지원한 이유는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으로 기업 결합에 실패할 경우 조 회장 편에 서지 않을 우려도 존재한다. 

합병이 무산되면 금전적 손실을 입는 것은 물론 다시 경영권 분쟁에 휘말릴 수 있다. 대한항공은 심사 연장 기간 동안 독과점 우려 해소에 힘쓰겠다는 구체적 방안을 앞세워 경쟁국들을 설득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조 회장은 최근 국제항공운송협회(IATA)가 열리는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미국·EU·일본이 기본적으로 더 많은 경쟁을 요구하고 있다"며 "무엇을 포기하든 성사시킬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운수권 및 슬롯 추가 반납을 해서라도 합병을 이뤄내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대한항공은 에어프레미아 등으로의 노선 배분을 통해 독과점 해소 계획안을 제출했으나 미국 법무부는 에어프레미아가 경쟁사가 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EU 역시 다른 경쟁사는 규제 장벽에 막혀 서비스 확대가 어렵고 합병사에 충분한 압박을 가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외항사에 슬롯을 넘기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은 영국 버진애틀랜틱 항공사에 영국 노선 7개를 넘겼다. 중국 등 11개국에서도 합병 승인을 받을 때 시장점유율을 낮추는 것을 조건으로 내세웠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사진대한항공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사진=대한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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