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장사' 지적 피하려...기업대출에 힘쏟는 은행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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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기자
입력 2023-08-03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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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시중은행들이 대출 성장의 무대를 소매금융에서 기업금융으로 옮기고 있다. 가계대출의 확장세로 몸집을 불려온 은행들이지만, '이자 장사' 지적에 대한 부담이 크고 가계대출 성장에도 한계를 느꼈기 때문이다. 갈수록 소매금융에 우호적이지 않은 대내외 환경을 고려할 때 전통적으로 은행 경쟁력을 가늠할 수 있는 기업금융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4대(KB국민·신한·하나·우리) 시중은행의 6월 말 원화대출 규모는 1190조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 기록한 1179조5000억원 대비 10조5000억원(0.9%)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1분기(1176조원)에 소폭 감소 전환한 뒤 1분기 만에 오름세로 전환했다. 이때 가계대출은 11조4000억원(2%) 줄어든 데 반해, 기업대출은 22조7000억원(3.7%)가량 불어났다.

올해 가계대출과 기업대출 성장 추이는 상반된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 2021년 4대 은행 대출 규모 중 기업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52.2%에서 올해 1분기 52.9%, 2분기 53.6%로 확대됐다. 반년 새 기업금융이 차지하는 비중은 1.4%포인트 올라섰다. 여신 성장이 기업금융 중심으로 늘고 있는 것이다.

기업금융 중에서도 대기업대출의 증가세가 돋보였다. 대기업대출은 기업대출 638조6000억원 중 127조8000억원을 기록했는데, 상반기 중에만 17조4000억원(15.8%) 급증했다. 같은 기간 중소기업대출(506조8000억원)은 6조1000억원(1.2%) 증가하는 데 그쳤다. 통상 대기업은 회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확보하지만, 불안정한 채권시장에 은행에 손을 벌리고 있다는 관측이다.

최근 10여년간 기업대출은 대출 성장의 트렌드가 아니었다. 가계대출은 지난 2015년 전후로 시작해 전세대출을 중심으로 은행권 대출 성장의 트렌드로 자리잡았고, 전통적으로 은행의 경쟁력을 가늠할 수 있는 기업대출 부문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줄어들었다. 은행 대출 성장 동력의 핵심은 가계대출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 충격 이후 금리인상기가 도래하고, '빚투', '영끌' 열풍은 불어나는 가계 이자 부담을 감당하지 못했다. 여기에 금융당국에선 예대금리차 공시를 확대하는 등 상생금융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어, 가계 여신 성장이 예년만 못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올해 하반기에도 고금리 시대가 지속되면서 가계대출 부문의 역성장도 점쳐진다. 이런 상황이 단기간 내 뒤집히지 않을 것이란 전망 속에 은행들은 각 금융지주 차원에서 기업금융 위주의 여신 정책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가계대출이 국내총생산(GDP)을 넘어서는 수준까지 올라선 상황에서 시중은행들은 이미 개인 금융소비자들의 대출이 늘어나는 데에서 한계를 느끼고 있다"면서 "이 같은 상황을 인지한 은행들은 기업금융 전담·특화 조직을 신설하거나 강화하는 전략을 내놓고 있다. 얼마나 기업금융 전략을 차별화느냐를 통해 여신 성장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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