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카오 노조 '크루유니언'은 26일 성남시 분당구 판교역 앞 광장에서 '무책임 경영 규탄, 고용 불안 해소를 위한 카카오 공동체 1차 행동'을 진행했다. 노조는 '경영실패 책임 떠넘기지 말고 고용안정 책임져라', '무책임 경영 회전문 인사 브라이언(김범수 센터장의 영어 이름) 사과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날 집회에는 카카오와 계열사 직원 총 300여명이 참석했다.
카카오 노조가 단체행동을 개시한 것은 최근 카카오 계열사에서 잇따라 진행되고 있는 희망퇴직이 영향을 미쳤다. 현재 카카오엔터프라이즈에서 지난 17일부터 희망퇴직 신청자를 받고 있으며,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달 경력 10년차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이·전직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지난주에는 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인 엑스엘게임즈의 '아키에이지' 개발팀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예고하는 공지가 나왔다.
잇따른 희망퇴직에서 알 수 있듯 카카오의 재무적 상황도 좋지 않다. 카카오는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절반 넘게 감소했으며 2분기 실적도 기대 이하일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카카오엔터테인먼트·카카오브레인·카카오스타일 등 다수의 계열사가 지난해 적자를 냈고 올해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주가 역시 지난 24일 종가 기준 5만원 선이 무너졌다.
오치문 카카오 노조 수석부지회장은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희망퇴직과 관련해 "브라이언(김범수 의장)은 자격이 없는 대표이사를 선임했고 아무런 준비도 안 된 상태에서 크루(직원)들을 내몰았다"라며 "이 사태에 대해 사과를 요구했지만 그는 침묵했고, 브라이언의 책임을 묻기 위해 오늘 엔터프라이즈 크루들이 모인 것"이라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회사가 어려워지면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는 것을 알지만 그 고통이 직원들에게만 전가돼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서승욱 카카오 노조 지회장도 "현재 카카오의 위기는 일시적인 재무 위기로 보이지 않으며, 이대로 두면 또 다른 위기가 반복될 것으로 우려된다"며 "특히 최근 일련의 상황들은 경영진에 대한 인사 검증 시스템 등이 부재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노조는 이번 단체행동을 통해 사측에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전달하지는 않았지만, 오는 8~9월경 열릴 단체협약 등을 통해 앞으로 회사 측과 지속적으로 논의를 시도할 예정이다. 노조는 우선 이날 1차 행동을 시작으로 피켓시위를 진행하는 등 책임경영과 고용불안 해소를 위한 공동 대응을 지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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