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짐 싸는 K-브랜드…'脫 중국화'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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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철 기자
입력 2023-07-11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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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중국 내 소비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국내 소비재 기업의 ‘탈중국’이 가속화하고 있다. 중국 내 유통망을 축소하거나 중국을 대체할 새로운 시장을 찾는 기업이 늘고 있다. 
 
특히 중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국내 화장품 기업들은 중국의 소비 침체에 실적 부진 장기화를  우려하고 있다. 화장품 업계는 이미 중국의 코로나19 방역 조치로 인해 물류가 중단되며 중국 내 영향력이 크게 위축된 바 있다. 중국의 소비 침체는 이들에게 반등의 기회마저 앗아간 셈이다.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시장에서 이니스프리로 대표되는 화장품 로드숍 매장을 모두 철수했다. 에뛰드도 지난 2021년 진출 9년 만에 중국과 대만의 오프라인 매장을 폐점했다. 중국 내 마몽드 백화점 매장과 헤라, 아이오페 오프라인 매장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아모레퍼시픽은 로드숍 중심에서 백화점 입점과 현지 이커머스 위주로 유통망을 재편키로 했다. 인건비와 임대료 등 고정비 부담이 큰 로드숍을 포기하면서 중국 내에서 수익성을 제고하겠다는 의지다.
 
LG생활건강도 중국 현지에서의 실적 악화로 고전하고 있다. 

K뷰티 양대산맥은 중국에서의 실적 부진으로 2분기에도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 전망이다.  

하나증권 리서치센터는 아모레퍼시픽의 2분기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9276억원·344억원으로 보며 컨센서스를 41% 하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NH투자증권은 LG생활건강의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8% 감소한 1778억원으로 전망했다.
 
패션업계도 중국의 경제활동 재개(리오프닝)를 기대했지만, 회복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베이직하우스, 마인드브릿지, 쥬시쥬디 등의 브랜드를 운영했던 TBH글로벌은 지난 2021년 중국 법인과 상표권을 매각했다.
 
중국에서 비교적 선전하는 패션 브랜드는 F&F가 운영하는 MLB가 꼽힌다. MLB 역시 지난해까지만 해도 중국 주요 도시 봉쇄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에서의 불확실성에 다른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사례도 늘고 있다. 북미와 동남아 시장이 대표적이다.  
실제로 북미와 동남아 시장의 성장성도 속속 입증되고 있다.  
지난해 아모레퍼시픽 북미 지역 매출액은 1814억원으로 전년(989억원) 대비 두 배 가까이 성장했다. 뷰티 제조업자개발생산(ODM) 기업 코스맥스의 동남아 매출은 매년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지난 1분기 중국과 미국의 매출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8%, 39% 감소하며 부진한 반면, 인도네시아와 태국 법인의 매출은 각각 34%, 83% 늘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중국 내 소비 둔화가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든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이른바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자국 브랜드들의 경쟁력이 빠르게 높아진 데다 애국 소비 경향이 강해져 당분간 국내 기업들의 고전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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