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것이 힘이다? 검색이 힘이다"...법률AI 시대에도 '법조인 역량'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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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소희 기자
입력 2023-07-1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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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적 가치 고려하는 법관 판단 중요

  • 정형화된 업무만 하는 변호사 경쟁력 잃어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결국은 아날로그 경쟁력이다. 검색이 힘이다.“ (강민구 서울고법 부장판사)
 

생성형AI를 법조 영역에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가운데 판결문·서면 작성 등 법조인 업무를 보조하는 역할에 대한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생성형AI를 적극 활용하기 위한 시스템 구축 필요성이 강조되는 한편, AI를 활용하는 법조인의 개인 역량도 활성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강민구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지난 4일 법무법인 원의 ‘초거대 AI와 법률 미래 세미나’에서 "생성형AI의 최적 분야가 바로 법조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생성형 AI가 △사건 구성을 위한 판례 검색 △서면·소장 작성 △해외 자료 번역 △입법사례 파악 등에서 활용될 것이라고 봤다.
 
강 부장판사는 즉석에서 생성형AI를 통해 소장을 작성하는 방법을 시연했다. 그가 학교폭력을 당한 고등학생이 제출할 고소장 '샘플'을 만들어보라고 주문하자 곧바로 고소장 형식을 갖춘 답변이 튀어나왔다. 그는 공적 영역에 관한 답변 제한을 우회하기 위해 '샘플'을 사용했다고 강조했다. 
 
강 부장판사는 6일 서울 서초구 서울법원종합청사에서 열린 '생성형 인공지능(AI) 시대와 법조인의 대응 자세'에 대한 강연에서도 법률 AI 시스템화를 통한 효율성 극대화를 재차 강조했다. 그는 "법원 내부의 판결문 작성 도우미 AI가 도입되면, 국민의 피 같은 세금으로 해마다 판사 숫자를 늘려야 되는 고통도 감수할 필요가 없다"며 "지금 3000명대의 인원으로 마치 6000명에서 1만명의 법관이 있는 것과 같은 효율을 낼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했다.

미국 법원은 양형에 이미 AI를 활용하고 있다. 미국 50개 주(州) 가운데 28개 주가 도입한 재범 예측 도구, '컴퍼스(COMPAS)’다. 컴퍼스는 137개의 질문과 함께 피고인의 배경과 범죄정보를 바탕으로 재범위험성 평가를 한다. 다만 컴퍼스의 알고리즘이 영업비밀보호로 인해 공개되지 않자 문제가 되기도 했다. 위스콘신주 대법원은 재범예측 알고리즘에 근거하여 중형을 선고한 것은 적법절차 위반이라는 피고인 주장에 대해 "법관의 최종 판단에 있어 단순 보조적인 역할을 하는 것”임을 강조하면서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무법인 원 인공지능대응팀의 오정익 변호사는 "판사들이 기계적으로 대응해서 판단하지 않는다"면서 법률AI 시대에도 법조인의 판단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증언 등에 대한 신뢰성을 판단할 때도 유도된 것인가, 작성한 사람과의 관계는 어떤가 등 종합적인 사실관계를 판단한다"면서 "사회적 가치와 사회의 흐름이 많이 반영이 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변호사 업계에서는 쟁점 정리·간단한 소장 작성 등의 활용 가능성에 기대가 모아지는 반면, 일부 변호사들의 경쟁력 저하를 우려했다. 오 변호사는 "법률AI가 보조적인 영역을 넘어 변호사를 대체하는 역할을 하기는 어렵다"고 내다봤다. 다만, "전형적이고 체계화된 업무에 종사하는 변호사들은 오히려 가치성이 떨어지게 된다"며 "법률AI가 변호사 분야에 상당히 영향력을 줄 것이기 때문에 법률가들이 여기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주도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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