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부동산 정책포럼] "하반기 '역전세' 문제 최대 변수...부동산 바라보는 관점 바꿀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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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섭 기자
입력 2023-06-22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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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2023 부동산 정책포럼'에서 패널토론 참석자들이 부동산 경착륙 방지 등 정책 토론 및 제언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연구실장,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 임상준 국토교통부 주택정책과 사무관, 토론 좌장을 맡은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 김준환 서울디지털대 부동산학과 교수. [사진=유대길 기자]


'격변의 부동산, 하반기 시장 전망과 과제'를 주제로 22일 진행된 '2023 부동산 정책포럼'에서 하반기 역전세 문제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전셋값이 고점을 기록했던 2021년 하반기 계약 물건들이 올해 하반기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역전세 문제가 깡통 전세 등 더 심각하게 커지기 전에 정부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향후 인구감소, 지방소멸, 저출산 등 사회문제로 인해 부동산 시장이 변화할 가능성이 큰 가운데 단기적이 아닌 장기적으로 시장을 분석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세대별로 주택시장에 대한 개념이 달라지고 있는 상황에서 현재 관용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지표로는 부동산 시장을 정확하게 전망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또한 이제 서울과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은 이미 부동산 시장이 장기 하락국면에 접어든 만큼 가격이 아닌 공실 등 주택 관리 측면에서 정부가 정책을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이날 포럼에서 진행된 '부동산 시장 경착륙 방지 및 활성화를 위한 정책 제언' 패널 토론에는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를 좌장으로, 임상준 국토교통부 주택정책과 사무관,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연구실장, 김준환 서울디지털대 부동산학과 교수,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 등이 참석해 부동산 시장 경착륙 방지 및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이주현 선임연구원은 "2021년도에 전국 아파트 낙찰가율 상승 시기 가장 많이 상승한 지역이 구로구와 도봉구였는데 이들 지역은 지난해 하락 시기에도 낙찰가율이 가장 많이 떨어졌다"며 "2021년도 고점에 전세 계약을 했던 물건들이 올해 하반기부터 나오기 시작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러한 저가 매물 아파트에서 오히려 역전세가 더 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어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금리 인하 등이 역전세 문제에 큰 영향을 미칠 텐데 역전세 문제가 깡통 전세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윤지해 선임연구원도 "하반기에 부동산 시장이 다시 하락세를 보일 경우 가장 큰 문제가 역전세다. 하반기 역전세 물량이 전세 물량의 절반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정부가 연초 적극적인 규제 완화를 통해 시장 경착륙을 연착률 기조로 바꾼 만큼 역전세 문제도 정책을 통해 예방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에서 임대인에 대한 DSR 완화 등 역전세 정책들을 마련하고 있는데 관련 대책이 성공적으로 시행된다면 하반기에 역전세 이슈는 어느 정도 소화가 가능하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김준환 교수도 하반기 역전세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할 경우 부동산 시장에 큰 파급효과를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김 교수는 "역전세, 깡통전세 문제가 내년 초까지 원활하게 해결되지 못할 경우 부동산 시장에 굉장한 파급효과가 올 수 있다"며 "전세 시장이 안정이 안 된다는 것은 집값을 견인하는 가장 큰 요소인 갭투자가 이뤄질 수 없다는 의미다. 갭투자 수요는 줄고 물건은 시장에 쏟아지면서 부동산 시장이 크게 불안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역전세난으로 전세금 반환이 어려운 상황에 놓인 집주인이 많아지면서 시장 불안감이 높아지자 정부는 집주인에 대한 DSR 완화를 검토하고 있다. 주택가격, 주택 등에 따라 DSR 완화에 제한을 두는 방안이 유력하다. 다주택자 등의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완화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임상준 사무관은 이에 대해 "2021년 전셋값 고점 시기의 물량들이 쏟아지는 하반기 역전세 문제가 대두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에 작년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3개월에 걸쳐서 보증금 반환 목적의 주택담보대출 규제 완화 등을 시행하고 있다. 또 역전세 문제가 더 심화될 경우를 대비해 현재 관계부처와 보증금 반환 등 여러 문제에 대해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토론에서는 최근 부동산 시장이 혼조세를 보이는 가운데 부동산 시장을 바라보는 관점을 획기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의견들도 나왔다. 부동산을 바라보는 시각이 세대별로 명확하게 갈리는 상황에서 기존 지표만으로는 부동산 시장의 향후 흐름을 예측하기 어렵고, 소비자들의 수요를 정확히 반영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김덕례 주택연구실장은 "그동안 부동산 시장을 바라볼 때 공급, 인허가 착공 분양, 미분양, 가격 등 기존 지표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7080세대와 5060세대가 바라보는 집에 대한 시각이 다르고 특히 이제 시장의 주요 계층으로 들어오고 있는 2030세대는 더욱 다른 시각을 갖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시장을 분석하려면 관용적으로 사용하는 지표가 아닌 다양한 지표들을 발굴, 개발해 활용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감소, 지방소멸 등의 문제가 부동산 시장에 큰 변수로 떠오른 만큼 부동산뿐 아니라 여러 사회문제를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준환 교수는 "개인적으로 이제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을 제외한 곳들은 부동산 시장이 장기 하락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한다"며 "지금까지 집값 안정화 또는 상승을 전제로 정책을 폈다면 이제는 가격 상승이 아니라 공실 등 주택 관리적 측면에서 정책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 가격 정책은 서울과 수도권 등에 집중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2005년부터 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한 일본도 수도에 인구가 집중되면서 현재 지방도시 소멸이 더욱 빨라지고 있고, 인구감소에 대한 충격을 정책적으로 이겨내지 못하고 있다"며 "특히 우리는 인구가 먼저 줄어든 상태에서 가격이 하락하는 상황이다. 즉 생각 이상으로 인구감소가 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클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시장의 흐름, 주택 가격의 상승·하락 부분은 물론 중요하지만 앞으로는 서울·수도권과 지방 도시를 구분해 맞춤형으로 정책을 펼쳐야 한다"며 "최근 부동산 시장은 양극화가 아니고 삼극화다. 가격이 오르는 부동산, 떨어지는 부동산, 부동산 가치가 없거나 오히려 마이너스인 부동산으로 구분된다는 이야기다. 정부에서도 향후에 발생할 가치가 없거나 마이너스인 부동산에 대한 대책을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임상준 사무관은 "저출산·고령화, 수도권·지방 양극화 등으로 발생할 부동산 문제는 사회 구조와 연관돼 있는 굉장히 큰 과제"라며 "주거뿐 아니라 교육과 일자리 등의 문제와도 연계해야 하는 문제인 만큼 향후 많은 논의를 통해 부동산 정책에 어떻게 반영할지 깊이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좌장을 맡은 권대중 교수는 "최근 부동산 시장 흐름을 보면 정부가 시장을 이해하고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최근 국회가 여야합의를 통해 전세사기 특별법을 통과시키는 등 시장에 긍정적인 시그널이 나타나고 있는 만큼 정부가 정치를 위한 정책이 아니라 국민을 위한 정책, 특히 실수요자를 위한 부동산 정책을 고민해서 내어놓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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