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B들, 지난해 중국서 대부분 적자...미중 갈등 심화 여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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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원 기자
입력 2023-05-23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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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중 갈등 심화의 여파로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중국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해 크레디트스위스, 도이체방크, 골드만삭스, HSBC, 모건스탠리 등 글로벌 IB들의 중국 내 매출이 크게 감소한 가운데 대부분 적자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이익이 오른 건 JP모건과 UBS뿐이었다.
 
글로벌 IB들은 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중국이 대규모 자본시장을 개방하자 큰 수익을 기대하며 중국 금융산업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후 지난 수년간 투자를 확대해 왔지만, 그 수확은 변변찮은 상황이다. 
 
홍콩의 한 금융가는 "글로벌 IB들이 중국에 빌딩을 세운 건 중국이 성장 가도를 달릴 때였다"며 "당시만 해도 지정학적 위기는 없었다"고 말했다.
 
기관들은 미·중 간의 지정학적 긴장 고조와 코로나19에 따른 도시 봉쇄를 글로벌 IB들의 중국 내 이익 감소 이유로 꼽았다. 이 밖에도 중국 내 부동산 위기, 중국 국내 주식 거래 감소, 구조조정 가속화, 치열한 시장경쟁 등 대내외적인 불확실성 확대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현재 일부 IB는 미국의 규제정책을 피하기 위해 수익성이 보장되는 사업에 대해서도 투자를 보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투자은행 관계자는 "5년 전부터 중국의 인공지능(AI) 산업은 꾸준히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아 왔지만 지금은 언제 미국의 규제 리스트에 오를지 몰라 투자를 꺼리고 있다"고 전했다.
 
향후 시장 전망도 좋지 않다. 미·중 갈등이 갈수록 더 심화하고 있는 데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 이후 중국이 각종 규제를 강화하면서 민간 부문 성장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빅터 시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주요 미국 은행들이 중국의 고액 자산가들 사이에서 브랜드 구축에 성공할 수만 있다면 10조 달러에 달하는 중국 자산관리 시장에서 사업을 확장할 수 있다"면서도 "미국과 중국 양국의 규제 환경을 헤쳐나가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는 오는 30일, 2021년 있었던 중국 공산당 관련 발언 이후 처음으로 상하이를 방문할 예정이다. 다이먼 CEO는 당시 "중국공산당이 100주년을 맞았고 JP모건도 그렇다, 우리가 (중국공산당 보다) 더 오래갈 것”이라고 발언해 중국 내에서 반발을 초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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