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먹거리 K-기상산업 下] 中, 동남아 1.2배 면적에 인공강우·눈 생성…날씨변조도 수출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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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영 기자
입력 2023-05-2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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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업·해양 수요 많은 아·태 시장 급성장

  • 기상청, 개도국에 재해대응시스템 수출

  • 정부 수출지원센터 구축…사업 다변화

2020년 정부는 라오스와 '태풍 감시·예측 통합기반 구축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사진은 라오스 태풍 감시 시스템 [사진=한국기상산업기술원]

"기상 산업 발달에 있어 제조업 분야 수출만 생각하고 있다. 이젠 기상정보 서비스 수출도 적극 고려해야 한다." 

2050 탄소중립위원회 경제산업위원장을 지낸 김정인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 기상산업 발전 방향과 관련해 이렇게 강조했다.

기상·기후 전문가들은 전 세계적으로 이상기후 대응을 위한 기상정보·서비스에 관심이 높아진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른바 'K-기상산업'이란 개념을 확립하기 위해선 기상예보 서비스 수출에 주력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정부에는 기상산업 수출을 위한 종합센터를 만들어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아태 기후예보 시장 '급성장'…농업·해양 수요 증가
21일 기상청 등에 따르면 네팔·라오스 등 개발도상국에서 기상관측장비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고자 하는 국가의 기상예보 서비스 수요 증가가 이유로 꼽힌다. 기업들도 기상 관련 시스템을 도입·활용하는 것을 기업 관리 최우선으로 채택하고 있다.   

이는 기후예보 시장 중심축을 이동시키고 있다. 한국기상산업기술원이 펴낸 보고서를 보면 기상산업 중 기후예보 관련해선 최근 5년간 아시아·태평양 지역 성장률이 10.61%로 가장 높았다. 2028년까지 12.09%의 높은 성장률을 지속할 전망이다. 기상산업기술원은 "아태 지역은 농업·해양 등 분야 기상 모니터링 수요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기상예보서비스 점유율 전망

글로벌 기상예보서비스 점유율 전망 [표=한국기상산업기술원]

2021년 기준 기상예보 서비스 시장 점유율은 북아메리카가 41.2%, 유럽이 27.9%를 차지하며 시장을 선도했다. 오는 2028년엔 북아메리카 38.2%, 아시아태평양 27.7% 순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농업·해양 분야 기상 모니터링과 재해관리 서비스 등이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날씨 변조기술을 공격적으로 활용하며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중국 국무원 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이미 550만㎢ 이상 지역에 인공강우·인공눈을 생성할 수 있는 기술을 갖추고 있다. 이는 동남아 전체 면적인 450만㎢보다도 넓다.

김 교수는 "앞으로는 기상정보 서비스 수출을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면서 "기상산업 여러 분야 가운데 기상조절도 그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가 간 협약으로 기업 수출 인프라 확장해야"
우리나라는 개도국을 중심으로 수출 발판을 다지고 있다. 기상산업기술원은 기상청과 함께 기상 관련 정부개발원조(ODA) 사업을 추진 중이다. 기상청은 개발도상국에 우리 기상업무를 수출하는 이른바 '현대화 지원 사업'을 마쳤다. 기술원은 △방글라데시 천리안위성 2호기 수신·분석시스템 구축 △캄보디아 자동기상관측시스템 구축 △라오스 태풍 감시·예측 통합플랫폼 구축 △캄보디아 천리안위성 2호기 수신·분석시스템 구축을 끝냈다. 

기상청은 지난달 '한국형 선진재해 대응 시스템'을 발표하며, 베트남 수문기상청에 기상예보 시스템을 수출하는 내용의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오는 2026년까지 총 110억원 규모 사업으로, 베트남 동북부지역에 자동기상관측시스템 16대와 자동강수량관측시스템 60대를 각각 설치하는 내용이다. 

몽골 ODA 사업도 이어가고 있다. 기상청은 몽골 1차 ODA 사업에서 32개 자동기상관측소를 구축했다. 2차 사업에선 자동기상관측소 20개 추가 설치와 고층관측소 1개 설치, 통합 기상 관측시스템 구축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유희동 기상청장은 지난 2일 직접 몽골 울란바토르를 찾아 몽골 기상청장과 양국 협력 강화를 약속했다.
 
기상청은 지난 2일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개최한 '제10차 한-몽 기상협력회의'에 참석했다. (왼쪽부터) 엥흐투브신 세브지드 몽골 기상청장, 유희동 기상청장.

유희동 기상청장(오른쪽)과 엥흐투브신 세브지드 몽골 기상청장이 지난 2일(현지시간)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열린 '제10차 한·몽 기상협력회의'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기상청]

전문가들은 국가 간 업무협약을 통해 민간 산업 발전까지 노려야 한다고 제언한다. 김 교수는 "기상이나 기후예측 정보가 부족한 개도국들 대상 수출을 더욱 늘려야 한다"며 "정부가 일본·미국 같은 기상기술 선진국과 업무협약을 맺으면 민간 기업의 수출 인프라를 확장할 수 있다"고 전했다.

K-기상산업 수출지원 종합센터 건립 필요성도 언급했다. 김 교수는 "정부 역할도 중요한데, 수출을 전문적으로 지원하는 센터를 만드는 것"이라며 "특정 기관에 소속되지 않고 국가 예산으로 기상산업 수출을 종합 지원하는 형태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사업 다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다. 박선기 이화여대 기후·에너지시스템공학과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 기상기업들은 기상장비에서 가장 많은 매출을 거둔다"며 "한국 기상산업 발전 방향은 기상정보 서비스 쪽에서 일어나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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