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웨이 vs 에어프레미아, 유럽노선 무조건 베팅···"외항사에 뺏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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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현·권가림 기자
입력 2023-05-11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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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따른 노선 배분

  • 다시 없을 기회에 양사 물밑 신경전 치열

  • 운항 가능 기종 없거나 경영 상황 불안

  • 경쟁력 갖춘 외항사에 넘겨줄 가능성도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가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유럽 중복노선 배분을 두고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기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떼내 기재의 무게를 낮춰 운항거리를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또 현재 보유한 기재보다 운항거리가 긴 기재의 도입도 강조하고 있다. 이 경우 소비자 편익 저하가 우려되는 데다 기재 대기수요가 길어 추가 기재 확보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서유럽까지 비행할 수 있는 기재를 보유한 에어프레미아는 LA, 튀르키예, 노르웨이 등 장거리 비행 경험을 앞세우고 있지만 티웨이항공에 비해 업력이 짧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히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으로 배분될 유럽노선 슬롯을 두고 유럽 측에 노선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하거나 제출을 앞두고 있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 합병 이후 인천~파리·프랑크푸르트·로마·바르셀로나 노선에서 독과점이 발생할 것을 막기 위해 운수권 재분배 등의 시정 조치를 EU에 제시하기로 했다. 유럽은 오는 8월까지 대한항공을 대체할 항공사를 선정할 예정이다. 

양사는 해당 노선을 두고 기싸움을 펼치고 있다. 티웨이항공의 A330-300은 1만㎞ 운항할 수 있는 중대형 항공기로 10~11시간 운항이 가능하다. 서유럽까지는 13~14시간이 걸려 현재 보유한 기재로는 대한항공의 노선을 배분받기 어렵다. 티웨이항공은 모든 좌석에 기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설치하지 않고 시베리아항로(TSR)를 이용하면 A330으로 파리, 로마, 프랑크푸르트 등 일부 서유럽 국가까지 도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종료돼야 한다는 조건이 달린다. 현재는 전쟁으로 TRS 항로를 이용하지 못해 러시아 상공을 우회하는 과정에서 기존보다 1시간30분~2시간45분가량이 더 걸린다. 유럽은 즉시 노선에 기재를 띄울 수 있는 조건의 항공사를 찾고 있는 만큼 유럽의 승인을 받을지는 미지수라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또 운항거리를 늘리기 위해 모든 좌석에 기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설치하지 않을 경우 소비자들의 편익도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에어프레미아는 보잉 787-9 드림라이너로 서유럽 노선을 겨냥하고 있다. 이 기종은 1만5500㎞, 15~16시간을 비행할 수 있는 기재로 현재 뉴욕, LA 등에 띄우고 있다. 회사는 오는 11일 노르웨이에 이어 다음 달 프랑크푸르트 운항에 나선다. 다만 에어프레미아는 2017년 창립된 항공사로 창립 13주년을 맞은 티웨이항공보다 운항 경력이 짧다. 창립 이후 대주주가 네 번째 교체되고 있는 것도 문제로 지목된다.

에어프레미아는 대주주인 JC파트너스의 경영권 매각이 구체화되면서 에어프레미아가 네 번째 새 주인을 맞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자산운용사와 사모펀드 등 경영진도 그간 다양했다. 유럽은 노선을 배분받을 항공사의 경영상황도 주요 고려 요소로 보고 있다. 

양사의 또 다른 관건은 기재 확보 여부다. 티웨이항공은 운항거리가 1만1800㎞인 A330-200 등의 기재를 추가 도입할 계획이다. 에어프레미아는 내년 4대의 기재 도입 계약을 마쳤고 2028년까지 총 10대의 신조기 기재를 주문할 방침이다. 지난해 글로벌 여객수요가 70% 이상 크게 증가하면서 기재 대기기간이 길어지고 있어 1~2년 내 기재를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다. 기욤 포리 에어버스 최고경영자(CEO)는 "기재 공급망 지연은 내년 초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항공기 리스 회사인 아볼론의 앤디 크로닌 CEO도 "생산 문제, 공급망 문제가 2024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봤다. 

일각에서는 양사가 경쟁하는 과정에서 외항사에 유럽 노선을 뺏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유럽 노선 취항 항공사 선정은 한국 국적 항공사뿐 아니라 LOI를 제출한 모든 항공사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LCC 입장에서 장거리 노선은 이번이 아니면 앞으로 확보할 기회가 없어 물밑에서 소리 없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티웨이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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