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성범죄 의혹, 美 법원서 첫 인정…66억원 배상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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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진 기자
입력 2023-05-10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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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캐럴 1990년대 중반 탈의실서 성폭행 폭로 중 성추행 인정

  • 트럼프 "사기"…항소 의사 개진

27년 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게 성폭행당했다며 민사소송을 낸 칼럼니스트 E. 진 캐럴(가운데)이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남부연방지방법원을 떠나고 있다.

27년 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게 성폭행당했다며 민사소송을 낸 칼럼니스트 E. 진 캐럴(가운데)이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남부연방지방법원을 떠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7년 전 성폭행 의혹과 관련 민사소송에서 패소했다. 미국 법원이 트럼프의 성범죄 혐의를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이날 뉴욕남부연방지방법원 배심원단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작가 E. 진 캐럴을 성추행 및 명예 훼손한 혐의로 500만 달러(약 66억원)를 배상하라는 판단을 내렸다. 다만 배심원단은 캐럴이 주장해온 성폭행 혐의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았다. 

캐럴은 1990년대 중반 뉴욕 맨해튼의 백화점 '버그도프 굿맨' 란제리 가게 탈의실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성폭행 했다고 2019년 회고록을 통해 폭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캐럴의 폭로를 "사기"라고 하면서 "그녀는 내 취향이 아니다"고 맞받아쳤다. 그러자 캐럴은 이에 대해 명예훼손으로 법원에 소를 제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배상액 500만 달러 중 200만 달러(26억5000만원)는 캐럴에 대한 성추행 및 부상에 대한 배상이고, 2만 달러는 징벌적 배상이다. 트럼프의 허위 진술로 캐럴의 명예를 훼손한 부분에 대해서는 270만 달러(35억 8000만 달러), 징벌적 배상이 28만 달러(3억 7000만 달러)이다. 남자 6명과 여자 3명으로 구성된 배심원단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악의적이고 난폭하게 행동했다"고 판단했다. 

다만 배심원단은 캐럴이 트럼프 전 대통령이 그를 성폭행했다는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캐럴은 성추행하고 폭행했다는 주장은 여러 증인들의 증언에 비춰 그 사실이 타당하다고 인정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배심원단 판결 이후에도 자신의 성비위를 부인했다. 그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포스트트루스에 글을 올려 이번 판결을 '마녀사냥'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당파성을 추구하는 판사와 배심원은 정의를 희롱한 것에 대해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캐럴의) 드레스는 증거로 인정조차 받지 못했다"고 비난했다. 또 성명을 통해 "이 사건은 항소할 것이며 우리는 궁극적으로 승리할 것"이라고 전했다. 

NYT는 "현재까지 12명 이상의 여성이 수년 동안 트럼프 전 대통령을 성추행 등 혐의로 고발했지만, 트럼프는 늘 부인했다. 캐럴 사건은 혐의가 입증된 첫 사건"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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