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식어가는 美 노동시장...정리해고 크게 늘었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권성진 기자
입력 2023-05-03 15: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구인 건수 2년 만 최저치 기록

  • 정상화 넘어 위축 갈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


 

[사진=EPA·연합뉴스]



미국 기업들의 근로자 수요가 식고 있다. 지난 3월 민간 구인 건수가 약 2년 만에 최저치로 나타났다. 인플레이션 상승의 주범으로 지목되던 노동시장이 변하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일(현지시간) 미 노동부가 공개한 3월 구인·이직 보고서에 따르면 민간 기업들의 구인 건수는 959만 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1년 4월 이후 약 2년 만에 최저치인 동시에 3개월 연속 하락세다. 인베스팅닷컴 등 시장이 예상한 977만 건에도 미치지 못했다.

신규 일자리는 평소와 비슷했지만 정리해고가 늘었다. 채용 건수와 퇴직 건수는 610만 건과 590만 건으로 지난달 대비 변동 폭이 크지 않았다. 지난달 채용 건수와 퇴직 건수는 620만 건과 580만 건을 기록했다. 하지만 정리해고가 180만 건을 기록해 전달(150만 건) 대비 증가세를 보였다. 정리해고는 건설, 숙박, 의료 등에서 이뤄졌다. 노동부는 "채용 건수는 거의 변동이 없었고 퇴직 내 이직 건수도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정리해고가 증가했다"고 짚었다. 

실제 빅테크 기업과 월가 은행들은 인력을 해고하기 바쁘다. 메타는 지난해 11월 1만명이 넘는 직원을 해고했음에도, 지난 3월에 1만명 규모의 구조조정 계획을 추가적으로 발표했다. 아마존에서도 직원 2만 7000명이 회사를 떠났다. 최근에는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2분기 말까지 3000명을 해고하고, 골드만삭스도 3000명 이상 대규모 구조조정을 준비한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조 바이든 정부가 신경 쓰고 있는 제조업 분야의 일자리도 감소세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NYT)는 제조업 정리해고는 낮은 수준이지만, 고용 수요는 둔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스콧 폴 미국제조연맹 회장은 "제조업 일자리의 급락을 우려하는 상황은 아니다"고 하면서도 "기간이 길어질수록 일자리 상황이 다시 좋아지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구인·이직) 보고서 결과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인플레이션에 대처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한 지 1년 만에 근로자 수요가 식고 있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보고서는 노동 수요의 완화를 보여준다"며 "이는 (뜨거운) 고용 시장을 정상화시키고 임금 상승 압박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분석했다. 임금 둔화가 인플레이션 상승을 억제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노동시장이 과도하게 악화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스튜어트 폴 블룸버그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은 경제의 위험 요소가 물가 안정보다는 고용 상황으로 가는 것을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루크 틸리 윌밍턴 트러스트 이코노미스트는 "노동 시장이 정상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하면서도 "가장 큰 문제는 노동시장이 정상화에서 멈출지, 아니면 위축까지 진행될지 여부다"고 전했다. 

이번 보고서는 3일(현지시간) 발표될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를 앞두고 발표돼 이목을 끌었다. 앞서 연준은 '뜨거운 노동시장', '역사상 최저치의 실업률'을 근거로 기준금리를 공격적으로 인상해왔다. 미국 경제가 높아진 기준금리를 견딜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현재 시장은 연준의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 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이날 CME 페드워치는 연준의 베이비스텝 단행 가능성을 89%까지 반영하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